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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적 고려 아닌 산업 경쟁력·시장 원칙에 따라야”

대구·경북이 이재명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전·후공정 투자 발표에 정치논리에 의한 편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치적 고려 아닌 산업 경쟁력·시장 원칙에 따라야”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 국민의힘 이인선·구자근 대구시·도당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전·후공정 투자 발표는 정치논리에 의한 편중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경북이 이재명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전·후공정 투자 발표에 정치논리에 의한 편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을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키우기 위해 800조원 규모의 기업 투자를, 충청권에는 81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동남권과 대경권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허브로 육성하고 전력, 반도체 등 차세대 혁신 거점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전·후공정 투자 발표와 관련해, 국가전략산업 정책이 정치적 고려가 아닌 산업 경쟁력과 시장 원칙에 따라 추진되어야 한다는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대구·경북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비수도권의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반도체 팹 입지 선정은 산업 생태계와 기업의 경영 효율성에 대한 객관적 검토 없이 정치적 논리로 결정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정부의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상’에 따라 광주·전남에 첨단 패키징(후공정) 팹이 조성되는 것은 존중하나, 반도체 전공정 팹(Fab) 제조 시설까지 지정한 것은 전력과 산업용수, 협력업체 생태계, 전문 인력과 물류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연 제대로 된 평가 절차가 선행되었는지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이 지사는 “이번 정부 발표는 지난 수년간 국가첨단전략산업을 제정하고, ‘국가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를 지정하기까지 투입된 국회와 정부, 국민의 노력을 일거에 무색하게 만드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 발표대로 광주·전남에 전공정 팹이 들어 설 경우, 대구·경북 소재 기업들마저 대기업을 따라 대거 이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비수도권의 어려운 현실 속에 지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기업마저 떠난다면 대구·경북 지역경제는 사실상 초토화될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지사는 “대경권에만 470여 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다. 호남권에 전공정 팹까지 일괄 배치된다면 이들 협력기업의 연쇄 이동으로 이어져 수십 년간 축적된 지역의 기술 자산과 산업 생태계 자체가 통째로 해체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는 결국 국가 균형발전이 아닌, 특정 지역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호소했다.

이 지사는 “국가 핵심 미래 먹거리를 결정하는 중대한 투자 조율 과정이 여전히 기업의 발목을 잡는 과거의 낡은 규제와 일방적인 정책 논리에 휘둘리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지역을 차별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면서까지 내린 투자 결정이 수년 뒤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기만 하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번 정부 발표가 국민 전체를 향한 공정한 결정인지, 아니면 특정 지역을 배제하기 위한 정치적 결정인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며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모든 지역에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시장경제의 원칙을 사수하기 위해 앞으로도 책임 있는 목소리를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추경호 당선인 “갈등·불신 키워

평가표·검토 결과 공개해야”

이인선·구자근 시도당 위원장

“정치적 압박 여부 살펴보겠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오늘 정부의 발표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는 국가균형발전의 이름을 단 ‘국가균열발전’에 가까워 지역 간 갈등과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과 기업 총수의 독대 직후 특정 지역에 천문학적액수의 투자계획과 국가지원 정책이 발표됐음에도, 가장 중요한 입지선정 기준과 검토과정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기에 수많은 국민과 주주들이 정부와 기업의 결정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그 과정을 국민과 주주앞에 투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이번 정부의 발표가 영남과 호남을 또다시 갈라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추 당선인은 이재명 대통령과 삼성 및 SK하이닉스의 호남권 투자에 대한 정부 입지 선정 과정과 기준, 평가표와 검토결과의 공개를 요구했다.

추 당선인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기업 총수 독대에서 논의된 내용과 청와대가 어느 정도로 관여했는지, 후보지가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 어떤 기준으로 검토되었는지, 그 평가표와 검토결과를 국민들께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대구·경북이 검토대상에 포함됐는지, 만약 포함됐다면 어떤 평가를 받아 제외됐는지는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면서 “대구·경북은 수도권 이남 최대 규모의 반도체 인력양성 기반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대규모 산업용지, 국가반도체 특화단지 및 1천700여 개의 소부장 전문기업까지 갖춘 비수도권 최적의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만약 검토대상에서조차 제외됐다면 이는 단순한 지역 홀대를 넘어 국가 산업정책의 합리성을 흔드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추 당선인은 “해당 기업들이 이번 투자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어떤 공직자와 해당 사안을 논의했으며, 입지를 평가한 기간, 그리고 방식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구·경북이라는 확실한 대안에 대해 객관적인 경제성 비교조차 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서라도 평가대상이 어디였는지를 공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추 당선인은 이들 요구사항과 전국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을 해소한 첨단산업단지 입지 검증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국회가 즉시 첨단산업단지 입지 검증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청와대와 관계 부처, 그리고 해당 기업의 입지 선정과정 전반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정부와 청와대는 자료와 관여 범위, 그리고 의사결정과정을 떳떳이 공개하고 설명하는 것만이 모든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추 당선인은 “대구시장 당선인으로서 정부, 기업, 산업계, 학계 등 누구와도 만나겠으며, 정부와 기업, 국회는 언제든지 대구·경북을 방문해 직접 검증해달라”고 요청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구·경북의 경쟁력을 직접 설명하고 설득해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과 구자근 경북도당위원장도 “국가전략산업이 어느 한 지역의 정치적 성과를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상임위 현안질의와 국정감사는 물론 국정조사 등 국회가 가진 모든 권한을 총동원해 이번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부의 정치적 압박이나 외압이 없었는지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한편 대구·경북은 수십 년간 대한민국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을 지탱해 온 핵심 거점으로 반도체 전공정 팹의 최적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23년 지정된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경북의 SK실트론, LG이노텍, 원익QnC, 대구의 이수페타시스, 에스앤에스텍, 대구텍 등 앵커기업이 포진해 있고, 470여 개의 반도체 협력기업들과 1천700여 개의 소부장 전문기업들이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포항공대, DGIST, 경북대, 금오공대 등 대학과 연구기관에서는 매년 우수한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고 원자력 기반의 풍부한 전력과 산업용수, 우수한 입지와 물류망 등 반도체 팹이 요구하는 핵심 인프라를 완비하고 있어, 기업의 투자 및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국내 최적의 산업 기반으로 평가받는다.

대구·경북 지역 기업들은 정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정책에 발맞춰 수조 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준비 중이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투자와 연구개발(R&D)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김상만·이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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