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증대 우려’에서 ‘위험 증대’로
중동 리스크에 물가·내수 흔들
반도체·컴퓨터 호조에 수출은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연합뉴스)
중동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정부 진단이 나왔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지만 고물가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민생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재정경제부는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중동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하방 위험 증대 우려’에서 한 단계 수위를 높인 표현이다.
가장 큰 타격은 물가, 소비 등 민생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 오르며 지난달(2.0%)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중동 전쟁 영향의 직접 타격을 받는 석유류 물가가 9.9% 치솟았다. 고물가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작년 12월부터 두 달 연속 상승세였던 소비자심리 지수는 107.0으로, 지난달보다 5.1포인트 급락했다. 비상계엄 사태 당시 2024년 12월(-12.7p)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할인점 카드 승인액은 32.5% 감소했다.
다만 전달 감소했던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8.0%)이 증가하고, 전체 카드 국내 승인액(8.4%)이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크게 오른 점 등은 긍정적 요인이다. 조성중 경제분석과장은 “내수 부문별로 어려운 부분은 있지만, 전반적인 소비 흐름이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은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3월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49.2% 급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역시 42.7% 늘었다. 주력 수출 품목인 컴퓨터(189%), 반도체(151%) 등이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재경부는 국제 경제 상황을 두고 “중동 전쟁, 주요국 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 환경 악화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 및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교역·성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동전쟁 영향 최소화를 위해 비상경제 대응 체계를 유지하며 상황 변화 및 부문별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추경 신속 집행 및 현장 애로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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