지커가 한국 시장 첫 출시 모델이 7X라고 공식화했다. 사진=지커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중형 전기 SUV 7X 투입을 공식화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국내 수요의 핵심인 중형 SUV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데다 체급을 뛰어넘는 사양을 앞세워 눈길을 끈다.
가격 공세로 시장을 흔든 BYD에 이어 프리미엄 라인을 공략하는 지커까지 가세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이 또 한 번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커 한국 진입 공식화, 첫 모델은 중형 전기 SUV 7X
지커가 중형 전기 SUV 7X를 전면으로 한국 시장 진입을 공식화했다. 첫 출시 모델과 함께 전시장·서비스망 구축 등 전략이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공개되며 사실상 론칭 수순에 들어간 모습이다.
최근 지커는 한국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브랜드 소개와 차량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3월 27일 공개된 유튜브 영상을 통해 한국 시장 공략법의 청사진을 드러내 눈길을 끈다. “한국은 고객 경험과 서비스 품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이라며 “이에 맞춰 전시장과 서비스 인프라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판을 흔들 계획이라 밝혔다.
실제로 지커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시장 오픈을 준비하는 한편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를 포함한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이번 유튜브 영상 역시 대전 전시장에서 촬영됐으며 제주를 포함한 전국 단위 서비스망 구축이 진행될 것이라 관계자는 밝혔다.
첫 모델이 될 7X는 올해 여름을 기점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지커 관계자는 “차량 인증 절차 등을 고려해 출시 시점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으며 아마 올해 여름이 유력해 보인다”며 “전시장 오픈과 차량 공개가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라 말했다.
지커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7X 투입과 추후 지커 브랜드 차량이 한국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지커 코리아 유튜브 캡처
국산차 1등 쏘렌토 정면 겨냥, “한 판 붙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 SUV는 소비층이 가장 두터운 핵심 구간이다. 기아 쏘렌토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이며 패밀리카 수요가 집중된 핵심 시장으로 꼽힌다. 신차가 안착할 경우 브랜드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 경쟁 강도가 높아 진입 장벽 역시 높다. 한국 시장의 중심부에 첫 모델을 투입하는 지커의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자신감의 이유는 한 단계 위로 끌어올린 상품성이다. 전 좌석 자동문을 적용해 탑승 편의성을 끌어올렸고 실내에는 영하 6도부터 영상 50도까지 지원하는 냉·온장고를 탑재해 장거리 이동 환경까지 고려했다. 전면부에는 스타게이트 LED 램프를 적용해 디자인 차별화를 꾀했고 실내에는 21개 스피커로 구성된 지커 사운드 프로 시스템을 탑재해 미디어 경험도 강화했다.
전동화 성능 역시 상위 기준에 맞춰져 있다. 지커가 개발한 75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중국 CATL로부터 공급받은 100kW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장착되며 초급속 충전 시 약 16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듀얼모터 기준 최대 475kW 출력과 710Nm 토크를 발휘한다.
특히 국내에 출시되는 7X는 부분변경 모델로 중국을 제외하고 글로벌 최초로 선보인다. 다만 자율주행 규제로 인해 라이다는 탑재되지 않으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유지, 차선 자동 변경 등 레벨2 수준의 주행보조기능이 제공될 예정이다.
향후 라인업 확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개된 유튜브에서 지커 관계자는 “한국 시장 수요에 따라 고성능 모델이나 대형 SUV 등 지커의 타 모델들이 한국 시장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 내부에서도 지커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지커는 소형 SUV X, 준대형 슈팅브레이크 001, 대형 MPV 009 등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이미 구축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최근 가장 유심히 분석하고 있는 기업이 지커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커의 중형 SUV 7X. 사진=지커
5년 만에 58만대, 지리 플랫폼에 얹어진 고급 EV
지커는 2021년 출범한 비교적 젊은 브랜드지만 출발선은 일반 스타트업과 다르다. 모기업인 지리자동차그룹은 볼보와 폴스타, 로터스 등을 보유한 글로벌 완성차 그룹으로 2025년 기준 연간 판매 400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지커는 프리미엄 전동화 브랜드 역할을 맡고 있으며 기술과 상품성 모두 상위 시장을 겨냥한다.
핵심은 플랫폼이다. 지커의 모든 모델은 지리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배터리와 전장 시스템, 소프트웨어 구조까지 통합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SEA 플랫폼은 폴스타와 일부 볼보 전기차에도 적용되고 있어 개발 비용을 낮추면서 상품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구조를 바탕으로 지커는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해 왔다. 5년 만에 소형 SUV부터 대형 MPV까지 풀라인업을 구축했고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58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항저우에 구축된 스마트 팩토리는 AI 기반 공정과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돼 설비부터 생산까지 일관된 체계를 갖춘 점도 강점이다.
중국 닝보의 지리자동차 공장 출처= China.org.cn
BYD가 연 국내 시장, 프리미엄까지 경쟁 확산
중국 BYD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진입하며 한국 자동차 시장은 이미 한 차례 변화를 겪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BYD는 2026년 들어 2월까지 2304대가 판매되며 전체 수입차 중 판매량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테슬라와 볼보 등은 전기차 모델 가격을 인하한 바 있고 국내 브랜드 역시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며 가격 경쟁 압박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지커의 국내 시장 진입은 BYD와 다소 다르다. BYD가 가격을 중심으로 시장을 흔들었다면 지커는 상품성과 브랜드 경험을 앞세워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유통 전략이 눈에 띈다. 지커는 에이치모빌리티ZK, 아이언EV, KCC모빌리티, ZK모빌리티 등 기존 수입차 브랜드를 운영해본 딜러사를 중심으로 판매·서비스망을 구축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경험을 갖춘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 안착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커의 한국 진출에 따라 국내 자동차 시장은 가격 경쟁에 이어 상품성 경쟁까지 확장되며 경쟁 구도가 한층 더 복잡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지커 자동차를 실제로 봤을 때 국내에 들어오면 현대 제네시스에 위협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품성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중국 시안의 BYD 공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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