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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임원은 됐고, 장인이 좋다"…LG전자 '사내 1%' 전문가 키운다

인공지능(AI)과 전장, 반도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산업 경쟁의 축이 빠르게 기술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기업 인사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임원은 됐고, 장인이 좋다"…LG전자 '사내 1%' 전문가 키운다

LG전자, 연구위원 15명·전문위원 7명 등 22명 선발

AI 냉각솔루션·전장·디지털 트윈 등 미래 사업 인재 전면 배치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도 관리자 대신 현장형 전문가 무게

여의도 LG전자 사옥./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과 전장, 반도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산업 경쟁의 축이 빠르게 기술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기업 인사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조직과 사람을 관리하는 관리자형 승진 못지않게 한 분야를 오래 파고든 전문가를 별도 트랙으로 키우는 흐름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인재를 붙잡아 두는 일이 곧 미래 경쟁력이라는 판단이다.

LG전자는 최근 연구위원 15명, 전문위원 7명 등 총 22명을 2026년도 연구·전문위원으로 선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전문위원은 연구개발(R&D), 생산, 품질, 디자인 등 각 직무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성과를 인정받은 인력에게 부여되는 사내 전문가 트랙이다.

후보 추천부터 전문성·역량 심층 리뷰, 최고경영진 주관 선발위원회까지 거쳐 직무별 상위 1% 수준의 소수만 선발하는 방식이다. 올해 신규 선발 인력을 포함하면 LG전자 내 연구·전문위원은 모두 222명이다.

이번 선발은 미래 사업과 맞닿은 분야에 힘이 실렸다.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 소자재료연구소 김정섭 연구위원은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개발 성과를 인정받았다. 전장사업을 맡는 VS사업본부 김동욱 연구위원은 운전자 시선에 따라 초점을 조절하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HUD) 등 차세대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 공로를 인정받았다.

에코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본부 박노마 연구위원도 디지털 트윈 기반 AI 능동제어 연구를 주도한 점이 반영됐다. 전문위원 역시 특허, 상품기획, 디자인, 품질 등 다양한 직군에서 선발됐다.

LG전자는 2009년부터 연구·전문위원 제도를 운영해 왔다. 연구개발 인력은 연구위원으로, 그 외 전문직군은 전문위원으로 구분해 각각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와 전사 핵심 과제 수행을 맡기는 구조다. 선발 인력은 일반 조직과 분리된 환경에서 별도 처우를 받으며 전문 분야에 몰입하게 된다.

다른 대기업들도  기술 인재를 별도 트랙으로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 51명, 상무 93명과 함께 펠로우(Fellow) 1명, 마스터(Master) 16명을 선임했다. 회사는 AI, 로봇, 반도체 등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이끌 리더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12월 ‘2026 기술전문가 임명식’을 열고 19명을 새 기술전문가로 임명했다. SK하이닉스는 HE(Honored Engineer), DE(Distinguished Engineer), 마스터, 명장 등 체계를 운영하며 반도체 기술 개발과 현장 난제 개선 역량을 갖춘 인재를 별도 트랙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일반 임원과 별도로 연구위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보고에 따르면 연구위원 수는 2024년 20명, 2025년 13명으로 집계됐다.

재계 인사의 방향은 관리자 중심 승진 체계에서 기술 권위자 중심 체계로 조금씩 이동하는 흐름이다.  AI와 전장, 반도체, 차량 소프트웨어처럼 기술 융합이 빨라질수록 보고를 받는 관리자보다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 한 명의 가치가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 우대 제도가 상징적인 직함이나 보상에만 머물면 실제 연구 성과와 사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별도 처우뿐 아니라 연구 몰입 환경, 장기 평가 체계,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까지 함께 뒷받침돼야 기술 인재 트랙이 보여주기식 제도를 넘어 실전형 성장 체계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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