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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가 일반 연초 담배보다 덜 해로울 것이라는 주장과 반대되는 역학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 사용 청소년…천식 위험 13.72배↑
천식은 기관지에 만성 염증이 생겨 기도가 예민해지고 좁아지면서 기침과 호흡곤란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은 폐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상태여서 담배 연기에 더 취약하다. 전자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초미세 입자와 화학물질이 기도 염증을 악화시키고 기관지 과민성을 높여 천식 발생과 증상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담배로 인한 질병’(Tobacco induced diseases)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22∼2024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참여한 전국 중·고등학생 15만9383명을 분석한 결과, 최근 1년 내 천식 진단을 받은 비율은 1.7%였다.
문제는 흡연 형태에 따라 천식 위험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비흡연자를 기준으로 일반 담배만 피우는 청소년의 천식 위험은 1.34배 높았다.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경우에는 4.34배, 궐련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경우에는 9.16배까지 치솟았다. 특히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청소년은 천식 위험이 무려 13.72배에 달했다.
오히려 일반 담배보다 신종 담배 사용자에게 위험 신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성규 센터장은 “전자담배 에어로졸(증기)에 포함된 초미세입자, 중금속,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등의 유해 물질이 아직 면역 체계가 미성숙한 청소년의 기도에 상처를 내고 염증을 일으켜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덜 해로운 담배라는 담배 업계의 마케팅과 달리 신종 담배가 청소년의 폐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도 담배 취급
최근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2026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등학생 흡연율은 3.3%로 전년보다 0.3%포인트 줄었다. 특이한 건 청소년 흡연자 사이에서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형 전자담배를 병행해 사용하는 ‘복합 니코틴 소비’ 양상이 나타나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 청소년 흡연자 중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쓰는 비율은 지난해 61.4%로, 2019년 47.7%보다 높아졌다. 청소년의 70% 이상이 처음 담배 제품을 사용할 때 가향담배(액상형 전자담배 등)로 시작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금까지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사업법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청소년 접근 장벽이 낮았다. 그러나 최근 담배사업법 개정에 따라 액상형 전자담배도 담배로 규정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청소년 흡연율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됐던 액상형 전자담배가 규제망에 포함되면서 청소년 흡연 차단 효과가 커질 거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전자담배, 복부비만 위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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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가 식욕을 억제해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실제 전자담배 사용자의 복부비만 위험은 더 높았다.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a) 최신호에 따르면 가톨릭관동대·연세대 원주의대 공동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성인 1만7890명을 분석한 결과, 전자담배 사용자는 비흡연자보다 비만 위험이 1.98배, 복부비만 위험은 2.03배 높았다.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혼용 흡연자’의 위험은 더 컸다. 연구팀은 일반 담배 흡연자와 비교했을 때 비만 위험은 1.42배, 복부비만 위험은 1.30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전문가들은 니코틴이 일시적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카테콜아민을 자극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전자담배 사용이나 혼용 흡연자들의 경우 니코틴 총흡수량이 더 많거나,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식습관이 불규칙한 경향이 있어 비만 위험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에서 금연 후의 비만·복부비만 위험도는 비흡연자보다 1.4배 높게 나타났지만, 주요 교란 변수(성별, 연령, 신체 활동, 알코올 섭취, 고혈압, 당뇨병 등)를 조정한 후에는 통계적인 유의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금연 후 체중 증가가 반드시 전신 비만이나 복부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금연과 비만 사이의 관계는 다양한 생활 습관 및 임상적 요인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금연과 체중 증가 사이의 인과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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