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저전력·발열제어·고성능'···국내 연구진, '꿈의 메모리' 구현 기술...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2월 2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SRC), 신진연구자지원사업,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저전력·발열제어·고성능'···국내 연구진, '꿈의 메모리' 구현 기술...

왼쪽부터 KAIST 이근희 박사,김경진 교수,연세대 김경환 교수. (사진=KAIST)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한국 연구진이 반도체 속 전자의 회전 성질인 '스핀'의 교환상호작용 대신,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도는 공전과 같은 움직임인 '오비탈'의 교환상호작용을 이용해 자성을 제어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발열을 줄이고 속도가 향상되며 전력 소모도 적은 '꿈의 메모리' 구현에 한 발 다가서게 됐다.

KAIST는 이경진 물리학과 교수와 김경환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전류를 이용해 자성을 제어하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넘어 전자의 '오비탈 교환상호작용(Orbital exchange interaction)'을 통해 자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 체계를 세계 최초로 정립했다고 16일 밝혔다.

'오비탈 교환상호작용'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돌며 형성하는 궤도(오비탈)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자석의 방향이나 성질을 조절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금까지 차세대 메모리 연구는 전자의 '스핀'에 주로 집중해 왔다. 스핀은 전자가 마치 작은 팽이처럼 스스로 회전하며 만들어내는 성질로, 이 회전 방향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자는 동시에 원자의 중심에 있는 원자핵 주위를 돌며 '오비탈'이라는 궤도 운동도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전자의 오비탈 에너지가 자성체의 오비탈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정보를 전달한다는 원리를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이를 통해 기존 스핀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자석의 성질을 바꿀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전류가 단순히 자석의 방향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석이 특정 방향을 선호하는 성질이나 회전 특성 등 고유한 물성 자체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특히 연구팀의 계산 결과 오비탈을 이용한 제어 효과는 기존 스핀 기반 방식보다 훨씬 강력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이는 향후 반도체 소자에서 스핀 대신 오비탈이 핵심 역할을 하는 '오비탈 기반 전자소자' 시대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실험에서 이러한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까지 함께 제시해 향후 산업계의 기술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근희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전류로 자성을 제어할 때 반드시 '스핀'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라며 "전자의 궤도 운동인 오비탈을 활용해 자성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새로운 관점은 차세대 초고속·저전력 메모리 개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이근희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김경환 교수와 KAIST 이경진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2월 2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SRC), 신진연구자지원사업,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여용준 기자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