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29만 사업장 대상 시범 운영… 시간대별·단일요금 비교해 저렴한 금액 부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매달 전기요금제를 직접 비교·선택해야 하는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와 한국전력이 실제 사용 전력을 기준으로 여러 요금제를 자동 비교한 뒤 가장 낮은 요금을 적용하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6일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최저요금 자동 적용’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시간대별 전기요금제 개편 이후 일부 자영업자들이 제기한 부담 우려를 반영한 후속 대책이다. 특히 저녁 시간대 영업 비중이 높은 음식점과 숙박업, 목욕업 등은 전력 사용 시간을 조정하기 어려워 요금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대상은 계약전력 300㎾ 미만의 일반용전력(갑)Ⅱ 고객 약 29만 곳이다. 이들은 현재 시간대별 전력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체계를 적용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단일요금제를 포함한 다양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동 비교 시스템이다. 한전은 매월 실제 전력 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 시간대별 요금과 새로 도입되는 단일요금을 각각 계산한 뒤 더 저렴한 금액을 최종 청구한다. 사업자가 별도로 계산하거나 요금제를 변경 신청할 필요가 없다.
전기요금 고지서에는 두 방식으로 산정한 금액이 함께 표시돼 소비자가 절감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요금 체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향후 자율적인 요금제 선택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제도가 단순한 요금 인하 정책이라기보다 선택권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대별 요금제는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저녁 시간대 사용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낮 시간대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지만, 업종별 영업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새롭게 마련된 선택형 요금제는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 구조를 달리해 사업자가 자신의 사용 패턴에 맞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만 시범 운영 기간에는 사업자가 별도 선택을 하지 않아도 자동 비교를 통해 가장 유리한 요금이 적용된다.
정부는 전기요금 제도 개선과 함께 에너지 비용 절감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소상공인 대상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에 7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으며, 한전도 자체 재원을 활용해 추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냉난방기와 조명 교체 부담이 큰 영세 사업자를 위해 고효율 LED 조명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보조금 단가도 기존보다 상향 조정했다. 에너지 소비 자체를 줄여 전기요금 부담을 구조적으로 낮추겠다는 취지다.
기후부 관계자는 “요금제 개편 과정에서 제기된 현장의 우려를 반영해 실질적인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했다”며 “소상공인들이 요금제 선택에 대한 고민 없이 합리적인 전기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업종별 전력 사용 특성을 반영한 보다 세분화된 요금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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