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삼성전자가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로 57조2000억원을 공시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전기(2025년 4분기) 대비 185%, 전년 동기(2025년 1분기 6조6900억원 대비 무려 755% 폭증한 수치다. 매출액도 133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73% 늘었다. 물론 증권사의 각종 전망치가 2026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200~300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었지만 1분기 잠정실적은 정말 깜짝 놀랠만큼 많았다.
▲삼성전자 본사. /삼성전자
지난 3월 발표된 2025년 결산 숫자와 다시 찬찬히 비교해 보면 5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은 여러 가지 생각을 들게 한다. 삼성전자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 이해관계자들’도 저 숫자에 엄청 흥분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누가 제일 좋아할까? "모든 이익에는 세금이 붙는다" 국가(국세청)의 눈에는 역대급 세수 호재다. 회계정보는 관리회계 → 재무회계 → 세무회계 순으로 변환된다. 재무제표상 이익이 세법 기준의 과세소득으로 전환돼 국가에 귀속된다. 삼성전자만 내는 세금을 따져 봐야 하니 별도 재무제표 기준 '법인세비용'을 보자.
▲2025년 삼성전자 사업보고서. /DART
2025년 당기법인세 소계는 5조2919억원이었다. 하지만 세액공제 이월 등 최종 법인세비용 합계는 -2505억 원이었다. '현금흐름표'로 확인컨대, 삼성전자가 2025년에 납부한 세금은 2조8000억원이다. 세금이 이래서 어렵다. 미리 낸 거 빼고, 공제받을 수 있는 항목은 조정하고… 즉 정부가 실질적으로 매년 걷어 들이는 세금은 장부상 수치와 크게 다를 수 있다.
이런 복잡한 셈법을 제쳐 두고 2026년의 이익에 대한 추정 세금은 계산해 볼 수 있다.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만 57조2000억원이고, 연간 컨센서스가 300조원이라고 한다면, 세액공제를 감안해도 납부 법인세는 최소 15조~20조원에 달할 것이다. 2025년 연결 기준 현금납부 법인세가 약 7조1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두 배 또는 그 이상이다. 국세청이 이미 계산을 마치지 않았을까.
▲2025년 별도 기준 삼성전자 법인세 비용. /DART
삼성전자 직원들도 주판을 두드리고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의 성과급(PS, Profit Sharing)은 영업이익 기반으로 산정된다. 2025년에도 DS(반도체) 부문의 당기 영업이익은 21조6000억원으로, 전기 10조8000억원의 두 배로 늘었다. 2026년은 그 이상이니 반도체 부문은 전례 없는 성과급 재원이 쌓인다.
임직원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 부럽지 않은' PS 한도를 뚫을 수 있을 것인지 연초부터 기대에 부풀 수밖에 없다. 물론 이는 회사의 인사정책과도 관련된 것이니 반드시 영업이익 상승 추이와 같을 순 없다.
▲삼성전자 2026.3.19 공시. /DART
마지막 환호할 외부 이해관계자는 투자자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달 19일 '기업가치제고계획'을 자율공시했다. 내용 중에 ‘주주환원과 정기 배당’에 관한 언급이 있는데 3년간 Free Cash flow의 50% 중에서 배당금을 책정한다고 써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20만6000원(10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1219조원. 현재 PER은 31.38배(2025. 12월 기준)이고, 목표주가는 28만8000원(네이버 금융 기준)이다. 현재 주가 대비 약 39%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계산된다. 컨센서스는 예측에 불과하나 57조원의 영업이익은 투자자 눈에는 긍정적인 시그널만 보게끔 만든다.
한 장의 잠정실적 공시가 국가에는 세수 예측의 근거가 되고, 임직원에게는 성과급의 예고편이 되며, 투자자에게는 매수·매도의 신호가 된다. '영업이익'이라는 단순 재무제표 상 숫자가 아니라 이해관계자 각자의 이해(利害)를 명확히 하는 공통 언어다.
물론 잠정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1분기 보고서가 공개되는 5월 중순이면 정밀한 판단이 가능해진다. 그때까지 57조2000억원이라는 숫자는 각자의 선에서 '○○의 숫자'로 읽힌다.
이승환 재무제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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