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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문가의 눈] 당신의 농업은 스마트하고, 안전합니까?

전시장 중앙을 차지한 자율주행 트랙터는 똑똑한 인공지능(AI)을 품었고 농부의 손에 쥐어진 태블릿PC에는 실시간 위성 영상과 토양 센서 데이터가 흘러나왔다. CES 2026의 가장 큰 화두는 ‘피지컬 AI’의 본격화이다. AI가...

올초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은 농업이 더이상 노동 집약적인 1차산업이 아니라 고도화한 ‘테크산업의 집약체’임을 다시 한번 전세계에 보여줬다. 과거의 농사가 하늘(기후)에 빌고 땀(노동)에 의지했다면 이제는 알고리즘으로 자연을 예측하고 로봇으로 효율을 설계하는 시대다. 전시장 중앙을 차지한 자율주행 트랙터는 똑똑한 인공지능(AI)을 품었고 농부의 손에 쥐어진 태블릿PC에는 실시간 위성 영상과 토양 센서 데이터가 흘러나왔다.CES 2026의 가장 큰 화두는 ‘피지컬 AI’의 본격화이다. AI가 화면 속 데이터를 넘어 실제 농기계와 결합해 물리적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기술이다. 미국 농기계 기업 존디어는 전방 카메라와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작물의 상태를 예측하는 것은 물론, 콤바인의 주행 속도와 탈곡·팬 속도를 자동 조절함으로써 곡물 파손을 최소화하는 지능형 로봇을 선보였다. 숙련된 농부의 ‘안목’을 디지털화해 기계에 이식한 것이다. 농촌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노동력’의 탄생을 의미한다.또한 ‘데이터 기반 농업’은 자연의 불확실성을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이제 데이터는 농작물을 키우는 ‘새로운 비료’ 역할을 한다. 다수의 위성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농경지의 작물 생육, 병해 발생 패턴, 수분 스트레스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관리하고, 여러대의 드론으로 동시에 방제해 작물 재배관리의 효율성을 높인다.더욱이 올해 CES에선 기술의 화려함 뒤 ‘신뢰 기반의 설계’와 정보 보안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농업 AI가 잘못된 데이터를 학습해 엉뚱한 판단을 내리는 ‘AI 환각’ 현상은 자칫 국가 식량 생산망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통신과 농업 데이터를 보호하는 ‘양자 암호화’ 등 고도의 보안 기술이 대두된 배경이다.결국 데이터라는 비료와 AI라는 새로운 노동력, 그리고 이를 보호할 보안 체계를 확보하는 국가만이 미래 식량주권을 지킬 수 있다. 민간이 믿고 활용할 수 있는 고품질 농업 데이터를 생산·관리·공유하는 농촌진흥청 연구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이다.미래 농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농업은 충분히 스마트하고, 안전합니까?” 농진청은 이 질문을 무겁게 되새기며, 현장서 신뢰받는 기술을 개발하고 데이터 가치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이상호 농촌진흥청 기획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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