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톨게이트에 설치됐던 대형 미디어아트 조형물 '무등의 빛'이 고장으로 불이 꺼져있다. 전남일보 자료사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이하 전남광주시)의 첫 관문인 광주톨게이트의 미디어아트 ‘무등의 빛’이 결국 기술적 한계를 넘지 못하고 전면 가동이 중단됐다.
특히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도시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에도 방문객을 맞는 첫 장소에서 초라한 모습을 노출해 지역민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최초 설치비에 버금가는 막대한 보수 비용이 산출되면서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31일 광주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호남고속도로 광주톨게이트에 위치한 ‘무등의 빛’은 지난 2020년 5월 시비 20억3000만원을 투입해 조성됐다.
폭 74m, 높이 8m 규모의 LED 미디어 파사드 3개 면으로 이뤄져 무등산의 사계절과 광주의 다채로운 이미지를 송출해 왔다.
완공 직후 시민 설문조사에서는 85%가 긍정적 평가를 내리며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기대를 모았다.
자연재해·차량 풍압에 만신창이…배보다 배꼽 더 큰 '15억 수리비'
하지만 화려한 불빛은 오래가지 못했다.
무상 수리 기간 종료 후 3년간 강풍과 폭우 등으로 10여 차례 고장이 발생했다.
2023년 강풍으로 전자 모듈판에 이상이 생겨 대규모 보수를 마쳤으나 같은 해 추석 연휴에 또다시 멈췄다.
이어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빗물이 시설 내부로 유입돼 누수가 발생했고 결국 10월부터 전체 전원을 차단하고 가동을 멈춘 상태다.
최근 실시된 진단 용역 결과, 전체 LED 모듈의 50~70%가 작동 불능 상태였고 주요 설비 전반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톨게이트 특성상 사방이 뚫려 궂은 날씨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고속으로 통과하는 차량들로 인해 기기가 지속적인 외부 스트레스를 받는 구조적 한계가 주된 고장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막대한 수리비다.
전남광주시 확인 결과 남은 보험금 9300만원으로 일부 부품을 교체해 당장 불을 켤 수는 있지만 부품 교체만으로는 재고장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전면 보수에는 최초 설치비에 맞먹는 약 15억원이 필요해 재정적 부담이 매우 크다.
10년도 채 안 된 공공조형물에 처음 설치할 때 사용한 규모의 예산을 다시 투입해야 할 실정이다.
답답한 시민 마음과 혈세 낭비 경고…전남광주시 대책은?
장기간 시설이 방치되자 광주를 찾는 시민들의 아쉬움도 커지고 있다.
업무차 광주를 자주 찾는 직장인 정모씨(43)씨는 "과거 광주에 진입할 때마다 화려한 불빛을 보여줘 지역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시설이라고 생각했다”며 “언제부턴가 거대한 구조물 화면이 까맣게 꺼져 있어 답답한 기분이 든다. 광주의 첫인상인 만큼 제대로 관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조형물 설치 시 더욱 철저한 기준 적용을 주문한다.
한 지역 대학 건축학과 교수는 “야외 조형물이 진정한 랜드마크로 기능하려면 기획 단계부터 까다로운 심의와 꼼꼼한 환경 분석이 필수”라며 “비가림막 설치 등 구조적인 보완 없이는 시민 혈세 낭비만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남광주시 관계자는 “야외에 노출된 전자 장치라 기상 상황 등 외부 요인으로 수명이 단축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 등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다. 탄력적 운영 방식을 도입해 기기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안도 함께 고려해 내년도 예산을 차질 없이 확보해 여름 전에는 정상 가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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