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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쟁·봉쇄·인터넷 차단까지"…이란 경제, 실업 대란 속 '복합 붕괴' ...

이란 정부가 보안 문제를 이유로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면서 전자상거래와 IT 서비스 업계가 사실상 마비... 중동 경제 분석기관 MEI(Middle East Institute)는 "이란 IT 산업은 국제 제재 속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보여온 몇 안 되는...

"전쟁·봉쇄·인터넷 차단까지"…이란 경제, 실업 대란 속 '복합 붕괴' ...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란 경제가 산업·고용·디지털 인프라 전반에서 동시다발적 충격을 받으며 심각한 침체 국면에 빠지고 있다. 전쟁 이전부터 이어져 온 국제 제재와 고물가, 통화가치 하락에 더해 최근 항만 봉쇄와 산업시설 공격, 정부의 인터넷 통제까지 겹치며 사실상 ‘경제 비상사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폐허 위에 놓인 이란 국기. [사진=Unsplash]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중동 현지 매체들을 종합하면, 이란 정부 관계자인 골람호세인 모하마디는 최근 전쟁 이후 약 1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최대 200만 명이 직·간접 실업 상태에 놓였다고 밝혔다. 실제 이란 최대 온라인 구직 플랫폼에는 지난 4월 말 하루 동안 31만 건 이상의 이력서가 몰리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제조업과 물류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와 주요 항만 통제로 원자재 수입과 제품 수출이 동시에 차질을 빚으면서 기업들의 생산 중단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부 지역의 한 대형 섬유공장은 직원 800명 가운데 700명을 감원했고, 북부 산업지대에서도 수백 명 규모의 구조조정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산업조정위원회는 “최대 350만 명의 노동자가 직간접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가 단순 경기 둔화가 아니라 “전쟁과 제재, 공급망 붕괴가 결합된 구조적 위기”라고 진단하고 있다.

디지털 산업의 붕괴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 정부가 보안 문제를 이유로 인터넷 접속을 제한하면서 전자상거래와 IT 서비스 업계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현지 경제매체들은 인터넷 차단으로 하루 최대 8000만 달러 규모 경제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인 디지칼라는 최근 직원 200명을 감원했고, 스타트업 플랫폼 캄바는 결국 폐업을 선언했다. 중동 경제 분석기관 MEI(Middle East Institute)는 “이란 IT 산업은 국제 제재 속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보여온 몇 안 되는 분야였지만, 최근 조치로 해외 투자와 인재 유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정부 대응 역시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최근 기업들에 해고 자제를 요청했지만, 기업들은 계약 미연장과 무급휴직 등 비공식 구조조정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물가 대응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60% 인상하면서 중소기업 부담이 오히려 커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제 유가와 환율 불안도 악재다. 이란 리알화 가치는 최근 급격히 하락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생필품 가격이 한 달 새 두 자릿수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경제 전문가 파리드 모타메디는 “전쟁 장기화와 봉쇄가 이어질 경우 이란 경제는 단순 침체를 넘어 장기 불황과 사회 불안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이란 경제가 실패해야 미국이 승리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경제 압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이란 정부는 “외부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경제 상황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청년 실업 증가와 디지털 산업 붕괴가 향후 이란 사회 전체의 불안 요인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현지에서는 생계 악화와 고용 불안으로 인해 해외 이주를 희망하는 젊은 층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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