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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정당담] 로봇세, 경남에서부터!

이 보고서의 저자는 오픈AI(인공지능)다. 생성형 AI 서비스 챗피티(GPT)를 개발해 인공지능 대중화를 이끌었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부를 축적한 바로 그 회사다. 제목은 '지능 시대의 산업정책'─오늘 우리에게 딱 필요한...

[정정당담] 로봇세, 경남에서부터!

피지컬 AI 혁신 거점 표방하는 경남

생산의 AI 전환 비용 지불 논의해야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 시대에 대처하고자 대대적인 세제개편과 노동시간 단축을 단행하라! 초지능의 혜택이 모든 시민에게 닿도록 공적 기금을 조성하라! 정부는 사람을 중심에 두는 완전히 새로운 산업정책을 도입하라!

이는 최근 출간돼 화제가 된 한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저자가 누굴까? 무슨 급진 좌파 운동단체쯤 될 것 같지만, 아니다. 이 보고서의 저자는 오픈AI(인공지능)다. 생성형 AI 서비스 챗피티(GPT)를 개발해 인공지능 대중화를 이끌었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부를 축적한 바로 그 회사다. 제목은 ‘지능 시대의 산업정책’─오늘 우리에게 딱 필요한 주제다.

인공지능 시대가 내포한 기대와 우려에 대하여, 그것을 이끄는 빅테크 기업의 주요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일이 늘고 있다. 일찍이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가 ‘로봇세’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고, 테슬라·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한동안 보편적 기본소득(UBI)을 지지하는가 싶더니 최근엔 기존 생각을 더 밀어붙여 보편적 고소득(UHI)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빅테크 핵심 인물들이 미래사회가 가져올 위협에 대해 선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우리에게 묘한 안도감을 준다. 로봇세를 대대적으로 도입할 경우, 그 주된 납세자가 그들일 것이라 더욱 그렇다. 그러나 동시에, 저런 힘 있는 소수 엘리트의 자비(!)에 우리의 미래 운명이 달린 것 같아 영 마뜩찮기도 하다.

하지만, 실상을 잘 뜯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첫째, 빅테크 거물들의 로봇세 지지의 배경엔, 자동화로 말미암은 대량 실직을 방치하면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한다. 가진 게 많은 그들에게 체제 붕괴는 곧 재앙인 만큼, 이를 방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그들 자신의 이해관계에 부합한다. 둘째, 로봇세 등은 그들의 자비의 결과가 아니라는 거다. 지금 저들이 버는 돈의 실체가 뭔가? 오픈AI 같은 서비스를 보자. 공적 도메인에서 지적 저작물을 허락이나 정당한 대가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한 결과가 아닌가? 그 회사는 이 때문에 다수 언론사와 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이번 보고서는 AI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의 목소리가 중시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지만, 실제론 한 조사를 보면 한국에서 AI 도입 시 고용주가 노동자들과 협의를 한 경우는 7%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노동자와 협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작업장에서 로봇 도입은 오랜 기간에 걸쳐 노동자 집단이 작업장에서 축적해 온 숙련과 공정에 대한 지식, 곧 하나의 집단으로서 노동자의 자산을 자본이 흡수하는 과정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제껏 기업이 이에 대해 비용을 지불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바가 없다.

이는 초지능시대 빅테크 기업의 이윤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상당 정도 그것은 오랜 기간 인류가 일궈온 공적 지식, 그리고 노동자 집단의 신체와 작업장 공정에 축적된 일에 대한 지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먼 미래가 아니더라도 지금도 빅테크 기업들은 이런 공적 자산을 이용해 이윤을 취하고 있으니, 로봇세는 그에 대한 비용을 정당하게 치르는 데서 출발한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는 ‘피지컬 AI 혁신거점’을 표방하는 경남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피지컬 AI는 노동자의 숙련과 작업장 지식을 취하는 핵심 도구여서다. 그렇다면, 생산의 인공지능 전환을 둘러싼 진정한 비용 지불에 대한 논의도 경남에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김공회 경상국립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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