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1일까지 상장사 정기주총
3차 상법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이란 사태 후 국내 증시 저평가 심화
자사주 보유 비중 높은 지주·금융업종 주목
태광산업·KCC·SK·롯데지주·두산 낙폭 커
상법개정안 일러스트.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매년 3월 셋째~넷째 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업들이 주총에서 어떤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을지에 쏠린다. 특히 3차 상법개정안에서 의무화한 자사주 소각을 선제적으로 단행할지가 관건이다. 자사주 소각은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인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투자 매력을 높이는 직접적인 수단이다.
증권가는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지주사와 금융업종에서 소각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주요 코스피 상장사들의 주총일. 자료=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사진=박준호 기자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 주 정기 주총을 여는 곳은 12월 결산법인 2727개사 중 211곳이다. 국내 상장사들은 대부분 12월 결산이며 사업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3월 31일까지)에 정기 주총을 개최해야하기 때문에 3월 중하순을 주총 시즌이라 부른다.
코스피 주요 기업별 주총일은 ▲17일 현대모비스 ▲18일 삼성전자·삼성SDI·제일기획·한화손해보험 ▲19일 한화오션·효성중공업·삼성생명·LG디스플레이 ▲20일 기아·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LG에너지솔루션·효성 등이다.
다음주는 ▲23일 NAVER·LG전자·우리금융지주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진·신세계·POSCO홀딩스·고려아연·셀트리온 ▲25일 SK하이닉스·한국전력·DL이앤씨 ▲26일 현대차·LG·SK·GS·KB금융·신한지주·한국항공우주·카카오·한화·HMM ▲27일 현대로템·한국금융지주·두산밥캣 등이다.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이달 5일 국무회의 의결, 6일 시행)한 3차 상법개정안은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소각이 원칙이며 기존 보유분은 18개월 이내에 소각해야 한다. 기존 보유분은 시행일부터 6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되고 이후 1년 내 소각 의무가 발생한다.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부여 등의 목적이 있으면 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해 주총 승인을 거쳐 소각 예외 사유로 처리하는 게 가능하다.
기업의 자사주 소각은 1주당 순이익(EPS)를 높인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은 변하지 않았는데 투자자들이 사고 팔 수 있는 주식 수는 적어지면서, 한 주 한 주가 더 귀해진다. EPS가 커지면 수익성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을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다. PER(주가÷EPS)이 낮을수록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여겨진다.
앞서 삼성전자와 SK가 각각 자사주를 16조4000억원(상반기 내 소각), 5조1000억원(내년 1월까지) 선제적으로 소각키로 하면서 다른 기업들의 부담은 커졌다.
대신증권은 “사측은 상법개정과 무관하게 주주환원 강화 기조의 연장선상이라고 강조했으나, 정책적 방향성과 맞물려 한국 증시의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방향성이 확인됐다”고 해석했다. 이외 3차 상법개정안 통과 후 자사주 소각 계획을 공식화 한 곳은 DB손해보험, 롯데지주, 미래에셋생명, 대신증권 등이다.
코스피 200 종목 중 12월 결산법인이면서 자사주 비중이 10% 이상인 종목. 자료=DB증권, 한국거래소. 사진=박준호 기자
특히 이번 주총은 미국-이란 전쟁 후 각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진 상태에서 열린다는 점이 포인트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선행성을 고려할 때 지난 2월 발표된 3차 상법개정안을 끝으로 모멘텀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최근의 이란사태 이후 코스피의 PER은 8.51배까지 떨어졌다. 장기평균 9.78배를 밑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은 주총 시즌 이후 더 두드러질 수 있다"며 "개별 업종 및 종목 관점에서는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아 소각 발표 여지가 있는 지주사와 금융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강 연구원 자료를 보면 코스피 200 종목 중 보통주 기준 자사주 비중이 20%를 넘는 곳은 대웅(29.7%), 한샘(29.5%), 롯데지주(27.5%), SK(24.8%), 태광산업(24.4%), 미래에셋증권(23.1%), 아세아(20.6%)다.
10% 이상은 KCC(17.2%), 두산(16.2%), DB손해보험(14.6%), 오뚜기(14.2%), 영원무역홀딩스(14%), LS(13.7%), 한화생명(13.5%), 삼성화재(13.4%) 등이다.
이들 중 이란 전쟁 이후(3~13일) 주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태광산업(-23.26%)이다. 3일 144만9000원에서 13일 111만2000원으로 내렸다. 이어 KCC(-21.2%), SK(-17.46%), 롯데지주(-15.8%), 두산(-14.01%) 순으로 낙폭이 컸다. 대부분 지주사 등 지배구조 관련 기업이다.
반대로 아세아 –0.34%, DB손해보험 –3.17%, 미래에셋증권 –3.47%, 한화생명 –3.73% 네 곳은 5% 미만으로 떨어졌다. 아세아를 제외하면 모두 금융 업종이다. 금융주는 상대적으로 배당 성향이 높고 증시하락 국면에서 방어적 성격이 강해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낙폭이 제한된 것으로 풀이된다.
각사 주총 날짜는 20일 삼성화재·DB손해보험, 24일 롯데지주·미래에셋증권·한화생명, 26일 SK·대웅·KCC·오뚜기·LS·아세아, 27일 영원무역홀딩스·한샘, 31일 두산·태광산업이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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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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