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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자진사퇴’한 이종훈 전 회장 ‘장기말’에 불과, KBO 장악 야욕 놓지 못한 A회장 언제까지?[SS 포커스]

“아직도 그러고 다니세요? 그룹에서도 자제하라고 말씀드렸는데….”

KBO, 이종훈 총재 후보 24일 자진사퇴 뜻 밝혀

단순 해프닝으로 보기엔 개운치 않은 뒷맛 남아

‘총재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대기업 오너일가’

그룹 차원 경고 불구 KBO·구단 장악 미련 남아

내용 상세히 아는 그룹 회장이 ‘결자해지’ 해야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아직도 그러고 다니세요? 그룹에서도 자제하라고 말씀드렸는데….”

수년 전이다. 당시에도 한국야구위원회(KBO) 수장 교체 시기였으니 3~4년 정도 된 듯하다. 인기구단을 운영 중인 한 그룹 홍보 관계자가 야구계에 떠도는 소문에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 관계자는 “구단과 한국 야구에 대한 사랑이 매우 큰 분이시기는 하다. 모양새 안좋게 그만두셨으니 아쉬움이 남으셨을 수도 있다”면서도 “구단에서도 난감한 표정을 지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서, 그룹 차원에서 정중하게 말씀드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오너 일가이자 별도의 기업체를 운영하는 A회장 얘기다. A회장은 거의 모든 경기를 현장에서 ‘직관’한다. 감독실 라커룸 등에 불쑥불쑥 나타나기도 하고, 경기에서 패하기라도 하면 문자메시지나 전화로 크게 호통을 치는 등 분노한 모습을 여러차례 드러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KBSA)협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이다. 총재가 바뀔 때마다 ‘아무개를 총재 특보로 임명해달라’ ‘사무총장은 아무개가 좋겠다’ ‘왜 능력도 없는 아무개를 요직에 쓰느냐’는 등 인사에 관한 의견을 가감없이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이나 KBO 모두 “아직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지위에 계신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왜 이러시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3~4년이 지난 올해도 비슷한 얘기가 계속 들린다. 차기 총재 후보를 찾아달라거나 현 총재의 연임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져달라는 문자메시지를 야구인과 구단주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구단 고위관계자는 구단주에게 이런 얘기를 전해듣고 “언제까지 이러실 셈인지 모르겠다” “야구계에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는 위치라고 정말 믿는 것 아닌가”라고 성토했다.

A 회장에 관한 얘기가 커지는 시기에 그와 깊은 관련이 있는 이종훈 DYC그룹 전 회장이 불쑥 KBO 차기 총재 후보로 추대됐다. A회장이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그와 사교 모임 회원인 다른 기업 오너를 통해 이른바 ‘우회 추천’한 셈이다.

이 전 회장의 과거 행적은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상황. 부정여론이 들끓었고, 현시점에 KBO 행정 시스템을 흔들려는 위험한 시도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전 회장은 24일 KBO에 ‘후보를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일단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같은 일이 반복할 가능성은 높다. A회장은 여전히 구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이고, 구단의 모그룹에서도 실질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다.

A회장은 전임 총재들에게도 문자메시지나 전화로 KBO 운영과 인사 개입을 수차례 시도했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다른 구단이나 야구인들에게 총재들을 힐난하는 만행도 서슴지 않았다. 실제로 이들 전임 총재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안고 쫓겨나듯 KBO를 떠났다. “A회장이 야구계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용히, 넓게 퍼진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 전 회장의 불출마로 KBO 이사회는 허구연 총재를 단독후보로 추천할 확률이 높아졌다. 그러나 100%는 아니다. A회장이 주말새 또다른 후보를 내세워 추천을 종용할 수도 있어서다.

이런저런 시도에도 뜻을 이루지 못하면, KBO 흔들기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그룹 오너인 ‘진짜 구단주’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KBO와 KBO리그는 물론, 기업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행위는 ‘결자해지’가 답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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