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단체장 흔적 지우고 새 현안 띄우고…전남광주시 조직개편안 뜯어보니
반도체실 뜨고 인구정책·고향사랑 부서 축소·폐지…통합되니 핵심 현안도 바뀌나
2026년 08월 18일(화) 13:50
민형배 전남광주시장
전남광주시가 최근 시의회에 공개한 통합시 조직개편안은 시정 운영의 중심을 반도체·AI 등 지역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첨단 산업 육성과 지원에 두겠다는 민형배 시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개편안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반도체 산단의 성공적 조성을 지원할 반도체실을 시장 직속 부서로 신설하는 한편, 국가AI컴퓨팅센터를 전담하는 국 단위 원스톱 조직(프로젝트추진단)이 신설되고 동부권에도 고흥 우주산업과 이차전지 업무를 전담할 부서를 새롭게 확대하는 방안이 개편안에 담겼다.
민선 8기 때 핵심 현안으로 꼽혔던 인구정책과 기업도시 육성, 고향사랑과 등은 지역소멸 위기 속 빼놓을 수 없는 이슈임에도, 폐지되거나 축소되면서 ‘전임 단체장 정책 지우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반도체실 만들고 우주산업 키우고=가장 눈에 띄는 개편안은 시장 직속기관으로 반도체실을 신설하는 방안으로 반도체산업정책관도 별도로 운영하는 구상이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서남권 투자의 강력한 컨트롤타워로 만들 계획인데다, 전남광주시가 반도체특별법 및 시행령에 따른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을 추진하는 만큼 정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한 인프라·재원·기업 지원 등의 역할을 총괄할 부서가 필요하다는 민 시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도시인 해남 솔라시도에서 착공한 국가 AI 컴퓨팅센터의 인프라 조성·운영 등을 지원할 전담부서로 국가AI컴퓨팅센터 프로젝트추진단도 만들어진다. 시정 상황실의 경우 통합특별법에 따라 국무회의 상시 배석 배상이 된 데 따라 국무회의 참석 및 현안 건의 업무 등을 맡게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존 과(4급) 단위로 편성됐던 우주신산업과는 우주첨단소재국(3급)으로 확대돼 이차전지·화학철강 등 주력산업의 육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업무를 맡게 됐다.
◇‘기업도시’ 지우고 ‘인구정책’ 축소하고 ‘고향사랑’ 없애고=민선 8기 핵심 현안 사업을 맡았던 일부 부서들의 경우 해체되거나 기능 분산·축소되는 등 역할이 쪼그라들게 됐다.
전남의 대표적 현안인 기업도시(삼호·삼포·구성지구) 개발 업무를 맡았던 기업도시담당관실(4급)은 해체된다. 현재 조직개편안으로는 기업도시담당관실의 업무인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업무는 국가AI컴퓨팅센터 프로젝트추진단으로 이관되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특구 지정, 재생에너지자립도시인 ‘솔라시도’ 조성 업무도 다른 부서로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광주 16개 군 지역이 지역소멸 위기 상태인 점, 젊은층의 ‘탈(脫) 전남’을 막기 위한 친화적 환경 구축과 저출산 지원을 총괄했던 인구청년정책국도 쪼그라져 정책기획국 내 인구정책담당관을 두는 부서로 축소된다.
인구청년이민국의 경우 전남도가 전국 처음으로 국 단위로 신설한 부서로, 인구정책·청년지원·귀농어귀촌지원·출산지원·외국인지원팀 등으로 꾸려진 인구청년정책관실을 확대해 만들어진 바 있다. 당시 지역소멸의 위기 및 외국인 정책 패러다임을 포용적 이민으로 확대·전환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민선 9기 시정 우선 순위에 밀리면서 쪼그라들게 됐다.
전국 최초로 실선된 고향사랑기부 전담조직인 고향사랑과도 사라진다. 현재로는 팀 단위 업무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22개 시·군과의 협업 체계를 구축해 기부자 눈높이에 맞춘 기금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3년 연속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액 1위를 기록한 성과를 내는 데 역할을 했던 부서인데다, 올해 추진키로 했던 ‘국립의대 부속병원 설립 지원 지정기부 사업’ 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기능 축소로 인한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눈치보기식(?) 조직·기능 존치 흔적도 =조직개편안에는 기존 전남청사의 농축산식품국 업무와 유사한 도시농업과를 광역행정본부 밑에 두는 안도 담겨있다.
‘농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농가인구, 경지면적, 가축사육 현황 등에서 전국 최대 수준인 점을 고려해 전남청사에 6개 과를 배치하면서도 도시농업과(광역행정본부), 반려동물정책과(포용사회국) 등은 업무 연관·효율성이 드러나지지 않는 광주청사 부서에 배치, ‘3개 청사의 균형 활용’이라는 원칙을 의도적으로 반영했다는 비판도 시의회 안팎에서 나온다.
한편, 전남광주시는 이같은 조직개편안에 대한 의회 의결을 거쳐 9월 이내 확정한다는 구상이다.
/김지을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