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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세 종말’ 대출규제 고민해야 [기자의눈]

“전세는 사라지는데 대출을 계속 옥죄면 무주택자는 외곽으로 갈 수밖에 없죠.”

‘전세 종말’ 대출규제 고민해야 [기자의눈]

“전세는 사라지는데 대출을 계속 옥죄면 무주택자는 외곽으로 갈 수밖에 없죠.”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전세난에 대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세의 월세화가 구조적 흐름인 것은 맞지만 그 변화가 청년·무주택자에게 끼칠 영향과 그 대안에 대해서는 충분한 고민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전세는 빠르게 줄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4914건으로 1년 전보다 22.2% 줄었다. 전세가 사라지면 남은 선택지는 월세와 매수뿐이다. 30대가 주택 매수에 적극 나서는 배경도 이런 이유다. 올 1~4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건(8만 2857건) 가운데 38.3%가 30대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전세 소멸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현재 대출 규제가 과연 주거 안정을 위한 최선의 해법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금융 당국은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는 것을 비롯해 투기 수요를 겨냥한 대출 억제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 나온 매물이 무주택자에게 이전되려면 이들의 차입 여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 원으로 묶여 있고 담보인정비율(LTV)은 40%다. 생애최초 구입자에 대한 LTV 우대(70%)와 정책대출상 특례가 있기는 하지만 평균 매매가격이 10억 원을 훌쩍 넘긴 서울 아파트 시세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나온 ‘6·27 대책’이 시행 1년을 맞는다. 정책의 공과를 냉정히 따져볼 때다. 섣부른 대출 규제 완화는 집값과 가계부채의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지만 극단적인 규제와 완화만 있는 게 아니다. 무주택 청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등 핀셋 조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국 사회에서 전세는 단순한 임대차 제도가 아니다. 청년들이 주거비를 아껴 자산을 축적하고 내 집 마련으로 가는 주거 사다리로 기능해왔다. 전세 소멸은 곧 자산 형성 기회의 축소가 될 수 있고 이는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전세 종말이 예견된 미래라면 그 이후 대안을 제시하는 것까지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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