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9일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금 등을 받은 혐의로 서을 서대문구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김종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10일 공소시효 완성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종결됐다. 후보 확정 하루 만에 사실상의 면죄부가 주어진 셈이다.
검·경 정교유착 합동수사본부(합수본·본부장 김태훈 대전고검장)는 이날 "전 의원의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되거나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경찰 수사팀의 불송치 결정과 검찰 기록 반환으로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팀은 이미 지난 3일 불송치 결정을 내렸고, 검찰팀이 이날 기록을 반환함으로써 수사가 공식 마무리됐다.
전 후보는 2018년 8월 경기 가평군 소재 통일교 천정궁에서 한일해저터널 사업 등에 관한 청탁을 받고 명품 시계 1점과 현금 2000만~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왔다. 2019년에는 자서전 500권 구입 대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있었다. 합수본은 수사 과정에서 정원주 통일교 총재 비서실장이 785만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 1점을 구입했고 전 의원의 지인이 해당 시계의 수리를 맡긴 사실까지는 확인했다.
그러나 현금 전달 의혹과 관련해서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였는데, 윤 전 본부장이 합수본 조사에서 금품 전달 현장을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소시효 판단의 핵심은 금품 총액이 3000만 원을 넘느냐였다. 뇌물죄의 경우 수수액이 3000만 원 미만이면 공소시효 7년, 3000만 원 이상이면 10년이 적용된다. 합수본은 시계를 포함한 금품이 3000만원 이상이라는 근거를 찾지 못해 공소시효 7년을 적용했고, 2018년 8월이 기준 시점이 되면 기소 가능 시한은 이미 지난 상태였다.
자서전 구입 의혹에 대해서는 통일교의 구매 사실을 전 의원이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비롯한 통일교 관계자들도 전원 불기소됐다.
다만, 합수본은 전 의원의 보좌진 4명을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부산 지역구 사무실 PC 5대를 초기화하고 하드디스크 등 저장장치 3대를 손괴한 것으로 전해됐다. 합수본은 전 의원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 후보는 합수본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지난 4개월 고단한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도, 억울함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시민 여러분의 믿음과 신뢰였다"며 "이제 일만 할 수 있게 됐다"고 감격스러운 심경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부산시장 경선을 치르고 있는 박형준 시장 캠프는 "선거를 54일 앞둔 시점에 공소권 없음과 혐의없음을 한데 묶어 마치 전면 무혐의인 양 포장했다"며 "공소권 없음은 무죄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서지연 대변인은 "시계 영수증, 수리 기록, 세계본부장의 직접 진술이 있는데도 수사가 지연되는 사이 파쇄기는 돌았고 하드디스크는 밭두렁에 버려졌다"며 "시효가 만료될 때까지 수사를 끌어온 것 자체가 직무유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은 부산시의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어제는 민주당 후보로 확정해주고 오늘은 공소시효 지났다며 면죄부를 줬다"며 "수사가 아니라 선거일정에 짜맞춘 협잡"이라고 맹공했다.
한편, 전 후보가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석이 된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는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해당 선거구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퍼블릭 / 김종연 기자 jynews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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