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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태성 칼럼] 모른다고 봐주지 않는다, 세법의 가장 잔인한 속성

카카오페이나 토스처럼 규모가 큰 PG사는 거래 자료가 사실상 실시간으로 과세 당국에 연동된다. 반면 소규모 업체들은 자료 제출 주기가 느리거나, 국세청의 개별 요청이 있을 때 비로소 자료를 넘기는 구조다. 홈택스...

[장태성 칼럼] 모른다고 봐주지 않는다, 세법의 가장 잔인한 속성

장태성 세무사

[파이낸셜리뷰]

세금 2억 원, 그 고지서가 도착하던 날

사무실을 찾아오는 이들 중에는 말없이 종이 한 장을 내미는 사람이 있다. 떨리는 손끝이 가리키는 그 용지에는 '2억 1천만 원'이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박혀 있다. 손이 떨리는 건 그들이 나약해서가 아니다. 믿었던 것이 함정이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냥 영업사원 말 믿고 조금 사용한 것뿐인데, 이게 말이 됩니까?"

말이 된다. 그것도 완벽하게. 지금 이 순간에도 사업자 미등록 상태로 영업 중인 사람들, 혹은 두 대의 POS기를 나눠 쓰며 매출을 쪼개는 사람들이 같은 외줄 위를 걷고 있다. 왜 이들이 국세청의 그물을 벗어날 수 없는지, 그 냉혹한 구조를 짚어본다.

"아무 연락이 없으니 괜찮겠지"라는 착각

처음에는 영업사원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이름도 낯선 소규모 PG사, 즉 결제대행사를 이용하면 사업자번호 없이도 카드 결제가 된다는 것이었다.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일이 1년, 2년이 지나도 아무런 탈이 없었다. 국세청으로부터의 연락도, 어떤 예고도 없었다. 그렇게 3년이 흘렀고, 그 사이 매출은 조용히 12억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국세청이 몰랐던 것은 아니다. 다만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카카오페이나 토스처럼 규모가 큰 PG사는 거래 자료가 사실상 실시간으로 과세 당국에 연동된다. 반면 소규모 업체들은 자료 제출 주기가 느리거나, 국세청의 개별 요청이 있을 때 비로소 자료를 넘기는 구조다. 홈택스 화면에 내역이 뜨지 않는다고 안전한 것이 아니다. 국세청은 그 자료가 한꺼번에 넘어오는 순간을 조용히 기다리며, 그 기다림의 시간 동안 가산세라는 이자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불어난다.

본세보다 무서운 것, 가산세

3년이 지나던 해, D 사장의 거래 자료는 원 단위까지 국세청으로 통째로 넘어갔다. 결과는 처참했다. 본래 납부했어야 할 본세는 약 1억 4천만 원이었다. 여기에 사업자 미등록 가산세로 매출의 1퍼센트가 붙었고, 무신고 가산세로 세액의 20퍼센트, 고의성이 인정되면 최대 40퍼센트까지 부과된다. 납부를 미룬 기간만큼 일별로 쌓이는 납부지연 가산세도 빠짐없이 올라왔다. 본세 1억 4천만 원 위에 가산세만 7천만 원이 쌓였다.

처음부터 신고했더라면 내지 않아도 됐을 돈 7천만 원이, '몰랐다'는 이유 하나로 청구된 것이다. 세법은 모른다는 항변을 들어주지 않는다. 그것이 세법의 가장 냉정한 속성이다.

먼저 움직이는 자에게만 선택지가 생긴다

만약 D 사장이 국세청의 통보를 받기 전에 스스로 신고를 택했다면 어땠을까. 무신고 가산세의 최대 50퍼센트를 감면받을 수 있었다. 수천만 원을 아낄 수 있는 선택지가 분명히 존재했지만, 그는 그 기회가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지금 소규모 PG사를 이용하며 아무 연락이 없다는 이유로 안심하고 있다면, 그것은 폭풍 전의 고요다. 국세청이 먼저 연락해 오면 선택지는 납부와 체납, 둘뿐이다. 그러나 납세자가 먼저 움직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감면이라는 선택지가 열리고, 전략을 짤 여지가 생긴다.

사업자 없이 쇼핑몰을 운영 중이거나, 신고를 빠뜨린 기간이 단 한 해라도 있다면 지금 즉시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무신고 기간이 얼마인지, 그리고 자진 신고 시 감면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세금의 굴레는 누군가 대신 끊어주지 않는다. 스스로 움직일 때만 끊긴다.

장태성 세무사 약력

(現)장태성 세무사 사무소 대표세무사

(前)세무법인 택스로 킨텍스지점 대표세무사

(前)동경세무회계 대표세무사

장태성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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