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개최된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영현 부회장이 안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3월, 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기업들은 주주 환원 제고, 사업 전략 구상. 밸류업 증대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주주총회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기업 1년 농사의 방향이 정해지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주주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리는 정기주주총회를 한국금융경제신문이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한국금융경제신문=허지현 기자 |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도 망한다”
우스갯소리로 나오는 말이지만 그 저력을 제대로 입증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역대급 실적과 파격적 주주환원을 앞세워 주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주총에서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밸류업 전략 구상과 AI시대 주도권을 쥐고 앞서 나가겠다는 삼성전자의 포부가 담긴 ‘재도약의 장’이었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가 개최됐다. 올해 주총은 지난해와는 다르게 훈훈하고 비교적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주총은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주도하에 빠르게 진행됐으며, 주총 전 앞서 뜨거운 감자로 화두에 올랐던 ▲사외이사 선임 안건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특별배당 승인 등 여러 가지 안건들이 예정대로 상정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압도적인 실적을 내놓으며 주주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주주들을 위한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과 실현 가능한 사업 목표, 실적 위주 성과를 내놓으며 주주들의 높아진 기대감을 만족시킬 전망이다.
◆“곳간 풀었다”...16조 자사주 소각 및 특별배당 확정
이번 주총의 최대 화두는 단연 주주환원이었다. 삼성전자는 2025년 결산 결과 한국 기업 최초로 매출 1000조원 시대를 열었다고 발표하며 이에 걸맞은 보너스 잭팟 보따리를 풀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2025년 4분기 결산 기준 1조3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 실시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2025년 연간 주당 배당금은 전년 1446원 대비 크게 상승한 1668원으로 결정됐다.
박순철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질의응답을 통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국내 주식 시장 활성화를 위해 현금 배당 확대를 결정했다”며 “실적이 개선되면 2024~2026 3개년 정책에 따라 배당 규모는 자연스럽게 더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주들이 가장 크게 만족한 대목은 자사주 소각 발표였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중 약 16조원(8700만 주)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이는 보유 자사주의 82.5%에 달하는 수치다.
현재 삼성전자는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를 제외하고 2025년에 일부 소각을 완료했으며, 남은 자사주는 2026년 상반기에 소각하기로 공시했다. 자사주 소각은 주주가치 제고에 큰 일조를 할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 상반기 소각 자사주는 16조원 규모다.
자사주 소각은 개정 상법의 취지와 부합하며 적절한 시기를 정해 소각을 진행하겠다고 한 주주들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사주 소각과 관려해 전 부회장는 “개정 상법의 취지에 부합하고 적절한 시기에 소각을 진행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안건으로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오른 주가 및 실적과 관련해 “언론에서는 삼성전자 실적이 지난해보다 더 좋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는데, 경영진들도 계속 좋을 거라는 말에 동의하는지”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전 부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노력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졌고, 시장과 주주 여러분들의 기대에 조금이나마 부응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글로벌 거시 환경의 불확실성 등 리스크가 여전히 상주하고 있지만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단기적으로 실적을 낸다고 말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보고 리스크를 타파하고 견고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보답할 테니 지켜봐 달라”며 “더 큰 뜻으로 주주들 뜻에 보답할 수 있도록 정진하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집중투표제’ 대비 정관 변경과 이사회 재편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포착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을 통해 오는 9월 시행 예정인 ‘집중투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정관 세분화’로 과거 1건으로 묶어 처리하던 정관 변경 안건을 4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주주들의 개별 의사를 명확히 반영하도록 했다.
이어 이사회 재편은 송재혁 사내이사가 사임하고,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 사장은 글로벌 IR과 테일러 팹 수주를 주도한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사외이사 재선임은 에너지 전문가인 허은녕 사내이사가 기존 사내이사직에서 해임 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재선임 된다. 지난 2월 12일 감사위원회 사외이사로 추천됐으며, 13일 감사위원회 의원이 되는 선임 안건 결정을 확정지었다.
사외이사 임기는 원래 6년이지만 허 사외이사는 이미 4년을 사내이사로 지냈기 때문에 이번 사외이사 임기는 2년이다.
이사회 재편 안건 상정 이후 진행된 질의에서는 “사외이사 수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의문과 사외이사는 경영 견제의 의미도 있는데 내부에서 선임하게 되면 기업 운영에는 영향이 없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전 부회장은 “감사위원회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충원할 새로운 후보를 검토했지만 시간적 제약과 유력 후보들의 개인적 사정 때문에 새로운 사외이사를 데려오지 못했다”며 “이미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허은녕 사외이사를 내부에서 추천했고 이 의견이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헀다. 이어 “이번 이사회 재편으로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으로 사외이사 과반 조건은 충분히 충족하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답변했다.
◆DS부문 “삼성 is Back”...젠슨 황도 인정한 ‘기술 자신감’
2부 사업 전략 세션에서 전 부회장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반도체 위기론을 잠재우고 전년 대비 17% 상승한 역대 최대 매출 130조원을 달성한 비결과 향후 로드맵을 공유했다.
전 부회장은 DS부문에서 AI·서버향 경쟁력 우위 확보를 통한 판매 확대로 ‘역대 최대 매출 기록 경신’을 약속했으며, 선단 공장 대형 고객 수주 및 양산성 확보로 ‘중장기 사업 성장 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 전략 고객 진입 확대 및 신사업 확보 등 ‘미래 성장 기반 준비’ 기틀을 단단히 다질 예정이다.
전 부회장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GTC서 삼성 부스를 방문해 “Thank U, 삼성”이라고 언급한 사례를 들며, 삼성이 AI 시대의 핵심 파트너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시사했다.
2026년에는 반도체 시장이 1조 단위로 AI에 따른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삼성전자는 AI 시대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4세대 공정 등 기술 리더십 확보에 투자를 전년 대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전 부회장은 주주들과의 약속을 중점으로 현재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는 점을 크게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고객의 눈높이가 곧 우리의 기준이 되게 하겠다”며 “삼성전자는 ‘고객 중심의 회사’로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2026년은 제품 중심에서 고객 지향 중심의 회사로 변화하는 ‘재도약의 해’가 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 부회장은 장기적 지속 성장 위해 책임 경영과 환경, 안전 경영 강화, 상생 경영을 약속하고 있으며, DS 목표로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을 실현하는 회사로 거듭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DX부문, 노태문 사장 “전 제품의 AI화”
노태문 사장은 스마트폰, TV, 가전 등 전 서비스에 AI 기술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중국 저가 공세에 대해 서비스가 강화된 AI TV와 프리미엄 전략으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전달했다.
노 사장은 “스포츠나 이벤트와 같은 마케팅 등으로 가전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는 것과 동시에 TV 시장에서의 위치를 굳건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 강화된 AI TV를 선보여 소비자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앞으로도 1위 기업을 유지해 선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또 투자 지속 확대와 미래 기술 대비 철저한 준비를 약속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현재 AI 시대가 도래한 만큼 자본 투자로 AI 인프라 구축하고 있지만 아직 작고, 더 확대된다면 그 영향은 어마어마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다.
18일 개최된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진들이 주주들의 질의에 대답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훈훈한 분위기 속 다양한 질의
이 외에도 주총에서는 주주들의 다양한 질의가 이어졌다. 한 주주의 “현재 기업간 인재 뺏기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인재 유출 위험과 관련해 잘 대응하고 있는가”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 전 부회장은 “실적과 연동되는 성과급 지급율이 낮아지면서 임금 경쟁력이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지난해부터 반도체 부문이 살아나면서 성과급 지급율이 높아졌고, 때문에 다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주요 과제별 달성도에 따라 추가 보너스를 제공하는 등 임금 경쟁력을 높여 우수 인재와 핵심 인재들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도록 책임 경영에 더욱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주는 “작년 주총 때는 불안하고 우울했는데 올해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해서 기분이 좋다”며 “삼성전자의 현금보유액이 현재 100조가 넘는다는데, 이 부분에 대한 사실 여부 및 구체적 설명을 원한다”고 질의했다.
이에 전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 특성상 대규모 설비 투자를 위해 일정한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며 “관리에 힘쓰며 현재 가지고 있는 보유 현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좋지 않은 실적과 반도체 사업 우려로 주주들의 불안과 무거운 분위기로 채워진 작년 주총과는 다르게 올해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는 웃음이 가득했다.
올해 주총장에서는 “회사가 보답해 줘서 고맙다”, “주가가 계속 올라갔으면 좋겠다”,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는 걸 보고 차까지 팔아서 올인했다. 올해는 지하철로 주총장에 왔지만 내년에는 판 차보다 더 좋은 차를 타고 주총장에 오고 싶다”, “내년에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주총이 진행됐으면 좋겠다” 등 주주들의 긍정적인 평가와 찬사가 이어졌다.
주주들은 “주가가 올라 기분이 좋다”며 “사업 전략을 상세히 설명해 주니 믿음이 간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폐회 선언을 통해 “삼성전자는 다양한 대외 환경 변화에 한발 앞서 준비하고, 주주들의 적극적인 지지에 보답하는 선제적 대응을 이어갈 것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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