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기획전 ‘선원(璿源), 조선 왕실의 보첩’
선원록·선원계보기략·돈녕보첩 등 자료공개
건국 초기부터 대한제국기까지 기록의 변천
왕위 계승 원칙과 친족 관계에 담긴 시대상
간택단자.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서 조선 왕실 보첩을 주제로 한 국내 첫 전시 ‘선원(璿源), 조선 왕실의 보첩’을 개최한다. 조선 왕실은 건국 초기부터 왕통의 정당성을 확립하고 왕실의 근원과 친족 관계를 밝히기 위해 다양한 보첩(왕실 족보)을 편찬해 왔다. 즉 왕실 보첩은 왕과 왕비, 종친과 인척, 그 후손들의 계보를 기록한 공식 문헌이라 할 수 있다.
전시는 장서각에서 소장하고 있는 왕실 보첩을 중심으로 조선 초기부터 대한제국기에 이르기까지 왕실 족보가 만들어지고 변화해 온 과정을 살펴본다. 왕실 보첩은 임진왜란 이후 훼손되거나 없어진 기록을 되살리고 내용을 보완하며 체계화됐다. 또 왕위 계승 원칙과 왕실 친족에 대한 인식, 시대별 정치적 상황에 따라 기록의 범위도 달랐다.
적상산성 선원록 봉안형지안.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선원’은 아름다운 옥의 근원이란 뜻으로, 조선 왕실의 계통을 의미한다. 전시 1장에서는 선원의 탄생에 대해 다룬다. ‘선원록’은 1681년 태조부터 현종에 이르는 각 왕의 자손을 기록한 왕실 보첩이다. 가로로 6단을 나누는 횡간 형식으로 기록돼 있는 보첩은 남녀의 구별보다 적서의 구분을 중시해서 적었고, 내손은 9대손까지 수록해 6대까지 기록한 외손과 구분했다.
이러한 선원록은 1681년 숙종 대에 대대적인 정비가 추진됐는데, 이는 표지의 능화문과 필사된 서명 등 책의 내용뿐 아니라 왕실 자료의 격을 보여준다. 전시에서는 왕실 계보를 체계화하려는 노력을 살펴보고, 표지 제작에 사용된 능화판을 재현해 보첩을 복원한 과정도 소개한다.
왕실 계보를 간략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정리한 ‘선원계보기략’을 중심으로 2장이 진행된다. 숙종 대에 편찬이 시작된 ‘선원계보기략’은 왕실의 의례와 제도, 정치적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증보 됐다. 단종의 복위를 반영한 기록과 영조의 기로소 입사 사실을 담은 자료 등을 통해 왕실 보첩이 당대의 변화와 왕권의 정당성을 어떻게 반영했는지 보여준다.
돈녕보첩 대왕편.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3장에서 볼 수 있는 ‘돈녕보첩’은 국왕의 먼 친족과 인척의 계보를 파악하기 위한 기준 자료로 만들어진 것으로 장서각에만 소장돼 있는 자료이다. 전시에서는 ‘돈녕보첩’의 기록을 바탕으로 왕실과 사대부 가문의 혼인 관계, 세자빈과 부마 등 다양한 인물상과 돈녕부의 운영을 살핀다.
선원록 표지.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마지막 4장에서는 ‘선원속보’를 만난다. ‘선원속보’는 19세기 후반 기존 왕실 보첩에 수록되지 못한 후손까지 포괄하는 왕실 대동보로, 흥선대원군이 왕실 후손의 결속을 강화하고 왕실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 편찬을 추진했다. 대한제국 시기에는 ‘선원속보’가 증보 간행됐지만, 일제강점기에 왕실의 지위와 제도가 바뀌면서 왕실 보첩이 지닌 상징적 의미도 달라졌다. ‘선원속보’와 ‘종친부 조례’를 통해 조선 말기 왕실 계보의 확장과 왕실 조직의 재편을 들여다본다.
친림선온도.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왕실 보첩은 왕실 구성원의 이름과 계보를 기록한 문헌을 넘어 왕위 계승과 왕실 질서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 자료이다. 장서각에는 적상산사고 등에 보관됐던 다양한 왕실 보첩이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왕실 보첩에 담긴 계보와 친족 관계를 살펴보고, 그 기록이 가진 조선 왕실의 혈통과 인물사를 새롭게 조명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
/구민주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