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미술사연구시리즈 ‘참여의 미술, 온다라미술관’ 전시.
작가는 작품으로 시대를 말하고, 미술관은 그 목소리를 사회와 연결한다. 1980년대 후반 전주에서 그 역할을 고민했던 온다라미술관이 다시 조명된다.
전북도립미술관은 내년 2월 14일까지 2026 전북미술사연구시리즈Ⅱ ‘참여의 미술, 온다라미술관’을 선보인다.
2022년 시작한 연구시리즈가 그동안 개별 작가를 조명했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작가와 작품을 연결하고 담론을 만들어낸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
온다라미술관은 김인철 관장이 1987년 전주에 문을 열어 1992년까지 운영한 사립미술관이다. 김 관장은 당시부터 미술관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전시만 여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행사, 아카이브 수집까지 영역을 넓혔다. 당시 적지 않은 수강료를 내야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도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미술에 대한 갈증을 채우는 공간이었던 셈이다.
전북미술사연구시리즈 ‘참여의 미술, 온다라미술관’ 전시.
그 성격은 개관전부터 드러난다. 첫 초대작가는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신학철이었다. 김 관장은 신학철의 작품을 접한 뒤 미술이 사회 문제를 이야기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졌다.
전시는 작가가 사회의 문제를 어떻게 작품으로 발언하고, 미술관은 그 이야기를 관람객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지역 작가를 바라보는 시선도 빼놓을 수 없다. 김 관장은 미술관을 열 당시 지역 작가 작품을 일정 비율 이상 소개하려 했고, 실제 전시를 통해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알렸다.
전시장에서는 당시 청년 작가였던 이철량, 박민평, 박인영 등의 작업을 통해 그들이 자신의 시대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살핀다.
전북미술사연구시리즈 ‘참여의 미술, 온다라미술관’ 전시.
미술동인 ‘들·바람·사람들’의 활동도 비중 있게 다룬다. 이들은 비슷한 화풍을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토론과 세미나를 통해 현실을 작품으로 어떻게 발언할지 함께 고민했다. 직접 농촌을 찾아 농민들의 삶을 듣고 ‘농민 주제전’을 만드는 등 농촌과 이농, 빈부 문제를 작업으로 끌어들였다.
온다라미술관의 시선은 전주 밖으로도 향했다. 1988년 뉴욕 아티스츠 스페이스와 연결된 ‘민중미술: 한국의 새로운 문화운동’을 비롯해 서울 그림마당·민과 연계한 판화전을 선보였다. 외부 작가와 새로운 미술 흐름을 지역에 소개하며 지역 미술의 외연을 넓히려 했던 움직임이다.
전북미술사연구시리즈 ‘참여의 미술, 온다라미술관’ 전시.
이번 전시는 김인철이 2005년 12월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 기증한 온다라미술관 소장품 570여 점 가운데 78점도 21년 만에 전북에서 다시 선보인다. 1980~90년대 온다라미술관에서 소개됐던 작품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30여 년 전 온다라미술관이 던진 ‘미술관은 사회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오늘에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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