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이 19일 취임 후 첫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30%대에 머문 국정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면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참모 역할을 정립하고, 당·청 간 정책 조율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훈식 전 비서실장이 인사 낙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만큼, 인사 검증 체계를 정비하는 것도 임 실장의 당면 과제로 꼽힌다.
임 실장은 이날 오후 1시 첫 수보회의를 주재했다. 오후 5시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한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우리의 목표는 오직 이재명 정부의 성공이고 그것이 곧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길”이라고 밝혔다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임 실장은 “때로는 반 보 앞에서, 때로는 반 보 뒤에서 대통령을 보좌해야 한다”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옳은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임 실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 15일 첫 지시로 비서실장실에 ‘익명 쓴소리 제안 창구’를 설치하도록 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임 실장이 실무형이라고 하더라도 실무로 가면 안 된다”며 “현 정부의 지지율 하락 요인과 위기 요인을 종합적으로 큰 틀에서 조망하면서 메시지를 선 굵게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영 내의 문제는 무엇이고 중도층 통합은 왜 안 되는 것이며 외교·안보의 어려움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며 “대통령 심기를 경호하거나 한두 개 자잘한 사안에 대응하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엑스에 “상관에게 필요하지만 불편할 수 있는 얘기를 자기 손실을 감수하고 하는 참모가 진짜 참모”라며 “필요한 얘기인데 자기 보신을 위해 하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한 더불어민주당 중진 A 의원은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부족한 게 있으면 채워 넣을 수 있는 보완재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건 안 된다’는 얘기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비서실장이 쓴소리 역할을 맡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레드팀 역할은 시스템으로 해야지 사람으로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당·청 간 소통을 강화해 정책 혼선을 줄이는 것도 임 실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최근 부동산 세제와 농지 전수조사,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검토 등을 두고 정책 혼선이 빚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정책을 발표한 뒤 여당 등이 뒤늦게 반발하고 청와대가 입장을 조정하는 일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민감한 현안일수록 정책 발표 전에 여당과 충분히 소통해 이견을 조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 중진 의원은 “당과 청와대가 서로 잘 소통해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끔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책 혼선이 생긴 다음에 수습하면 늦다. 사전에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혼선을 줄이기 위해 주요 정책은 청와대나 정부가 아닌 여당이 발표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도 과제다.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권 내부의 논란과 갈등을 마무리하는 것이 청와대의 가장 급한 과제”라며 “최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 절차가 여당 내 강경파의 반발로 잠시 보류되는 등 청와대가 여당 내 강경파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청와대와 여당 사이의 관계 설정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사 검증 체계 재정비도 임 실장의 과제다. 강훈식 전 비서실장이 용혜인·김승원 장관후보자 낙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만큼, 부실 검증 논란이 되풀이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인사 때문에 지지율도 떨어지고 문제가 생겼다”며 “당연직 인사위원장인 비서실장이 법무부 장관, 경찰청장, 공소청장 등 남은 인사 검증을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부터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며 “대통령이 누구를 원한다고 해도 검증해서 아니면 아니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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