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분상제)를 적용받지 않는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건축비가 2년 새 최대 7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택지비가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급증한 건축비가 분양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동일한 건설사가 같은 재개발 지역에서 시공하는 아파트 단지의 건축비가 2년 만에 크게 늘면서 비용 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을 재개발해 공급되는 ‘푸르지오 마크원’의 최고 분양가는 전용 59㎡ 기준 14억6060만 원, 전용 84㎡ 기준 17억657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2024년 분양한 장위6구역 재개발 단지인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의 9억6700만 원, 12억1100만 원보다 각각 51.0%, 45.8% 상승한 수준이다.
눈에 띄는 것은 건축비 상승 속도다. 입주자 모집공고를 분석한 결과 3.3㎡당 건축비(계약 면적·최고가 기준)는 전용 59㎡가 1309만 원(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에서 2219만 원(푸르지오 마크원)으로 2년 새 69.5% 상승했다. 전용 84㎡ 역시 각각 1226만 원에서 1901만 원으로 55.1% 올랐다. 동일 지역에서 같은 건설사가 공급한 단지임에도 건축비가 2년 만에 55~70%가량 상승했다.
건축비와 함께 분양가를 구성하는 택지비는 2년이 흘렀음에도 되레 낮아졌다. 3.3㎡당 택지비(계약 면적 기준)를 보면 전용 59㎡의 경우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는 1132만 원, 푸르지오 마크원은 955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분양가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의 경우 전용 59㎡ 기준 건축비 비중이 53.6%였지만 푸르지오 마크원은 69.9%까지 높아졌다. 전용 84㎡ 역시 같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그만큼 분양가에서 택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졌다. 감정평가를 통해 산정되는 택지비가 아닌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는 건축비가 분양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장위뉴타운의 건축비 규모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에서 공급되는 ‘드파인 아르티아’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드파인 아르티아의 전용 59㎡ 주택형의 3.3㎡당 건축비는 약 1406만 원으로, 푸르지오 마크원의 2219만 원의 63.4% 수준에 그쳤다. 전용 84㎡ 역시 약 1219만 원으로 장위10구역보다 크게 낮았다. 드파인 아르티아의 분양가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8.9% 수준으로 푸르지오 마크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분상제 적용 단지와의 격차는 더욱 크다. 지난해 11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은 하이엔드 수준의 설계와 커뮤니티 시설을 갖췄음에도 분상제 적용으로 3.3㎡당 건축비가 775만 원 수준에 그쳤다. 분양가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17.5% 정도다. 4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초구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도 전용 84㎡ 분양가가 25억2000만~27억6000만 원에 달했지만 건축비는 6억9000만~7억6000만 원으로, 분양가의 27.6%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건축비 상승 자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6.9로 전년 동월 대비 4.4% 상승했다. 이는 8개월 연속 최고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 환율 상승, 고급 커뮤니티 확대, 층고 상향, 대형 지하주차장 조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상승,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서울 신축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단지의 경우에는 고분양가에도 청약이 몰려 분양가가 점점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분상제 적용 단지와 비교하면 비분상제 단지의 건축비 상승 폭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상제 단지는 기본형 건축비와 가산비 항목을 공개하고 심사를 거치지만 비적용 단지는 택지비와 건축비 총액만 공개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리서치랩장은 “정비사업의 경우 일반 분양가를 높이면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분양가를 높이기 위해 건축비가 높게 측정되는 유인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조합원들의 부담이 수분양자들에게 전가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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