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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소리, 현대의 감각…블루찬트가 펼친 새로운 ‘판’

푸른 조명의 무대에서 무녀 홍효진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전통의 소리, 현대의 감각…블루찬트가 펼친 새로운 ‘판’

푸른 조명의 무대에서 무녀 홍효진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무녀 홍효진이 지화(紙花)가 흩날리는 무대에서 굿의 의례를 공연예술로 풀어내고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동해안별신굿 소리가 전자음악과 시각예술을 만나 동시대 공연예술로 되살아났다.

무녀의 무가에 전자음악의 강렬한 파동이 겹치고, 굿판의 지화(紙花)는 무대미술이 됐다. 오래된 의례의 소리는 그렇게 동시대 관객과 만나는 새로운 ‘판’을 만들었다.

15일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 NEXT-소리초이스’ 무대에 오른 블루찬트의 ‘BIRTH: 지극한 나의 의례’는 전통 굿을 단순히 재현하는 대신 예술적 언어로 풀어낸 무대였다.

판소리와 굿은 서로 다른 예술이지만 소리와 장단, 몸짓과 이야기가 어우러지고 관객과 함께 ‘판’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올해 소리축제가 판소리를 다시 살아 있는 ‘소리판’으로 돌려놓는 데 주목했다면, 블루찬트는 한국의 의례 미학에서 또 다른 전통 소리의 가능성을 끌어냈다.

블루찬트는 동해안별신굿 무녀 홍효진과 지화작가 정연락, 전자음악가 정원기, 미디어아티스트 이진풍이 참여해 각자의 예술 언어로 전통과 현재를 엮어냈다.

무대의 중심은 역시 ‘소리’였다. 홍효진의 무가는 굿 특유의 호흡과 장단을 끌고 갔고, 그 사이를 전자음향이 파고들었다.

낮게 울리는 전자음과 반복되는 비트는 때로 무가와 충돌하고 때로 한 덩어리처럼 맞물렸다. 전자음악은 굿이 가진 긴장과 에너지를 증폭시키며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냈다.

지화와 퍼포먼스도 더해졌다. 굿판을 장식하던 종이꽃은 무대 위 시각적 오브제로 변했고, 무가와 움직임이 어우러지면서 ‘듣는 소리’를 넘어 보고 경험하는 공연으로 확장됐다.

그 안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놓였다. ‘BIRTH: 지극한 나의 의례’는 한 생명을 기다렸던 홍효진의 실제 경험에서 출발한다.

강아지와 물고기, 황금빛 말, 호랑이 등 그가 꿈에서 만났던 존재들이 하나씩 소환되면서 아이를 기다렸던 간절한 마음은 공연의 서사로 이어졌다.

공연 막바지 무녀 홍효진은 객석을 향해 “명 타시고 복 타시고 재수 많이 타시라”고 축원했다. 마지막 ‘살풀이’에 이르자 개인의 간절함에서 출발한 의례는 관객의 안녕과 복을 비는 공동의 굿판으로 확장됐다.

블루찬트의 이번 공연은 오래된 전통의 소리가 현대의 감각을 만나 어떻게 새로운 공연예술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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