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퐁 홍콩투자청 패밀리오피스 총괄
"홍콩이 처음으로 스위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국경 간 자산관리(WM) 시장으로 올라섰습니다. 홍콩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9%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세계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이슨 퐁 홍콩투자청 패밀리오피스 총괄(
사진
)은 27일 한국경제신문과 서면 인터뷰에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글로벌 자산보고서 2026'을 인용해 이 같이 밝혔다. 퐁 총괄은 "홍콩의 글로벌 금융허브로서의 경쟁력은 오히려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패밀리오피스는 자산 운용과 세대 승계, 자선활동까지 전담시키기 위해 자산가 가문이 만드는 개인 자산관리 조직으로, 최근 글로벌 초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퐁 총괄이 이끄는 홍콩투자청 패밀리오피스(FamilyOfficeHK)는 홍콩을 세계 최고의 패밀리오피스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 산하 조직이다. 퐁 총괄은 "장기적인 자산 승계와 성장 전략에 초점을 맞춰 패밀리오피스가 설립 단계부터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퐁 총괄은 홍콩 정부가 2023년 3월 '홍콩 패밀리오피스 산업 발전 정책 성명'을 발표한 이후 패밀리오피스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단일 패밀리오피스가 운용하는 가족 투자법인은 투자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 받는다. 사전 승인 절차나 홍콩 내 의무 투자 비율도 없어 투자처를 전 세계 어디로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신(新) 자본투자이민제도를 통해 3000만 홍콩달러(약 56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거주 자격도 신청할 수 있다.
퐁 총괄은 "향후에는 펀드, 단일 패밀리오피스, 성과보수(Carried Interest)에 대한 우대 세제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사모대출(Private Credit), 디지털 자산, 귀금속 등 다양한 투자자산도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도시로서 싱가포르, 두바이 등과 경합하고 있지만, 퐁 총괄은 경쟁력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해 홍콩은 기업공개(IPO) 조달 규모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총 운용자산(AUM)은 5조4000억달러를 넘어섰다"면서 "'일국양제(一國兩制)' 아래 독립적인 사법제도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법적 보호를 유지하면서도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 본토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은 다른 도시가 대체하기 어려운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홍콩은 아시아 내 글로벌 금융허브 주도권을 놓고 싱가포르 등과 경쟁 관계에 있다. 싱가포르 역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안정적 금융 인프라를 미끼로 전 세계 패밀리오피스를 끌어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퐁 총괄은 "싱가포르는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AUM의 10% 또는 최소 1000만 싱가포르달러(약 113억원)를 국내에 투자해야 하며 사전에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반면 홍콩은 현지 의무 투자 요건이 없고 정부의 사전 승인 절차도 필요하지 않아 투자자가 전 세계 어디든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DPPO)을 통해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와 비밀유지가 보장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홍콩에는 3380개 이상의 단일 패밀리오피스가 운영되고 있다. 2년 전보다 약 25% 증가한 규모다. 퐁 총괄은 "최근 패밀리오피스 시장의 중요한 변화는 패밀리오피스의 역할 자체가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패밀리오피스가 단순히 자산을 보존하는 조직이 아니라, 가족기업의 성장과 세대 간 자산 승계를 지원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홍콩은 특히 한국에서는 약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지리적 접근성과 폭넓은 금융시장, 탄탄한 법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중국과 아시아 시장을 장기적으로 고려하는 패밀리오피스에 매우 경쟁력 있는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