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이후 원유 수입 다변화 영향…생산 원활한 유일 국가
석유 최고가격제에 수출량 제한된 업계 “물량 남아, 규제 완화를”
정부 “조치 해제 땐 경유 리터당 2700원까지 오를 수도”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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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경유 대란’에 한국산 경유 구매를 희망하는 각국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한국은 이른바 ‘두 개의 전쟁’ 국면에서 경유를 원활하게 생산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국가로 꼽힌다. 중동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7개월째 이어지는 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제한 조치의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1.84% 오른 배럴당 106.5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9월15일(108.75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국제 원유가 상승세에 세계 경유 대란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치솟으면 가장 직격탄을 맞는 제품이 경유”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석유제품 도매가격(MOPS)을 보면 경유는 중동전쟁 발발 직전인 2월27일 배럴당 92.90달러에 판매됐지만 지난 12일 가격은 168.19달러로 81% 급등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각국은 한국산 경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은 인도와 함께 현재 전 세계에서 경유를 문제없이 생산할 수 있는 국가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 정제시설 상당수가 파괴됐고, 전 세계 경유 수출량의 약 12%를 차지하는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시설 가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은 중동사태 이후 미국과 북아프리카 등 원유 수입처 다변화 정책이 안착한 상태다. 이날도 SK어스온이 베트남 광구 황금낙타 구조에서 지난달 말 원유 생산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주요 산유국이 포함된 세계 5위 수준의 정제 능력을 갖춘 나라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3102만8000배럴이던 한국의 경유 생산량은 2월28일 중동전쟁 발발 이후 내림세를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이 제한됐던 4월엔 2284만9000배럴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7월에 2826만배럴로 증가했고, 8월엔 3056만1000배럴로 3000만배럴대를 회복했다.
관건은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다. 정부는 지난 3월13일 1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면서 석유제품 수출제한 조처를 내렸다. 휘발유·경유·등유의 월별 수출량을 전년 같은 달의 100% 이내로 관리하고, 국내 반출량은 90% 이상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경유는 화물차 운전자, 택배기사, 농민과 어업인 등 생계형 수요자가 많아 특별관리 대상이다.
정유업계는 경유 생산량이 중동전쟁 발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점을 고려해 수출제한 조치가 완화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경유를 최대치로 공급해도 물량이 남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고가격제로 인한 손실을 업체 자체적으로 메울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리다.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경유 수출제한 조치를 쉽게 풀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최고가격제 해제가 현시점에서 이뤄졌을 때 경유 가격이 ℓ당 2600~2700원까지 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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