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송금종 기자] 정부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수급 차질에 대응해 화학물질 수입 사전등록 절차를 완화하고, 에너지·원료 품목의 '선통관' 허용, 중동발 운임 상승분의 관세 과세가격 제외 등 구체적인 규제 완화에 나선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전쟁 대응 상황 점검과 함께 공급망 병목 해소를 위한 규제 개선 방안, 첨단전략산업 투자 제도 개선, 공공기관 숨은 규제 합리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페인트 원료 등 화학물질 수입 시 요구되는 사전 등록 절차에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수급 차질이 발생한 물질에 한해 유해성 시험자료를 시험계획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허용해 기업 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통관 절차도 대폭 간소화한다. 에너지와 주요 원자재는 입항 및 하역 이전에 통관을 완료하는 '선통관' 체계를 적용해 도착 즉시 국내 반입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중동발 물류비 급등에 대응한 지원도 포함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운임이 상승한 상황을 고려해, 우회 항로나 대체 운송수단을 이용한 경우 증가한 운임 비용을 관세 과세가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중동 지역으로 수출됐다가 되돌아오는 '유턴 화물'에 대한 통관 부담도 완화된다. 통관유형 정정 기한이 경과하더라도 과태료 부과를 최소화하고, 수출신고 정정이나 취하 시 벌점도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생활 필수품 수급 안정 조치도 병행한다. 종량제 봉투 수급 차질 우려에 대응해 지방자치단체의 긴급 조달 한도를 한시적으로 해제하고, 품질검수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1일 이내로 단축한다. 아울러 지자체 간 재고를 공유·재배분하는 체계를 구축해 공급 불균형을 해소할 계획이다.
식품위생용품 포장 규제도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대체 포장재를 사용하는 경우 의무 표시사항을 스티커 방식으로 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의약품·의약외품·의료기기 등은 품목허가 변경 심사를 신속 처리하는 패스트트랙이 도입된다.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부족으로 인한 변경 요청에 대해서는 다른 심사보다 우선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시급성이 낮은 도로 보수공사의 일정 조정을 유도하고, 차량용 요소의 기업 간 매칭 및 거래를 지원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로 했다. 농협 비료 공급 물량도 조절해 가격 상승에 따른 농가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첨단전략산업 투자 촉진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지방 투자에 한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승인을 거쳐 일반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규제를 완화하고, 산업단지 내 전략산업 특례기업이 공장 설립 이전에도 토지를 임대하거나 처분할 수 있도록 허용 범위를 넓힌다.
아울러 공공기관이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숨은 규제' 251건도 정비한다. 액화수소 충전시설 설치 기준을 기체수소 수준으로 완화하고, 공영홈쇼핑 입점기업에 대한 판매대금 지급 시점을 기존 정산 마감 10일 이후에서 2일 이후로 단축한다.
정부는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한 소통 창구도 확대한다. 공공기관 내 '기업성장응답센터'를 144개에서 153개로 늘리고, 카카오톡 등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상담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구 부총리는 "거친 풍랑 속에서 키를 잡은 조타수의 심정으로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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