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S-Oil 공장의 야경. S-Oil 사진 제공
국내 정유업계가 중동발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 등에 힘입어 올 상반기 큰 폭의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SK에너지와 S-OIL 등 대형 정유 생산시설이 자리 잡은 울산에도 긍정적 요인이지만 이를 지역 석유화학 경기 전반의 회복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상반기 실적에는 재고평가이익 등 일시적인 요인이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OIL,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정유 4사의 올 상반기 합산 매출은 120조6,345억원, 영업이익은 14조7,9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1,633억원의 영업손실에서 1년 만에 16조원 가까이 개선됐다.
중동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재고평가이익, 정제마진과 윤활기유 스프레드 강세가 공통적으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S-OIL은 윤활부문의 호조가 두드러졌다.
2분기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5,324억원으로 1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윤활부문이 4,774억원을 기록하며 감소분을 상쇄했다.
2분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윤활부문 비중은 49.5%에 달했다.
다만 정유사의 실적 반등과 울산 석유화학산업의 업황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사업재편 압력을 받고 있다.
정유업계의 이익 확대가 곧바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 회복이나 지역 석화업계의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정유업황 자체도 하반기에는 변수에 직면해 있다.
정유사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과 아시아 지역 설비 가동률 상승으로 유가와 정제마진 강세가 완화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린 재고평가이익 역시 유가 상승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효과여서 같은 수준의 이익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원유 공급망도 변수다. 국내 정유업계의 중동산 원유 비중은 2024년 71.5%에서 지난해 69.1%, 올해 1~5월 62.8%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질 경우 원유 조달과 운송비 부담이 재차 커질 수 있다.
울산에서는 결국 정유 호실적보다 석유화학 부문의 경쟁력 개선 여부가 하반기 산업경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S-OIL은 온산에서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정유와 석유화학 공정을 연계한 사업구조 전환에 나서고 있다.
정유부문의 실적 반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석유화학 분야의 원가·제품 경쟁력 개선까지 뒤따를지가 울산 석유화학 경기 회복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민기자 uskk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