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제공=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주식 32만5000주를 시세보다 약 15% 낮은 가격에 사들이기로 하면서 매도 물량의 출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회장은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총 매입 금액은 370억5000만원이다. 거래 목적은 '책임 경영 강화'로 기재했으며 다음 달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매입 단가는 이날 한진칼 종가인 13만4800원보다 2만800원(15.4%) 낮다. 계약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종가(12만3900원)보다도 7.99% 낮다. 해당 물량을 이날 종가로 환산하면 438억1000만원으로 계약금액과 67억6000만원 차이가 난다. 공시에는 가격 산정 근거가 '계약 당사자 간 합의'라고만 명시됐다.
조 회장이 대규모 주식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누가 물량을 내놓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매도자가 특수관계인인지 외부 주주인지에 따라 한진칼 지분 경쟁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다.
조 회장 측 특수관계인 가운데 대규모 주식을 보유한 인물로는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 사장이 있다. 지난달 19일 제출된 대량보유보고서에 따르면 이 고문은 121만8712주, 조 사장은 383만9470주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의 보유 물량은 이번 매입 예정 물량인 32만5000주를 크게 웃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출처=한진그룹]
조 회장은 지난 8월에도 이 고문으로부터 한진칼 주식 1만743주를 약 12억원에 취득했다. 당시 거래 역시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매입 규모는 당시보다 30배 이상 크다. 과거 모자간 주식 거래가 이뤄졌던 만큼 특수관계인 보유 물량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조 회장 측 특수관계인이라면 조 회장 개인 지분율만 높아진다. 기존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을 조 회장에게 넘기는 방식이어서 합산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다. 거래가 완료되면 조 회장의 개인 지분율은 5.75%에서 6.23%로 상승한다.
반면, 외부 주주가 매도자로 나설 경우 조 회장 측의 전체 지분도 늘어난다. 지난 7월 기준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율은 산업은행을 제외하면 20.57%다. 이번 매입 물량을 모두 외부에서 확보하면 합산 지분율은 약 21.06%로 높아진다.
매도자의 정체가 주목받는 이유는 호반그룹과의 지분 경쟁 때문이다. 호반그룹은 지난 7월 기준 한진칼 지분 20.15%를 보유하며 조 회장 측과의 격차를 0.42%포인트까지 좁혔다. 이후 추가 매입을 통해 조 회장 측 지분을 추월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진칼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진그룹 측은 이번 주식 매입이 오래전부터 준비한 사안으로 호반그룹의 지분 확대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매도자의 신원과 거래 가격 산정 배경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32만5000주의 출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도 물량의 출처에 따라 조 회장 측의 지분 확대 여부와 호반그룹과의 지분 경쟁 구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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