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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차의료 내시경 학회 첫 시험대…'실무·안전' 가능성 확인

AI 보조 내시경, 진정 내시경, 대장질환 진단과 치료, 헬리코박터 감염부터 위암까지 이어지는 임상 흐름 등 강의 구성은 1차 의료기관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상황을 중심으로 짜였다. 이론적 고도화보다는 '바로 진료에...

일차의료 내시경 학회 첫 시험대…'실무·안전' 가능성 확인

일차의료소화기내시경학회 정승진 학술이사, 이언숙 회장, 강준호 부회장. 사진=박으뜸 기자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일차의료 내시경을 별도의 교육·학술 영역으로 정립하려는 시도가 첫 학술대회를 통해 구체화됐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무형 교육과 환자 안전, 질관리까지 아우르는 프로그램이 실제 운영되며, 기존 내시경 학술 체계와는 다른 방향의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로 평가된다.

일차의료소화기내시경학회는 5일 서울성모병원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제1회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창립 이후 처음 열린 공식 학술행사로, 위·대장 내시경의 표준화와 환자 안전, 실무 중심 교육 체계 구축을 전면에 내세웠다.

일차의료소화기내시경학회는 지난해 12월 창립 때부터 '현장 중심'의 교육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해 왔다. 이번 학술대회의 핵심은 기존 내시경 학술과의 결을 달리한 '실무형 교육'에 있었다.

AI 보조 내시경, 진정 내시경, 대장질환 진단과 치료, 헬리코박터 감염부터 위암까지 이어지는 임상 흐름 등 강의 구성은 1차 의료기관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상황을 중심으로 짜였다. 이론적 고도화보다는 '바로 진료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장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분명하게 체감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승진 학술이사는 "기존 소화기내시경학회나 대장내시경학회 강의를 보면 수준이 높은 강의가 많지만, 실제 1차 의료기관에서는 하지 않는 내용도 적지 않다"며 "일부 강의는 마치 고난도 시술 경험을 보여주는 데 집중된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현장에서는 거리감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평소 궁금했던 부분, 실제 진료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다루고 내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강의가 많았다는 평가를 들었다"며 "회원 눈높이에 맞는 강의 구성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환자 안전과 질관리 영역이 강하게 부각됐다. 진정내시경 약물 관리, 합병증 대응, 내시경 세척·소독 등 감염관리 교육이 주요 축으로 구성됐으며, 일부 세션에서는 핸즈온 실습까지 포함돼 실제 술기 숙련과 관리 역량을 동시에 다루는 구조가 마련됐다.

이언숙 회장은 "일차의료에서 내시경을 시행하는 의사들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 이른바 '가려운 부분'을 해결해주는 교육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기존에도 소독 세션을 운영해 왔지만 이번에는 전문성을 더 강화하고 핸즈온 코스까지 추가했다. 이에 대한 현장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고 말했다.

최근 검진센터와 건강보험 질평가 과정에서 내시경 소독은 가장 관리가 어렵고 기준 준수가 미흡한 영역으로 지목된다. 이로 인해 평가 과정에서 지적을 받거나, 일부 사례에서는 환수로까지 이어지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학회는 소독과 질관리 교육을 단순 이론이 아닌 실질적인 대응 중심으로 강화하고, 교육 단계에서부터 현장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학회는 교육을 넘어 제도적 과제까지 함께 발굴했다. 현재 국가 암검진 내시경 질평가에서 교육 이수 인정이 특정 학회 중심으로 제한된 구조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다양한 전문과 의사가 내시경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교육 인정 체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또 2028년 도입이 예고된 대장내시경 국가암검진과 관련해서도, 일차의료의 역할을 반영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일차의료 내시경의 핵심은 검진 과정에서 조기 위암과 대장암을 놓치지 않고 발견하는 것"이라며 "이 역할에 맞는 교육과 제도 설계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학회는 기존 내시경 학회와의 '경쟁'이 아닌 '역할 분화'로 방향성을 잡았다. 고난도 시술 중심의 3차 의료 교육과, 일차의료 환경에서 요구되는 기본 내시경과 질관리 교육은 필요로 하는 내용 자체가 다르다는 인식이다.

강준호 부회장은 "1차 의료에서 볼 수 있는 환자 범위가 있고, 일부 환자는 3차 병원으로 보내는 기준에 대한 논의가 강의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회는 가정의학과뿐 아니라 내과, 외과 등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을 포함해 내시경을 시행하거나 관심 있는 모든 의사들에게 열려 있으며, '현장을 기반으로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개방형 학회'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내시경 인증의 체계와 학회 구조는 당분간 가정의학회와의 공조 속에서 운영된다.

이 회장은 "당분간은 가정의학회와 함께 가는 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아직은 신생 학회인 만큼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향후 학회가 성장하면 독립적인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첫 학술대회 규모는 절대적 숫자보다 참여 배경에서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교육 평점 인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사들이 참여한 것은 교육 자체의 필요성과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란 진단이다.

이 회장은 "평점 인정이 제한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참석한 만큼 교육 자체의 가치가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며 "첫 번째 학술대회 치고는 나쁘지 않은 참여이고, 가정의학과뿐 아니라 타과에서도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1차 의료에서 내시경을 시행하는 의사들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학회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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