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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적정환율 1100원대?...원화, 경제 펀더멘털로 재평가되나

지난달 무역수지는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가 전체 교역 환경을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폭이 유지되고 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

적정환율 1100원대?...원화, 경제 펀더멘털로 재평가되나

미·이란 2주 휴전 합의에 환율 1480원대 하락... 여전히 펀더멘털 대비 고환율

무역흑자·RIA 달러 유입 등 수급 긍정적... "리스크 완전 해소 시 환율 급락 대비해야"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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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극적인 2주간 상호 휴전 합의로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에서 1480원대 안팎으로 한숨 돌렸지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한 실질적인 적정 환율은 여전히 1100원대 중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을 짓누르던 지정학적 공포 심리가 완전히 걷히고 나면, 역대급 수출 호황을 바탕으로 한 원화의 진정한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란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와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1470.6원까지 급락했던 달러·원 환율은 이날 장중 148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사흘 만에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휴전 훈풍을 타고 코스피 지수 역시 단숨에 5800선을 탈환하고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시장의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다.

하지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막연한 달러 매수 관성에 휩쓸려 현재의 1400원대 후반 환율을 고착화된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이른바 '환율 착시'라고 지적한다. 최근의 환율 수준은 한국 경제의 내부적인 요인보다 외부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거시경제 지표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가 전체 교역 환경을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폭이 유지되고 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 등 펀더멘털을 고려한 3월 적정 환율은 1158원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그동안 억눌렸던 펀더멘털 개선세를 단번에 반영하며 전쟁 직전 레벨(1440원)을 크게 하회하는 급격한 하락 곡선을 그릴 것이란 관측이다.

외환 수급 측면에서도 달러화 공급이 확대될 우호적인 여건이 속속 갖춰지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외환안정 세제 3종 세트 중 하나인 '국내시장 복귀계좌(RIA)'가 출시 열흘 만에 9만 개 이상 개설되면서, 해외로 빠져나갔던 내국인 투자 자금(달러)의 대규모 국내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국고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까지 더해지면 달러·원 환율의 하방 압력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 호조로 인한 무역흑자와 WGBI 관련 자금이 유입되는 가운데, 달러를 사들이던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작년만큼 강하지 않다"며 "실제로 3월을 기점으로 매수세가 많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4월 들어서는 서학개미들의 매도가 매수를 뒤집은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풍부한 달러 공급은 이미 외환시장의 든든한 방어막 역할을 해내고 있다. 에너지 수입 단가 상승 우려 속에서도, 원유 수입 물량 감소와 수출 급증이 맞물려 창출된 무역흑자가 환율 상승의 부작용을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

류진이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수지 흑자는 경상수지를 통해 달러 공급을 늘려 환율 급등에 따른 부작용을 일부 완충한다"며 "중동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지만, 역대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은 달러 수급 안정성을 높여주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는 국면에서는 그간 축적된 펀더멘털이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되며 환율이 단기 급락할 가능성도 함께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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