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원들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숭례문 주변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심판 국민행동대회’ 장외투쟁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투톱은 ‘좌아하게’라는 강성 지지층 사이 은어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쓴 이재명 대통령을 걸고 넘어지며 ‘진영정치’ 공세의 불쏘시개로 활용했다. 장동혁 대표는 “(좌)크라이나였다면 파병도 했을 것”이라는 댓글을 소개했고, 정점식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좌)매한 소셜미디어(SNS) 정치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연휴 첫날 대규모 장외투쟁을 열고 세 과시에도 나섰다.
장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은 전우의 발목을 잃은 우리 국군 앞에서 ‘불의의 사고’라고 했다”며 “대통령의 ‘좌아’한 대응에, 북한은 ‘자작 광대극’이라고 조롱하며 미사일로 응수했다”고 비꼬았다. 그는 “미사일 도발은 ‘불의의 발사’라고 할 작정인가”라며 “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만 두들겨 패고 있다. ‘(좌)크라이나였다면 파병도 했을텐데’가 대통령 기사 밑에 달린 댓글”이라고 소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 “국민이 체감하는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좌매한' SNS 정치가 우려스럽다”고 거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엑스(X)에 “이재명정부 성과가 200건을 돌파했다”는 지지층 글을 공유하며 “좌아하게 많이들 함께해 주세요”라고 썼다. ‘좌아하다’는 이 대통령 지지층인 뉴이재명 사이 은어로 ‘우아하다’의 우를 진보진영을 뜻하는 ‘좌(左)’로 바꾼 표현이다. 국민의힘 투톱을 비롯해 야권에선 이를 소재로 한 패러디가 잇따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진영정치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진영정치로 유력 정치인이 된 이 대통령이 지지율이 빠지는 등 수세에 몰리자 대선 정국과 임기 초 중도확장 노선 대신 다시 진영정치에 손을 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여야가 진영정치에 더욱 몰입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숭례문 주변에서 대규모 장외투쟁을 개최했다. 국민의힘이 국회 아닌 서울 도심에서 장외투쟁을 벌인 것은 지난해 9월 28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소속 현역의원 70여명이 참석했고 친한(친한동훈)계와 비당권파 의원들도 참석했다. 숭례문과 서울시청 사이 150여m 구간 4개 차로에 시민 1만여명이 모인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국민의힘은 “20만명이 운집했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이재명 내려와라” “이재명 재판 즉각 재개하라” 구호를 연신 외쳤다.
장 대표는 연단에 올라 30분 가까이 연설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엊그제 ‘좌아하게’라는 극렬 좌파나 쓰는 말을 버젓이 SNS에 올렸다. 좌아한 대통령에게 우아하게 외쳐보자”며 ‘부동산 정책 대전환하라’ ‘농지 전수조사 즉각 중단하라’ ‘ETF 특검 수용하라’ 구호를 외쳤다. 또 “이제 우체국도 ‘좌체국’으로 불러야 할 판”이라며 “도로에선 우회전이 없어질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원내지도부 중심으로 국회 국정감사 등 원내 투쟁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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