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광주·전남 통합, 독소조항 등도 세밀히 살펴봐야”
광주일보 13기 독자위원회 2차 회의
3월 16일 광주일보 9층 편집국 회의실
2026년 03월 17일(화) 19:30
제13기 광주일보 독자위원들이 지난 16일 편집국 회의실에서 양혜승 (가운데) 위원장 주재로 독자위원회 회의를 하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양혜승 전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광주·전남 광역의원 공약 이행 점검’ 시리즈는 인상 깊었다. 단체장을 감시·견제해야 할 의회 의원들의 능력과 자질을 판단할 수 있는 공약에 대한 점검과 평가는 지역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 당장 의회 구성이 다양화되기 어려운게 정치적 현실이기 때문에 실력있고 자질있는 인물이 활동할 수 있게끔 제대로 평가하고 개혁해야 한다.
지역 부동산 기사의 가장 큰 문제는 독자들이 느끼는 ‘어려움’이다. 요즘은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넘쳐나는데 신문 기사는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진다. 특히 경제나 부동산 분야는 어려운 용어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광주·전남 아파트 입주전망지수 급반등…지역 주택시장 드디어 회복하나’<1월 14일자 9면>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입주전망지수가 100을 기준으로 좋고 나쁨을 따지는데, 이는 결국 사업자들의 인식일 뿐이다. 입주는 일반인이 하는 것인데 사업자의 전망이 좋다고 해서 집을 사려는 시민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기사만 봐도 알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기사의 신뢰도 문제도 짚어봐야 한다. 일부 기사 중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취재원 한 명의 입만 빌린 경우가 종종 있다. 전문가나 지역 업계 관계자라는 표현으로 끝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취재 여건상 어려움은 있겠지만 책임 있는 취재원 확보를 통해 기사의 질을 높여야 한다.
‘“이제 열자” “아직 아니다”…무안공항 재개항 ‘엇갈린 외침’’<3월 10일자 7면> 기사는 재개항을 반대하는 유가족 협의회와 이제는 문을 열어야 한다는 지역 관광업계의 목소리를 대비시켰다. 유가족들의 반발로 인해 무안공항 재개항 시점이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은 자칫 유가족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억지를 부린다는 식의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우려스러웠다.
◇김은영 전남문화재단 대표이사=심각한 저출생과 맞벌이 육아문제가 여전히 이슈인 현실에서 ‘엄마기자의 육아일기’를 매우 흥미롭고 의미 있게 읽고 있다. 그간 이러한 기사가 맞벌이 육아문제를 대상화하는 것이었다면 ‘엄마기자의 육아일기’는 광주일보 엄마기자들이 첫돌이 지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의 시선으로 직접 겪고 있는 육아일상의 현실과 제도의 미비점, 자녀 돌봄 서비스의 현황 등을 연재해 공감을 주고 있다. 엄마기자의 육아일기 프롤로그 ‘직장과 가정 사이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1월 2일자 16면>을 시작으로 구체적인 수치 등 꼼꼼한 취재와 더불어 ‘아이는 나라에서 키워야 한다’는 대 아젠다 등 국가차원 보편적 지원을 제언하는 등 시대 공감을 주는 기사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올해 초 대한민국을 강타한 가장 큰 이슈는 전남 광주 통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으로 온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산업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고 나머지 지역은 지역소멸이라는 엄청난 위기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고 균형발전을 이룰 방안 중의 하나로 대한민국 1호 통합은 광주 전남이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러한 뜨거운 이슈를 역사 정체적 의의와 정체성 우려 등을 담아 추진과정을 취재하면서 지역경쟁력을 위한 여러 관심사를 보도와 분석 기사를 통해 꾸준히 단단하게 전해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와 함께 광주전남 통합과 지방선거가 모든 뉴스를 압도하는 시즌이지만 우리 일상 생활에 밀접한 기사도 반가웠다. ‘우리 면(面)엔 슈퍼 없는데...기본소득 나와도 쓸데가 없네’<1월 10일자 6면>의 경우 곡성읍에 마트 등 생활 인프라 집중 속 사용처 면 단위 제한에 무용지물이라는 기사를 통해 행정서비스의 섬세하지 못한 부분을 잘 짚어주었다. 최근 통합문화이용권, 청년문화예술패스, 여성농민바우처 등 정부에서 지급되는 다양한 복지수당이 많아졌는데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워 잔액이 많이 남는 등 구조적인 문제점 등을 함께 다루는 것도 제안한다.
최근엔 자연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오랜 시간의 축적으로 이루어진 숲이나 정원도 순식간에 조성이 가능함에 따른 탓인지 도시의 가로수도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하루아침에 마구잡이 벌목에 몸살 앓는 가로수 의 상황을 짚은 기획보도는 시사점을 주었다.
◇이기훈 광주시민사회지원센터장=현재 광주의 모든 이슈는 전남광주통합 문제다. 대부분의 언론이 장미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지만 졸속추진, 통합법에 담긴 독소조항, 제왕적 통합단체장 등 우려에 대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적게 다뤄지고 있다. 이같은 우려를 광주일보에서 잘 다뤄주면 좋겠다.
옛 전남도청이 마침내 복원을 마쳤다. 지난 2015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개관 이후 처음으로 완전체의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외형적인 복원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가 남았다. 바로 도청의 운영 주체를 명확히 설정하는 문제다. 현재 지역사회에서는 문화전당과 옛 전남도청을 분리해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별도 기관으로 설립·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복원 이후 운영 방식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아 향후 논란의 소지가 큰 만큼, 문화전당과의 공존 혹은 분리 여부를 포함한 운영 주체 문제를 분명히 해야 한다.
<2월 3일 1면>을 시작으로 5회 연재된 ‘100년 전통 충장로상권 ‘광주의 심장’이 식어간다’시리즈에서는 충장로 3곳 중 1곳이 빈 점포인 이유를 높은 임대료로 꼽았다. 문화전당을 중심으로 집중 투자가 돼 가고 있는데 정작 문화전당과 인접한 충장로는 쇄락을 맞고 있는 언발란스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 부분을 단순히 임대료 측면에서만 접근한건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문화전당과 연계된 기대·파급 효과,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을 같이 짚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광주·전남 아기 울음소리 늘었다…출생아 수 가파른 증가’<1월 29일 자 2면> 기사를 통해 출생아 증가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바로 다음날 1월 30일 자 1면에는 ‘광주도 늙어간다’는 보도가 나왔다. 불과 하루 차이로 희망적인 소식과 비관적인 전망이 담긴 기사가 연이어 나오다 보니 독자 입장에서는 두 기사 사이의 연관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역의 인구 구조 변화라는 큰 틀에서 볼 때 상충되는 지표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해석돼야 하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철 변호사=‘청년 정착 꿈꿨지만 정착 못하는 청년마을’<3월 4일자 6면> 기사를 시작으로 하는 청년마을 시리즈 기사가 인상 깊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우리 지역에 남아있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지원을 해줘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현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관련한 기사들이 활발하게 나오고 있다. 시와 도 통합 이후 문화예술과 장애인 노인 등 우리 사회 취약계층에게는 어떤 구체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더욱 세밀하게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행정 통합의 큰 뼈대가 잡힌 뒤에 하부적인 부분도 차례로 정리가 되겠지만 통합에 따른 시너지 발휘 부분에 있어 궁금증을 갖고 있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해당 분야는 현재 광주시와 전남도에서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데 통합 이후에는 효율성 측면에서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도 깊이 있게 다루면 좋겠다.
이와 함께 12·29 제주항공여객기참사 관련 보도 역시 단순한 사고 경위 파악을 넘어 유가족의 아픔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점검 등 다각적인 시점에서 심도 있게 다뤄지고 있다. 재난 보도가 단순한 기록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도록 다양한 기획을 구상해 보면 좋겠다.
◇박홍철 광주소비자연맹 회장=광주일보 유튜브 채널에서는 주로 기아 타이거즈 야구나 중앙 정치 관련 내용 위주로 다루고 있다. 지역 언론의 핵심인 지역 현안을 심도 있게 다루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단순히 조회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역 현안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왜 독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고민해 봐야 한다. 독자들이 지역 신문을 찾는 이유는 결국 내가 사는 지역의 이야기와 나에게 밀접한 정보를 얻고 싶기 때문이다. 영상이 다소 투박하고 거칠더라도 지역민들은 자신들의 삶과 직결된 이야기가 나오면 흥미를 느끼고 시청하게 된다. 지역 콘텐츠는 수익성이 낮다는 편견에 머물지 말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문제다. 광주시는 아직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지 않았지만 전남도는 이미 진입한 상태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어떻게 생의 마지막을 품위 있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지역 공동체의 핵심 화두다. 특히 연령대가 높은 노인 독자층에게는 본인의 삶을 반추하고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실질적이고 흥미로운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형진 남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광주는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실패라는 위기를 맞았지만 오히려 AI와 모빌리티 예산을 대거 확보하며 미래 산업 전략을 성공적으로 재정비했다. 지난 2025년 10월 입지 선정 탈락 직후 광주시가 국가 NPU 컴퓨팅센터라는 대안을 제시했고 2026년 국비 예산에 기획용역비가 반영됐다. 건립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나 중앙정부가 그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광주시가 확보한 AI 산업 예산이 12개 사업 735억 9000만 원 규모에 달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 지원을 넘어 광주가 여전히 AI를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2027년 개교 예정인 AI영재고 운영비를 정부가 전액 지원하기로 한 것은 광주가 인재를 직접 육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됐다는 상징성을 지닌다. 중차대한 시점에 광주일보가 지역 구심점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 광주가 맞이한 기회와 도전 과제들을 시민들에게 상세히 알리고 정부 예산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 날카롭게 감시해주면 좋겠다. 인프라 고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해 광주가 진정한 AI 중심도시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이자 비판자가 돼야 한다.
◇박종호 광주시 공공건축가=지역 청년 유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현장에서 직접 공부하고 일하는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광주시가 일자리와 돌봄 체계 구축을 위해 1조 5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고 한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이 결실을 거둬 청년들이 타지로 떠나지 않고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주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실제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광주에서 실력을 쌓은 유능한 인재들이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올라가고, 정작 이들의 생활을 뒷바라지하는 부모들은 광주에 남겨진 안타까운 상황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무장애 버스정류장이 실제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보장에 어떠한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시설물을 설치했다는 행정적 성과를 넘어, 그 정류장을 매일 이용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시설의 실효성과 그 속에 담긴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것은 지역 언론으로서 매우 의미 있는 보도가 될 것이다.
/정리=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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