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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제헌절, 헌법이 새긴 지방자치의 약속을 다시 읽다

7월 17일은 78주년 제헌절이다. 1948년 이날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공포되면서 우리는 근대 입헌국가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헌법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국가의 최고 규범이며, 제헌절은 그 헌법이 태어난 날을 기리는 국경일이다. 올해 제헌절은 각별하다.

제헌절, 헌법이 새긴 지방자치의 약속을 다시 읽다

[기고] 권오규 충북도의회 의원(복지문화위원회 위원장)

7월 17일은 78주년 제헌절이다. 1948년 이날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공포되면서 우리는 근대 입헌국가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헌법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국가의 최고 규범이며, 제헌절은 그 헌법이 태어난 날을 기리는 국경일이다. 올해 제헌절은 각별하다. 6·3 지방선거로 새롭게 구성된 제13대 충청북도의회가 문을 연 뒤 처음 맞는 제헌절이기 때문이다.

2024년 겨울, 우리 사회는 헌법이 왜 소중한지를 뼈아프게 체험했다. 비상계엄이라는 헌정 초유의 사태 앞에서 국민은 제도와 광장을 통해 헌정질서를 지켜냈다. 헌법이 종이 위의 조문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떠받치는 살아 있는 약속임이 다시 확인된 순간이었다.

그 격랑을 딛고 출범한 새 정부가 헌법 교육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헌법을 아는 시민이 늘어날수록 민주주의는 그만큼 단단해지고, 어떤 위기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헌법은 지방자치를 분명히 보장하고 있다. 117조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118조는 지방의회의 설치를 헌법기관으로 명시한다. 지방자치와 지방의회는 중앙정부가 시혜적으로 내려 준 제도가 아니라, 헌법이 스스로 설계한 민주주의의 기본 골격이다. 권력을 중앙에 가두지 않고 주민 가까운 곳에서 결정하며 책임지게 하는 것, 그것이 헌법이 지방자치에 맡긴 소명이다.

관건은 실효성이다. 제도가 헌법에 적혀 있다고 저절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실질적으로 견제하고, 주민의 목소리를 정책과 예산으로 옮기며, 지역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때 비로소 지방자치는 완성된다.

그 책임을 13대 충북도의회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도민의 삶에 밀착한 조례를 다듬고, 집행부를 빈틈없이 견제하며, 지역 현안을 도민의 관점에서 풀어 가야 한다. 수도권과의 격차,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의 위기 앞에서 그 책무는 더욱 무겁다.

다만 의회의 의지만으로 자치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지방의회는 헌법이 세운 기관이지만, 그 조직과 운영은 여전히 지방자치법의 일부 조항에 기댈 뿐 독립된 근거법이 없다. 집행부로부터 실질적으로 독립한 헌법기관으로 지방의회를 세우려면 '지방의회법' 제정이 필요하다. 이는 국회가 풀어야 할 입법 과제이며, 지방의회 또한 그 필요성을 절감하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해야 한다.

헌법은 한 번 완성된 뒤 멈춰 선 문서가 아니라, 세대마다 지켜내고 채워 가야 할 약속이다. 충청북도의회는 헌법의 가치를 다시 새기고, 지방자치의 뿌리를 지역에 더 깊이 내려야 한다.

필자는 제헌절을 맞아 충청북도의회 의원으로서 다짐한다. 단순히 자치의 권한을 행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민의 일상 곳곳에 헌법의 온기가 스며들도록 현장을 발로 뛰겠다. 도민과 함께 충북의 내일을 여는 실질적 자치의 주역이 될 것을 엄숙히 약속한다. 헌법의 눈으로 도민의 삶을 매일 살피고 담아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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