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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재계 조명] 재계의 상속자들 23-아모레퍼시픽 그룹 서호정 씨 "서경배 ...

아모레퍼시픽 그룹 후계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가 확실한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결혼과 이혼 과정을 거치면서 후계자로서의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서민정 씨는 현재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다.

[재계 조명] 재계의 상속자들 23-아모레퍼시픽 그룹 서호정 씨 "서경배 ...

“장녀 서민정 씨 배제, 새로운 후계자로 부상"

아모레퍼시픽 그룹 후계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가 확실한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결혼과 이혼 과정을 거치면서 후계자로서의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서민정 씨는 현재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다. 그룹 측은 그녀가 국내에 있는지조차 모르겠다며 선을 긋고 있다. 반면 민정 씨의 동생 호정 씨가 지난해 그룹 경영에 합류하며 새로운 후계자로 부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일가에 일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추적해 본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기원은 창업주 서성환 회장의 어머니이자 개성상인이었던 윤독정 여사가 1932년 개성시내에 열었던 ‘창성상점’에서 비롯되었다. 윤 여사는 이곳에서 여성용 화장품이라고 할 수 있는 동백기름을 만들어 팔았다. 아들인 서성환 회장은 어머니가 만들어 파는 동백기름을 보면서 화장품의 생리를 터득했고 화장품 사업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

동백기름으로 시작한 ‘창성상점’이 그룹의 모태

서 회장은 1945년 광복이 되자 어머니가 세운 창성상점을 ‘태평양상회’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인 화장품 사업에 나서게 됐다. 태평양만큼이나 큰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웅지와 태평양을 건너 세계로 진출하겠다는 도전 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서 회장은 개성에서 서울로 사업 터전을 옮겨 사업의 기틀을 다지기 시작했다. 이때 내놓은 제품이 ‘메로디크림’이다. 이 제품은 대 히트작이었다. 그러나 6.25전쟁이 터지면서 시련이 닥쳤다. 서 회장은 전란의 와중에도 화장품 원료를 싣고 부산으로 내려갈 정도로 화장품에 대한 집념을 보여줬다.

서성환 회장의 태평양 화장품 신화

부산에서 그 유명한 ‘ABC포마드’를 내놓아 또 다시 히트를 친다. 서 회장은 환도 이후 서울 후암동에 새 터전을 마련해 이른바 ‘용산’ 시대를 열었다. 서 회장의 화장품에 대한 신화는 이때부터 이어진다. 1954년부터 시작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태평양 화장품의 인지도를 전국적으로 알린 계기가 됐다. 서 회장은 1956년 현 사옥이 있는 용산으로 이전하며 다시 한 번 도약을 시작했다. 기술자들을 해마다 독일과 일본에 유학시켜 수많은 인재들을 길러낸다. 1960년대 들어 태평양은 방문판매업을 도입, 가정에만 머물던 여성들을 사회에 진출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태평양에서 도입한 방문판매업은 태평양을 소규모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발전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화장품업계의 사관학교라는 이름도 이러한 서 창업 회장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사업가 정신에서 나왔다.

1990년대 들어 화장품업계에도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태평양에서 일을 배운 사람들이 하나씩 나가 화장품 회사를 차렸는가하면 외국 유명 메이커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건설 금융 청과업 등 사업을 확장하던 태평양에 위기가 닥친 것이다. 사업을 구조조정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

당시 서 창업 회장의 두 아들이 그룹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었다. 장남인 서영배 씨는 1982년, 차남 경배 씨는 87년 입사시켜 후계자 교육을 시켰다. 나중에 장남은 건설 증권 청과 쪽으로 경영을 전담토록 했고 차남은 그룹 기획실을 맡겨 구조조정을 총괄토록 했다. 서경배 회장은 화장품 외에 다른 사업들은 과감하게 매각하는 결단을 내렸고 결국 그 시도가 이후 터진 IMF사태를 무난하게 넘길 수 있었다.

장남인 서영배 회장은 태평양개발과 알짜기업인 중앙청과를 물려받아 독자 경영에 나섰고 서경배 회장은 차남이었지만 모기업인 태평양 화학을 물려받아 오늘의 아모레퍼시픽 그룹으로 만들었다. 그룹이 분리될 때만 해도 장남이 물려받은 회사들이 알짜 회사여서 동생이 독차지 했다는 평가는 없었던 게 사실이다.

2세 서경배 회장의 신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아모레퍼시픽그룹제공)

2023년 서성환 창업주가 영면하고 난 뒤부터 2세인 서경배 회장의 신화가 시작됐다. 서경배 회장은 가업인 화장품 사업에 올인 하면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미국과 프랑스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라네즈’ ‘마몽드’ 등의 브랜드를 선보였고, 2011년부터는 ‘설화수’와 ‘이니스프리’ 등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개척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기는 한때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서 회장 취임 후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10년 만에 약 10배 늘어났으며 영업 이익은 21배나 폭증했다. 아모레의 주가도 치솟았다. 2014년 11월경에는 주당 250만 원을 넘어섰다. 당시 최고의 주식 부자였던 삼성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은 2위의 주식 부자로 등극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보다 많은 수치다.

온갖 매스컴은 서경배 회장의 찬사로 이어졌다. 제조업에 인문경영학을 입힌 경영인이라며 칭송했다. 5천 원짜리 주식이 10분의 1로 액면분할 한 것도 이 시점이다. 회사의 성장에 힘입어 새 사옥 건립에 나섰다. 새 사옥 건립 계획은 2009년부터 시작돼 근 10년 만인 2018년 완공됐다. 영국의 저명한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에게 설계를 맡겨 지하 7층 지상 22층 규모로 국내 단일 빌딩 중 가장 큰 면적인 5만7천여 평으로 지어졌다. 이 신사옥은 2019년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가 주최한 어워즈에서 2개 부문 대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새 사옥 입주 후 먹구름...아모레퍼시픽홀딩스로 체질개선 중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아모레퍼시픽제공)

서경배 회장은 새 사옥 준공식에서 ‘새 사옥은 그동안 볼 수 없던 새로운 아름다움을 내세워 아시아뷰티로 세계 고객과 소통하는 거대한 구심점이며 세상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바꿔나가는 미의 전당이 될 것’이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새 사옥 입주 후부터 아모레에 먹구름이 덮치기 시작했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한한령’을 실시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급기야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이중으로 아모레는 타격을 면할 수 없었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곤두박질 쳤다. 이때부터 서경배 회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재계에 나돌기 시작했다. 특히 서 회장이 인수한 미국 뷰티 브랜드 ‘타타하퍼’의 실적 부진에 말들이 많았다. 타타하퍼는 자연 유래 성분을 활용한 미국 클린뷰티 브랜드로 북미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던 제품으로 서 회장이 2022년 1681억 원에 인수했다. 야심차게 인수한 제품이지만 인수한 해부터 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해 지난해 상반기에만 116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서 회장은 나름 이 난국을 타개하고자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고 사명도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아모레퍼시픽홀딩스로 개명하며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희망 퇴직을 실시했고 고기능성 제품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경영혁신으로 지난해 홀딩스의 매출은 4조6232억원,영업이익 3680억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9%, 영업이익은 52%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매출 4조 원을 회복한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영업 이익 역시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후계구도...장녀에서 차녀에게 그룹 대권 이동되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개막일인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 25.8.14.

회사가 정상 궤도에 들어서면서 다시 불거진 것이 후계 구도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아모레의 후계자는 장녀 서민정 씨로 거의 기정사실화 했다. 1991년생인 민정 씨는 서울 대원외고를 거쳐 미국 코넬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전략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하다 아모레에 경력 사원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왔었다. 그녀는 중국 장강상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수료하는 등 철저하게 후계자 코스를 밟았었다. 2020년 삼성 이건희 회장의 처가인 보광창업투자 홍석준 회장의 아들인 정환 씨와 결혼할 때는 재벌가의 상징적인 결혼으로 불릴 정도로 매스컴의 조명을 받았다. 그룹 후계자로의 입지도 확고했었다.

그러나 그 결혼이 8개월 만에 파경으로 이어졌고 이때부터 여러 가지 소문들이 돌기 시작했다. 민정 씨가 이혼 후 재혼을 하려하는데 부친인 서경배 회장 반대로 성사를 이루지 못했다는 얘기에서부터 완전히 부친의 눈에서 멀어졌다는 얘기까지 온갖 얘기들이 재계에 회자됐다. 이후 민정 씨는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룹 측에서도 민정 씨의 현재 생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실제 민정 씨의 재혼 여부와 국내 거주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장녀인 민정 씨가 그룹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부각되기 시작한 이가 그녀의 동생인 서호정 씨다. 호정 씨는 1년 전만 해도 그룹 내에 아무런 직책이 없었고 그룹 후계자로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1995년생인 호정 씨는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2018년 졸업한 뒤 경력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녀가 그룹 경영에 합류한 것은 지난해 7월 아모레퍼식픽홀딩스의 자회사인 오설록에 PD(Product Development)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였다. 현재 그녀는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담당하며 업무 경험을 쌓고 있다고 그룹 측은 밝히고 있다. 홀딩스의 지분도 2.28%를 보유, 언니인 서민정씨와 근소한 차이로 갖고 있다. 명실상부하게 후계자가 되려면 절대적인 지분을 갖고 있는 서경배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 받아야하는 처지다. 그랬을 경우 천문학적인 증여세를 어떻게 마련하느냐도 관건이다.

아모레퍼시픽 그룹 서경배 회장의 둘째딸인 서호정 씨가 그룹 후계자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다. 1963년생인 서경배 회장이 기업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어 후계자를 거론하기에는 이른 점도 있다. 그러나 재계에선 장녀에서 차녀에게로 그룹 대권이 이동할 것이란 전망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글 홍성추(Queen 이코노미퀸 회장) 사진 아모레퍼시픽 그룹, 이코노미퀸 DB

홍성추 언론인…

필자는 서울신문 기자 때부터 30년 넘게 재벌가를 취재해 온 재벌 전문기자. 서울신문 산업부장 때 기획 연재한 ‘재벌가 혼맥 인맥 대 탐구’는 재벌집안의 이면사를 다룬 최초의 기획이었다. 이 기획은 나중에 ‘재벌가맥’으로 출간 되었으며 우리나라 최초 로 재벌 3세를 정면으로 다룬 저서 ‘재벌3세’와 논문으로 ‘재벌가 분쟁 유형 연구’가 있다. 국내 최초로 재벌가 이야기를 다룬 유튜브 채널 ‘홍성추TV’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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