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국제 정치·경제 전문가들 총집결
지난 2월 말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 이후 글로벌 경제는 다시금 공급망 위기의 파고에 직면했다. 중동 주요국이 생산한 원유와 석유 제품 약 2000만 배럴이 지나는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전 세계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최대 뇌관이 됐고, 홍해 등 대체 항로의 긴장도 부쩍 높아진 상황이다.
국제사회는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겪었던 에너지발(發) 인플레이션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 러시아산 가스가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퇴출되자, 가스 가격과 전기 요금이 폭등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혼란과 손실이 발생했다.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국제사회가 마주한 혼란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계속 지연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처럼 출구 없는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오는 20~2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는 이처럼 혼란한 국제 사회의 앞날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장(場)이 펼쳐진다.
“중동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정의 바뀐다”
행사 전날인 19일 미리 열리는 채텀하우스 토론회에선 최우석 조선일보 부국장의 사회로 한·미·일·유럽의 국제 정치·경제 전문가들이 총집결해 난상 토론을 벌인다. 이들은 요동치고 있는 국제 정세에 중동 전쟁이 미칠 영향과 함께, 이후 세계 질서가 향하게 될 새로운 ‘균형점’이 무엇인지를 놓고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이날 토론에는 국내외 석학과 전직 관료들 외에 현직 인사들도 참석해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채텀하우스 토론은 전문가들의 자유롭고 솔직한 의견 교환을 보장하는 영국 왕립 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의 토론 방식을 따라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비밀에 부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둘째 날인 21일 열리는 ‘지정학적 위기가 재편하는 에너지 전환과 기후 레짐의 미래’ 세션에서는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 소장, 박지성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김효은 글로벌인더스트리허브 대표 등이 나와 흔들리는 국제 안보 상황 속 에너지 공급망의 미래를 예측한다.
유럽과 중동의 반복되는 지정학적 위기로 화석 에너지 시장이 휘청이는 한편, 미·중 패권 경쟁은 배터리,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기존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보완하고, 에너지 안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에너지 전환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같은 날 ‘공급망에서 전력망까지: 핵심 광물이 좌우하는 에너지 안보’ 세션에서는 미 전직의원협회(FMC) 소속 바트 고든, 도나 에드워즈, 빌 플로레스 등 전 미 연방 하원의원들이 중동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현안을 살펴본다.
이들은 에너지 공급망 안보의 개념을 전력 저장과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까지 확대해야 하며, 이를 위한 새 동맹과 정책이 시급함을 지적할 전망이다. 워싱턴을 무대로 여전히 활동 중인 전직 미 하원의원들의 발언을 통해 미국이 구상하는 중동 전쟁 이후의 세계에 대한 힌트를 발견할 수 있다.
혼란스러운 공급망, 세계 경제 향방은?
국가 간 상호의존성에 바탕해 발전해 온 세계가 급격히 분열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수출로 먹고살아온 우리는 무엇에 주목하고 대비해야 할까.
작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석좌교수는 행사 첫날인 20일 열리는 ‘지속 가능한 번영의 동력: 성장의 역사와 미래’ 세션에서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글로벌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그 변화상을 전망한다.
경제사학자인 조엘 모키어는 기술 발전이 장기적인 경제 성장의 기반이 된다는 상관관계를 밝혀낸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이전 강연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수용하고 발전의 계기로 삼는 한국 사회의 개방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한국과 북한을 자주 대조하면서 사회적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21일 세계 금융계의 큰손인 로스차일드 가문의 후계자인 제임스 로스차일드 트루 애로우 파트너스 창립자는 ‘공급망 재편과 탈세계화 시대의 투자 전략’ 세션에서 중동 전쟁 이후의 투자 전략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같은 날 ‘포용적 창업 생태계를 위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의 혁신’ 세션에서는 자국 보호주의가 강해지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도약하는 스타트업 성장 비결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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