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사이에 이견이 노출되었다. 장 대표는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10만원~60만원을 지급하는 추경내용과 관련, “현금 나눠주는 방식은 오히려 물가와 환율에 영향을 준다”며 “잠깐의 기쁨으로 긴 고통을 사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 대표의 우려에 대해 이 대통령은 “현금 나눠주기라는 건 과한 표현” 이라며 “결코 포퓰리즘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국가총부채비율은 248%로 집계되었다. 작년 9월말 기준 주요 20개국(G20)의 GDP 대비 국가총부채 비율은 247.1%로 한국보다 낮다. 한국의 총부채비율이 G20국들 높다는 현실은 장동혁 대표의 우려대로 “잠깐의 기쁨으로 긴 고통을 사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옳은 경고였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의 소득 하위 70% 소득층에게 나눠준다는 것은 복지 차원에서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소득 하위 국민에게 10~60만 원을 지급한다는 것은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데서 시기적으로 옳지 않다. 저소득층에게 현금을 뿌려 표를 사려 한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지난 몇 년 동안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철만 다가오면 현금을 뿌리기나 득표를 위한 정책들을 내걸곤 했다. 이 대통령은 4월9일 “자발적 실업은 자기가 좋아서 그만둔 거라 실업수당을 안 준다는 생각은 매우 전근대적이지 않나”라며 자발적 실업자에게도 실업수당 지급을 독려했다. 지금은 비자발적으로 퇴사한 근로자에게만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또 이 대통령은 3월16일 저 소득층 노인에게 연금액을 더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식 제도 개편을 제언했다.
그 밖에도 작년 1월10알 이 대통령은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아 대통령의 k반도체 남쪽 지방 이전 주문을 계기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이전론’이 대두돼 한 동안 혼선을 빚은 바 있다. 다행이 이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이전론은 청와대가 기업이 결정할 몫이라고 선언해 일단락되긴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월5일에는 여야 할 것 없이 헌법재판소는 전주로 옮기고 대법원은 대구로 이전하자는 주장도 갑자기 나타났다. 저와 같이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10-60만원 현금 뿌리기, 자발적 실업자에 대한 실업수당 지급,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연금액 더 주기, 대법원 대구 이전, 헌법재판소 전주 이전 등은 득표를 노리는 잔꾀로 보일 수밖에 없다. 포퓰리즘으로 비판돼 마땅하다.
우리나라 속담에 ‘배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선 안 된다’는 대목이 나온다. 남의 집 배를 따먹으려는 것으로 오해받기 때문이다. 의도 아니게 의심받을 짓을 해선아니 된다는 격언이다.
그런데도 요즘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측은 계속해서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곤 한다. 갓끈을 고쳐 매기 위한 게 아니라 배를 훔치기 위한 기회 엿보기라고 의심받기 시상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설사 10~60만 원 지급이나 실업수당 지급 등 현금 뿌리기 공약 같은 건 산거 후로 미뤄도 늦지 않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금뿌리기 공약이나 대법원•헌법재판소 이전 등의 표사기 공약남발은 삼가야 한다. “매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선 안 된다”는 우리 조상들의 선비정신을 받들어 깨끗하고 맑은 정치에 임해야 한다. ”잠깐의 기쁨으로 간 고통을 사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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