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 모 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과 더블어 5등급
다른 지역은 해매다 달라져
상주 인구 아닌 생활 인구로 계산하면 달라
최근 제주에서 실종·사망 사건 등 각종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제주가 범죄 분야 지역안전지수에서 11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간 1300만명 이상 관광객이 찾는 제주 특성상 상주인구를 기준으로 산출한 범죄 지표만으로 안전 수준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2일 행정안전부의 ‘2026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지역의 지역안전지수 범죄 분야 등급은 5등급이었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전남·광주 통합 전 기준) 가운데 제주와 부산이 5등급으로 분류됐다.
범죄 분야 1등급은 세종과 전남이었으며 인천·울산·전북·경북은 2등급, 서울·대구·강원·충북·충남은 3등급으로 평가됐다. 광주·대전·경기·경남은 4등급이었다.
지역안전지수는 지자체의 안전 수준을 범죄·생활안전·자살·교통사고·화재·감염병 등 6개 분야로 나눠 1~5등급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행안부가 전년도 통계를 활용해 매년 발표하며 1등급에 가까울수록 안전하고 5등급일수록 상대적으로 위험하다는 의미다.
평가는 상대평가로 진행된다. 등급별 비중은 1등급 10%, 2등급 25%, 3등급 30%, 4등급 25%, 5등급 10%다. 사망자 수 등을 나타내는 위해지표가 5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취약지표 10%, 안전 관련 경감지표 20%, 의식지표 20%가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범죄 분야의 경우 인구 1만명당 살인·강도·강간·폭력·절도 등 5대 주요 범죄 발생 건수를 비롯해 범죄 취약 환경과 경찰관서, 폐쇄회로(CC)TV 등 범죄 예방 역량이 평가 대상이다.
제주의 범죄 발생 수준은 실제 관련 통계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3월 공개한 ‘2025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4년 제주에서 발생한 범죄는 인구 10만명당 454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전국 평균은 3343건이었다.
특히 제주가 범죄 분야에서 5등급을 받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 아니다. 관련 통계가 공표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매년 5등급에 머물렀다. 11년째 범죄 안전 수준이 가장 취약한 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다른 지역의 경우 범죄 분야 5등급이 해마다 달라지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제주는 범죄 외에도 생활안전과 자살 분야에서 각각 5등급을 받았다. 생활안전 분야 역시 추락·익수 등과 관련한 인구 1만명당 119 구급건수 등을 바탕으로 평가되는데, 이 분야 역시 11년째 5등급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제주가 실제보다 위험한 지역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안전지수의 범죄 발생률이 상주인구를 중심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관광객이 대규모로 유입되는 제주 지역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제주 상주인구는 약 67만명이지만 매년 1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관광객 등 방문객을 포함한 생활인구를 기준으로 범죄 발생률을 계산하면 인구당 범죄 발생 건수는 현재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제주는 66만명 정도가 사는데 관광객의 하루 체류 일수를 계산하면 생활인구로는 82만명 정도가 거주한다”며 “그런 기준으로 보면 인구 10만명당 범죄 비율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긴 하지만 아주 높지는 않다”고 했다.
제주도관광협회도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같은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협회는 “제주의 높은 범죄 발생률은 1300만명의 관광객이 오가는 제주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며 “단순 수치만으로 제주를 위험한 지역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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