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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자율주행 막힌 중국산 테슬라 차주들 ‘불법 탈옥’ 무더기 적발

테슬라 중형 전기 SUV ‘모델 Y’의 모습(자료사진.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테슬라 중형 전기 SUV ‘모델 Y’의 모습(자료사진.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산 테슬라 등 감독형 자율주행시스템(FSD) 기능이 막힌 차에서 비인가 장치로 해당 기능을 강제로 켜는 이른바 ‘탈옥’을 한 차주 등 80명이 공소청에 넘겨졌다. 이들은 해외에서 비인가 장치를 들여오거나 자체 제작했고, 수사를 피할 ‘흔적 지우기’ 요령까지 공유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선 합법인 FSD를 국내 테슬라 차량 4대 중 3대는 못 쓰는 점을 두고는 기술 변화에 뒤처진 제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해외 직구·직접 제작… ‘흔적 지우기’도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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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들이 사용한 FSD 활성화용 비인가 장치 (서울경찰청 제공)

27일 서울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5월부터 이달 초까지 FSD 기능을 무단으로 활성화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80명을 송치하고 장비 21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중국산 테슬라 등에서 편법으로 FSD를 켜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파악해 4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내에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특례를 받는 미국산 테슬라만 FSD를 쓸 수 있다.

피의자들은 주로 유럽·중국 등에서 비인가 장치(칩)를 구입해 차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FSD를 활성화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하는 40대 남성은 해외 사이트에 공개된 소스코드 등으로 장치를 직접 제작했다. 대다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험담이 올라오면 ‘어디서 샀느냐’는 댓글로 정보를 공유한 사례였고, 별도의 브로커나 전문 판매 조직은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FSD를 활성화한 뒤 차량에 기록을 남기지 않는 방법 등 수사를 피할 정보를 공유한 이들도 있었다.

서울청 교통범죄수사팀 관계자는 “무단으로 활성화한 FSD는 정식 업데이트를 제때 받지 못해 차량이 주행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등 오작동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탈옥’에 나선 건 대다수 차량이 FSD를 쓸 수 없어서다.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테슬라코리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등록 테슬라 23만8968대 중 FSD를 쓸 수 있는 차량은 미국산 5만3477대(22.4%)였다. 미국산은 미국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국내 기준도 충족한 것으로 인정된다. 반면 중국산 등 나머지 18만5491대(77.6%)는 사용이 막혀 있다. 중국산은 국내 기준을 따라야 하는데, 국토부는 FSD가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다.

● 미국산만 되고 중국산은 안 되고

문제는 이 차이가 실제 안전성을 비교해 검증한 결과는 아니라는 점이다. 국토부가 주로 문제 삼는 건 ‘자동차 규칙’의 주행보조 조향장치 조항이다. 차로를 바꿀 때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FSD는 스스로 판단해 차로를 바꾼다는 것이다. 안전성이 아니라 과거에 만들어진 조문 형식 때문에 같은 차량이 합법과 불법으로 갈리는 셈이다. 전기차를 타는 박승현 씨(31)는 “실제 성능 검증도 없이 생산 지역에 따라 허용 여부가 갈리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테슬라코리아는 국토부에 FSD 적합성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자율주행’이라는 이름이 사고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등 유럽에선 ‘운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테슬라가 이름을 ‘주행보조’로 바꿨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자율주행을 쓴다. 국산 차 등에 탑재된 주행보조 기능인 적응형 순항제어장치(ACC)를 맹신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적잖다. 민주당 조인철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 8월까지 ACC 작동 중 발생한 고속도로 사고는 32건으로, 23명이 숨졌다. 치사율이 71.9%로, 같은 기간 전체 고속도로 사고(10.4%)의 약 7배였다.

전문가들은 주행보조 기능 불법 개조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철저히 단속하되, 뒤처진 국내 규정을 현실에 맞게 고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성용 중부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전공 교수는 “기술 변화에 맞춰 검증 절차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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