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륨 수입의 65%가 카타르산
현물 가격 어느새 두 배 뛰어
도이치뱅크 “韓 재고 6개월 수준”
IBK “실질적 쇼크는 감지 안 돼”
(연합뉴스)
글로벌 금융권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둘러싼 ‘헬륨 리스크’가 언급된다. 최근 이란의 공격으로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다. 천연가스 액화 공정의 부산물로 얻어지는 천연자원인 헬륨 공급도 차질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도이치뱅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헬륨 현물 가격이 두 배로 상승했다”며 “한국은 헬륨 수입의 65%를 카타르에 의존 중인 만큼, 상황 장기화 시 (한국 반도체 기업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도이치뱅크는 “한국 반도체 기업은 현재 완충재가 6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재고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이치뱅크는 반도체 공급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의 경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증시 충격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했다. 도이치뱅크는 2026년 2월 기준 대만의 외국인 지분율은 약 47%, 한국의 지분율은 약 34.8%라는 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두 시장 모두 달러 순유출이 벌어지고 있다. 헬륨 부족이 업계 전반의 생산 중단을 유발할 경우 아시아 시장에서 외국 자본 유출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타델증권도 비슷한 우려를 내놨다. 노샤드 샤(Nohshad Shah) 시타델증권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채권 영업 총괄은 3월 23일 보고서에서 “카타르는 전 세계 헬륨 생산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헬륨은 첨단 반도체 제조에 꼭 필요한 핵심 원재료”라며 “헬륨은 저장이 매우 어렵고 시스템 내 완충 재고도 약 45일분에 불과하다. 이미 분쟁이 시작된 이후 가격은 두 배로 뛰었다. 이는 반도체 생산과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에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노샤드 샤 총괄은 3월 16일 보고서에서도 “투자자는 최선을 기대하되 최악을 대비해야 한다”며 “전쟁 리스크가 과소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당장의 재고 부족은 없다고 분석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반도체 업체의 자체 재고 비축, 헬륨 재사용 시스템 도입, 가스 업체와 기체결된 장기 공급 계약, 그리고 3월 중순까지의 국내 헬륨 수입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아직 실질적인 쇼크는 감지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