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AFP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기술주 급락이라는 이중 악재에 직면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킨 가운데, 기술 업종을 중심으로 한 매도세가 지수 전반을 끌어내렸다.
26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 주요 지수는 모두 약세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69.38포인트(1.01%) 하락한 4만5960.11에 마감했다. S&P 500지수 역시 114.74포인트(1.74%) 내린 6477.16을 기록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21.74포인트(2.38%) 급락한 2만1408.08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종전 협상 압박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이란의 석유 통제권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급격히 확산됐다. 여기에 미국 지상군의 이란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시장에는 전쟁 확전 우려가 짙게 드리웠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며 주식시장 전반에 매도 압력을 가했다. 특히 에너지와 방산 관련 이슈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현금 및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였다.
기술주 급락 역시 지수 하락을 가속화한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구글이 메모리 수요를 최대 6배까지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및 관련 기술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에서는 해당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기존 메모리 산업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투자 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이에 따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반도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관련 종목 전반에 걸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일부 대형 기술주들은 단기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이 ‘정치와 기술’이라는 두 가지 변수에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정학적 긴장이 단기간 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며, 기술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까지 더해질 경우 투자자들의 보수적 대응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공포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기술 변화는 장기적 관점에서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외교적 해법에 따라 급격히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이날 뉴욕증시 하락은 단순한 조정이 아닌 복합적인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중동 정세와 기술 업종의 변화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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