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조재구 “지방자치단체 표지판 떼고 ‘지방정부’시대 열어야”

조재구 대표회장은 20일 대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의 목소리가 하나가 되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면 정부와 국회도 움직인다”며 지난 4년간 협의회를 이끌며 추진한 주요 정책과 지방자치의 과제를 설명했다.

조재구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4년 임기 성과와 지방자치 과제

조재구 대표회장은 20일 대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의 목소리가 하나가 되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면 정부와 국회도 움직인다”며 지난 4년간 협의회를 이끌며 추진한 주요 정책과 지방자치의 과제를 설명했다.

전국 227개 기초지방정부의 목소리를 모아 자치조직권 확대와 재정분권, 지방소멸 대응, 국가사업의 지방비 부담 완화 등 지방 현안의 제도 개선을 이끌어 온 조재구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이 4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조 대표회장은 20일 대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의 목소리가 하나가 되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면 정부와 국회도 움직인다”며 지난 4년간 협의회를 이끌며 추진한 주요 정책과 지방자치의 과제를 설명했다.

◇ 인구만으로 지방정부 조직을 정하던 틀 바꿔

조 대표회장이 2022년 협의회장 취임 이후 추진한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지방정부의 조직 운영 자율성 확대였다. 당시에는 인구 규모를 중심으로 지방정부의 조직과 인력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방식이 유지돼 지역별 행정수요와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역마다 산업과 인구구조, 행정수요가 다른 만큼 조직도 획일적인 기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조 대표회장의 판단이었다. 조 대표회장은 태백과 의성, 신안 등 지역별 사례를 들며 지방정부가 처한 현실에 맞춰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회장은 “30년 가까이 인구 규모를 기준으로 지방정부의 조직을 획일적으로 규정해 왔다”며 “지역의 특성과 행정수요에 맞게 조직을 구성할 수 있도록 맞춤형 옷을 입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협의회가 자치조직권 확대를 핵심 과제로 추진하는 출발점이 됐다. 지역마다 필요한 행정 기능이 다른 만큼 중앙정부가 정한 동일한 조직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인구 기준 획일적 조직 틀 깨고

93개 시군구 부단체장 직급 상향

국장급 기구 설치 자율화 이끌어

지방자치 30년 숙원 과제 해결

◇ 30년 규제 풀고 부단체장 직급 상향

조직 자율성 확대에 대한 논의는 지방정부의 인사·조직 운영 현실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제도 개선 요구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단체장 인사 문제였다.

협의회에 따르면 신안군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부단체장이 7차례 교체됐으며 평균 연령은 58세, 재임 기간은 1년~1년 6개월에 그쳤다. 조 대표회장은 “지역에 대해 알만하면 부단체장이 바뀌는 것”이라며 “잦은 인사 교체가 지역 행정의 연속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협의회는 인구 10만명 미만 93개 시·군·구의 부단체장 직급을 기존 4급에서 3급으로 상향하고 지방정부가 지역 실정에 맞게 국장급 기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조직 운영의 자율성 확대를 요구했다. 그 결과 부단체장 직급을 4급에서 3급으로 높이는 제도 개선이 이뤄졌으며 국장급 기구 설치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됐다. 조 대표회장은 이 같은 변화를 두고 “지방자치의 오랜 숙원과제가 30년 만에 해결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재구 대표회장은 지난해 2월 18일 대구 수성구 호텔수성에서 공동회장단 회의와 함께 지방분권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 기준인건비 제도도 지방 현실에 맞춰야

조직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인력과 재정 운용의 기준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조 대표회장의 판단이었다. 이에 협의회는 지방공무원 정원과 인건비를 관리하는 기준인건비 제도의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2026년 기준인력은 전년보다 9천962명 늘었고 기준인건비는 40조 1천313억원으로 전년보다 8.2% 증가했다. 나아가 공무원연금 부담금 증가분과 일부 대체인력 인건비 등이 기준인건비 초과에 따른 불이익 산정에서 제외되면서 지방정부의 부담을 일부 줄일 수 있는 여지도 마련됐다. 그러나 복지·돌봄·재난 대응 등 지방정부의 행정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준인건비 제도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남아 있다.

조 대표회장은 “급변하는 행정수요와 물가 상승 등을 단일한 기준인건비 테두리 안에 모두 담아낸다는 것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며 “기준인건비 제도의 장기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조직 개편의 핵심은 지방정부에 더 많은 조직을 허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이 필요한 인력을 스스로 판단하고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었다.

◇ ‘5+5+5’로 재정분권의 틀 제시

조직과 인력 문제가 행정 운영의 자율성과 연결된다면 재정은 지방정부가 실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다. 조 대표회장은 협의회장 임기 동안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교부세 5% 인상, 지방소멸대응기금 5조원 확대,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 50만원 상향을 제시했다. 이 중 핵심은 보통교부세 법정률을 현행 19.24%에서 24.24%로 5% 높이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지방에 약 16조 8천억원의 재원을 추가로 배분한다는 구상이다. 2025년 기준 부족한 지방정부의 재원 보장 수준도 72.2%에서 약 93%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조 대표회장은 이를 단순한 중앙재원 확대 요구로 보지 않았다. 지방이 지역 특성에 맞는 성장전략을 추진할 수 있도록 재정 기반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단순히 ‘중앙재원 16조원을 지방에 더 달라’는 요구로 접근하지 않고 지역 주도의 성장 기반을 만드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5극3특과 같은 국가 균형발전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재정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5극3특 역시 지방이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이 없다면 진정한 ‘지방주도 성장’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자치구 재정과 지방소멸 대응에도 변화 요구

재정분권 논의는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간 재원 배분 문제로도 확대됐다. 특히 자치구는 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높아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제한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2025년 기준 자치구의 예산 대비 사회복지 분야 지출 비중은 62.2%에 달했고 재정자주도는 42.1%, 자체 사업 비중은 16.4%에 그쳤다. 협의회는 자치구에 보통교부세를 직접 교부하는 방안 등을 통해 기초지방정부의 재정 운용 여지를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방소멸 대응 역시 재정분권과 연계해 추진됐다.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에 배분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지역의 실제 소멸 위험보다 사업계획 평가에 치우쳐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조 대표회장은 “핵심은 광역과 기초 간에 재원을 빼앗고 빼앗기는 문제가 아니라 기초지방정부가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단순한 ‘사업계획서 평가 경쟁’에서 실제 소멸 위기 정도를 함께 고려하는 제도로 바꾸자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지방 교부세 법정률 5% 인상

지방소멸대응 기금 5조원 확대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 상향

‘5+5+5’로 재정분권 틀 제시

협의회의 제안은 제3회 중앙지방협력회의 안건으로 채택됐고 기초지원계정 배분 기준에 인구감소지수가 포함됐다. 협의회는 지방소멸대응기금 규모를 연간 1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하고 일몰제를 폐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2026년 정부 예산에는 1조원이 반영된 상태이다. 재정당국은 재정분권 등과 연계해서 기금규모를 확대한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 국가사업 비용은 국가가 책임져야

조 대표회장이 재정 문제와 함께 제기한 또 다른 과제는 국가가 추진하는 사업의 지방비 부담이었다. 국가 차원의 정책을 지방정부가 집행하는 과정에서 인력과 재정 부담까지 지방에 전가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보통합이다. 기존 지방정부가 부담해 온 관련 비용은 약 5조 2천억원에 이르며 전담 인력에 대한 인건비도 1천600억원 규모였다. 협의회는 교육과 보육의 통합이 국가 차원의 정책이라면 필요한 재정과 인력 역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대표회장은 “좋은 정책이라고 해서 그 비용을 지방정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제도를 설계한 국가가 필요한 재원과 인력도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다”고 말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과정에서도 지방비 부담 완화를 요구했다. 당초 국비와 지방비 부담 비율이 80대20으로 설정됐으나 협의회 건의 이후 국비 부담 비율이 90%로 높아지면서 지방정부의 부담액은 약 1조 2천억원 줄었다.

조 대표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단순히 ‘지방정부가 돈을 덜 내겠다’는 요구로 접근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국가가 결정한 정책에는 국가의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 지역경제 정책도 현장 중심으로

지역경제 분야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과 고향사랑기부제의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소비 기반이 도시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기준의 현실화를 요구했다.

현행 기준상 연 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사업장은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농어촌 지역에서는 대형 상권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농협 하나로마트 등도 지역주민의 주요 생활 소비처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협의회의 설명이다. 조 대표회장은 “농어촌은 상권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아 획일적인 매출 기준을 적용하면 주민들의 소비처가 오히려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향사랑기부제 역시 제도 활성화를 위한 개선안을 제시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2023년 650억원에서 2025년 1천515억원으로 2.3배 이상 증가했고 기부 건수는 139만건으로 164.5% 늘었다. 민간 플랫폼을 통한 기부도 41만건으로 전체의 29.3%를 차지했다. 지정 기부 사업은 2024년 6월 제도 도입 이후 226개가 제안됐다. 협의회는 이와 함께 전액 세액공제 한도를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높이고 법인의 기부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조 대표회장은 “기부금이 지역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투명하게 알리고 기부자가 지역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도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시급한 과제는 ‘지방분권 개헌’

헌법에 지방분권국가 명시하고

지방자치단체→지방정부 개칭

지방의 권한·기반 확대해야

◇ 조직을 줄이고 정책 기능은 강화

조 대표회장은 협의회 내부 조직도 손봤다. 취임 당시 사무총국을 3국 1실에서 1국 1실로 통폐합하고 정원을 30명에서 25명으로 줄였다. 조직 규모는 축소하는 대신 정책 발굴과 정부 건의 기능은 강화하는 방식이었다. 지난 4년간의 임기 동안 협의회가 발굴한 정책 건의는 971건에 달했고 정부 회신율은 92.2%였다. 이 가운데 109건은 정부 정책에 반영됐다.

협의회 최초로 ‘시군구 정책플랫폼’을 구성해 현장의 정책 수요를 직접 듣고 주요 과제를 선정했다. 정책연구실의 박사급 인력이 건의 사항을 사전 검토하도록 해 정책의 논리와 근거를 보강하기도 했다. 조 대표회장은 “일 중심, 성과 중심의 효율적인 조직으로 사무총국을 개선하는 데 가장 먼저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의회의 힘은 227개 기초지방정부의 연대에서 나온다”며 지역과 소속 정당을 넘어 공동의 정책을 만들어 내는 협의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중앙지방협력회의에도 대표회장 자격으로 참여해 부단체장 직급 상향과 국장급 기구 설치 자율화, 공무원 연금부담금의 기준인건비 제외 등을 제안하며 기초지방정부의 조직 운영과 관련한 제도 개선을 이끌었다.

조재구 대표회장은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협의회의 시군구 정책건의를 대표 발언했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제공

◇ 4년의 성과 넘어 ‘지방분권 개헌’ 과제로

조 대표회장의 임기 동안 추진된 과제는 조직과 재정, 지방소멸, 국가사업 부담, 지역경제 등으로 나뉘었다. 이들 과제의 공통점은 지방정부가 지역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권한과 기반을 확보하는 데 있었다.

그는 지방자치의 제도적 기반 자체를 바꾸는 과제로 지방분권 개헌을 제시했다. 헌법 전문과 제1조에 ‘지방분권 국가’를 명시하고 현행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개칭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조 대표회장은 지난 4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과 지방의 관계가 행정 집행을 둘러싼 일방향 구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정책에는 국가의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차기 대표회장에게 당부했다.

대표회장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지방정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은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 대표회장은 “지난 4년 동안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주신 전국의 시장·군수·구청장님들과 지방정부 공직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한정웅기자 hanjo@idaegu.co.kr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