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구매국’ 중국 겨냥 메시지
추가 제재에도 실효성 ‘물음표’
미, 호르무즈서 비밀 석유 수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전쟁과 고립”을 선언하며 고강도 경제 제재 부과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가장 파괴적인 경제 작전을 시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 시한을 성과 없이 넘긴 후 양국 대화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그는 “이란 해군은 사라졌고, 공군은 파괴됐으며, 군수공장은 폐허가 됐고, 통화는 가치가 없고, 국가는 벼랑 끝에 매달려 있다”며 “이 미치광이들은 궁지에 몰렸다. 이 역사적 조치는 전 세계에 테러를 확산할 그들의 능력을 무력화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어떤 형태로든 생명줄을 제공하도록 허용할 경우, 그 국가 역시 엄청난 경제적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을 대상으로 한 고강도 ‘2차 제재’를 예고했다. 그는 “석유 밀수, 통화스와프 라인, 현금 송금, 환전소, 선박 등록, 유령회사 등 모든 것이 당장 중단돼야 한다”며 “누구를 말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주요 석유 구매국으로 알려져 있다. 또 중국의 대형 은행·중개회사 등이 석유 운송망 확보, 미사일·무인기(드론) 등 전략자산 기술 개발, 이에 필요한 자금 세탁 등에 관여하고 있다고 미국은 본다. 지난 3월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이란이 미국 제재를 회피하고 중동 불안정을 일으키는 활동을 지원한다”고 명시했다. 이외에 러시아·인도·튀르키예·말레이시아 등이 2차 제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미국의 엄포가 현실이 될지는 불확실하다. 지속되는 고유가 충격과 40조달러(약 5경5645조원)를 넘긴 국가부채 등 미국 경제의 난관이 첩첩한 가운데 중국과의 갈등까지 감내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지도부를 대거 제거한 무력 공습으로도 찾지 못한 돌파구를 수년째 이어온 경제 제재로 마련할 수 있겠냐는 회의론도 있다.
이란 체제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추가 제재의 효과에도 의문이 따른다. 이미 경제 상황이 바닥을 쳐 ‘저항 경제’가 체질화된 이란에 실질적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시 체제의 이란 지도부가 버티는 사이 피해는 이란 국민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 대표는 엑스에 “트럼프 행정부 경제 전쟁의 주목표는 여성과 어린이, 무고한 민간인의 고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지도부는 항복하지 않을 것이고, 해협은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추가 경제 제재를 빌미 삼아 이란이 걸프국 선제 타격, 페르시아만 해저 인터넷 케이블 차단 등 확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미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을 은밀히 호위해 석유 수송을 지속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한밤중 해협 남쪽 항로에서 미군 호위를 받는 유조선들이 길게 늘어서 하루 15~20척 규모로 해협을 통과한다는 것이다. NYT는 미군 작전이 유가 추가 상승 제한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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