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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주식 한 주도 없는 EBS PD들이 파고든 '주식의 시대'

2부는 최근 열풍이 일고 있는 'AI 버블'을 수면 위에 올렸다. 네덜란드 튤립, 영국 철도 등 역사 속 버블의 흥망성쇠를 짚으면서 'AI 열풍'을 진단했다. 이 PD는 "1부에서 주식학 원론에 가까운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2부는...

주식 한 주도 없는 EBS PD들이 파고든 '주식의 시대'

지난 2월 방송된 '주식의 시대' 1부 스틸 사진.

[PD저널 =박수선 기자] “진짜 내 돈 걱정해주는 건 부모님이랑 EBS뿐이네.” 지난 2월 공개된 EBS <주식의 시대> 유튜브 요약본 영상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이다. 주식 투자의 본질을 조명한 <주식의 시대>는 주식시장이 전인미답의 호황기를 기록할 때 마침 공개됐다. 유튜브에 영상이 올라온 지 이틀 만에 100만 조회수를 넘길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주식의 시대>로 312회 이달의 PD상을 받은 이주희·한가름 PD는 “주식시장에서 돈을  번 사람이 아니라 잃는 사람들을 위한 방송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지난 8일 시상식에 앞서 만난 이 PD는 “경제 아이템을 고민하던 작년 여름에 주식시장이 막 활황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평소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진 않았지만, 초심자의 입장에서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주식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인간은 왜 이런 식으로 주식시장에서 행동하는지 버블은 왜 발생하는지 등 근원적인 질문을 하고자 했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주식의 시대>를 연출하기 전까지 주식이 한 주도 없었다는 한가름 PD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주식 용어와 개념을 공부하기 시작했다”며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10권 중에 7권이 주식 책인데, 시황을 전하거나 투자 방법론을 담은 게 대부분이고 제대로 개념을 설명해주는 금융교육서 같은 책은 없었다. 주식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쉽게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이달의 PD상을 수상한 EBS 다큐프라임 '주식의 시대'의 이주희 PD(왼쪽), 한가름 PD(가운데) 김미지 작가(오른쪽)

주식시장의 본질에 파고든 <주식의 시대> 1부에선 어떻게 하면 돈을 벌수 있는지가 아니라 왜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노벨경제학상이 조명한 이론을 바탕으로 개인투자자 25명을 대상으로 투자 심리 실험을 진행했다. 80% 확률로 4000만원의 상금을 얻고, 20%는 상금이 한 푼도 없는 첫 번째 선택지와 100% 확률로 3000만원을 얻은 두 번째 선택지를 참가자들에게 제시하는 식이다.

한 PD는 “주로 주식 관련 방송에서는 모의 투자 실험을 많이 하는데, 주식시장은 변동 폭이 무서울 정도로 커서 투자자의 심리가 중요해 보였다”며 “출연자가 주식을 하다 망해서 생존 게임을 벌이는 <오징어게임>을 오마주해서 세트장을 비슷하게 만들었다. 출연자들도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는 것처럼 게임에 이입해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고 전했다.

2부는 최근 열풍이 일고 있는 ‘AI 버블’을 수면 위에 올렸다. 네덜란드 튤립, 영국 철도 등 역사 속 버블의 흥망성쇠를 짚으면서 ‘AI 열풍’을 진단했다.

이 PD는 “1부에서 주식학 원론에 가까운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2부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주제에 주목했다”며 “AI가 버블이냐 아니냐, 버블이면 어떻게 하느냐 등의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어 초심자들이 이해하고 시장에 진입하기를 바라면서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정책 책임자들과 오웬 라몬트, 데이비드 허슬라이퍼, 에드워드 첸슬러 등 석학들의 통찰력 있는 분석도 프로그램에 깊이를 더했다. 하지만 섭외가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건 아니다.

한 PD는 “뉴스는 주식시장의 변동 사항을 바로 보도하고 휘발시키지만, 촬영하고 3~4개월 후에 방송되는 다큐멘터리는 잘못된 예측이 될 수 있어 관계자들이 굉장히 조심스러워했다. 금융위원장에게 ‘내년이 증권시장 개장 70주년인데 이렇게 협조를 안 해주느냐’고 하소연을 한 다음에 섭외 문제가 차츰 풀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EBS '주식의 시대' 스틸컷.

실제 <주식의 시대> 제작 기간 동안에도 코스피 그래프의 변동성은 컸다. 4000선 돌파 순간을 담았으면 좋겠다는 제작진 바람을 넘어 방송 당시에는 코스피 지수가 6000선을 향하고 있었다.

이주희 PD는 “전문가들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으니까, ‘방송 나갈 때쯤에 어떻게 되어 있을 줄 모르지만’이라는 말을 인터뷰 앞에 항상 붙였다. 시장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가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더욱더 본질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방송은 끝났지만 ‘돈을 잃은 투자자들'을 향한 제작진의 진심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방송에서 담지 못한 전문가 인터뷰는 ‘주식의 시대_스페셜 인터뷰’로 유튜브에 업로드되고 있다. <주식의 시대>는 조만간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한 PD는 “곧 <주식의 시대> 책도 출간될 예정”이라며 “저희 방송을 사랑하고 공감해주신 시청자들이 인터뷰 콘텐츠와 책을 통해 더 깊이 있는 금융 공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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