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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로구, 빈집 활용 긴급주택 사업 첫발…대학생들도 팔 걷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긴급주택 조성사업 현장에서 지난 13일 대학생 자원봉사자 김채원씨와 노재봉씨가 페인트 작업을 하고 있다.

종로구, 빈집 활용 긴급주택 사업 첫발…대학생들도 팔 걷었다

SH 소유의 노후 단독주택 리모델링…건축과 학생들 적극 참여

구 “1호 집 잘 운영해 후원 등으로 예산 마련, 점차 늘려가겠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긴급주택 조성사업 현장에서 지난 13일 대학생 자원봉사자 김채원씨와 노재봉씨가 페인트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가파른 언덕길 위 낡은 철문을 열자 대학생 8명이 구슬땀을 흘리며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얼룩덜룩하게 남은 문지방이 학생들의 붓질에 금세 깔끔하게 정리됐다.

짙은 갈색 나무 몰딩을 흰 페인트로 쉴 새 없이 칠하던 노재봉씨(26·건국대 4학년)는 동료들에게 “기존 색이 너무 세다. 이번만 바르면 괜찮을 것 같다”며 다시 받침의자에 올라섰다. 방치돼 있던 낡은 빈집은 대학생들의 손길이 닿자 조금씩 밝고 깔끔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은 화재 등으로 긴급 주거지원이 필요한 주민들이 머물 수 있는 종로구의 첫 긴급지원주택이다.

종로구는 장기간 비어 있던 빈집을 되살려 주거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SH 빈집 활용 긴급주택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빈집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소유다. 이날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한 집은 1974년 준공한 노후 단독주택이다. SH가 2020년 임대주택 공급 정책 중 하나로 매입했지만 입주자가 없어 6년간 비어 있었다.

종로구는 올해 처음으로 긴급주택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종로주거복지센터가 빈집을 긴급주택으로 조성해 운영까지 맡는다. 동주민센터, 복지기관 등의 추천을 받아 입소 대상자를 선정하는 작업 등도 센터 몫이다.

종로구 관내에 조성되는 긴급주택은 아직 1채에 불과하다. 종로구는 다른 자치구에 비해 활용할 수 있는 주택 수가 적은 데다, 예산 등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비록 1채이지만 긴급 주거지원이 필요한 주민을 곧바로 타 자치구로 넘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종로구는 긍정적인 출발로 평가했다.

종로주거복지센터는 긴급주택을 정서적 안정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노경민 종로주거복지센터 주택관리팀장은 16일 “긴급주택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낡은 주택을 보고 좌절감을 느끼기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사업에는 대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건축학과 학부생 18명이 모여 학생참여단 ‘빌더스’(BUILDUS)를 조직하고, 노후 주택 설계부터 시공까지 직접 진행했다. 학생 대표 김채원씨(24·숙명여대 4학년)는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리모델링 작업이다 보니 설계를 하면서 어느 사용자가 오더라도 안심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계획했다”고 말했다.

긴급주택 조성사업은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배움의 기회가 되고 있다.

노씨는 “학교에서 책으로만 볼 때는 옛집의 처짐이나 벽돌, 콘크리트가 섞여서 증축된 구조는 배워볼 경험이 없었다”며 “반듯한 건물만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건물은 구불구불하기도, 문이 휘어 있기도 하다는 것을 이곳에서 직접 봤다”고 말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첫 집을 잘 운영해 나가면서 후원 등으로 추가 예산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빈집을 여러모로 검토해 관계기관과 협의해 점차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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