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엿새 만에 이란 공격…같은 날 이집트 내 미 소유 가스시설 피격
‘이라크 합공’ 사우디 참전이 확전 불 지펴…“호르무즈 통제권이 불씨”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엿새 만에 재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라크 내 이란 대리세력을 공격하고 이집트에서도 미국 시설이 타격을 받는 등 중동 곳곳에서 전선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29일(현지시간) 엑스를 통해 “미 동부시간으로 오후 8시(테헤란 시간 30일 오전 3시30분) 이란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며 “이번 공습은 전날 이란이 중동 주둔 미군에 공격을 시도한 데 대한 강력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 언론들은 남서부 후제스탄주의 여러 도시와 케슘섬이 공격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이집트에 있는 미국 소유 액화천연가스(LNG) 저장 설비가 무인기(드론) 타격을 받기도 했다. 다만 이 공격의 배후는 확인되지 않았다. AP통신은 중재국인 이집트가 그간 미·이란 전쟁 중 직접적인 공격을 받지 않은 국가라며 “이 공격의 배후가 이란 혹은 이란 세력으로 확인되면 분쟁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의 이번 공습은 지난 24일 대이란 공습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지 엿새 만에 재개된 것이다. 대대적인 공습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을 예고하는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다. 이제 우리가 그들을 타격할 차례이며 이란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우리는 (이란을) 두들겨 팰 것”이라며 욕설을 섞어 말하기도 했다.
이란 대리세력과 사우디가 충돌하는 이른바 ‘제2의 전선’에서의 대리전도 격해지고 있다. 앞서 미국은 이란의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사우디와 함께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인민동원군(PMF)을 공격했다. PMF 관계자는 이란 군사고문 6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지난 2월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분쟁 개입을 자제해온 사우디는 이란이 미군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을 잇달아 공격하자 결국 군사행동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이란에 ‘레드라인’을 설정하며 추가 공격을 억제하려는 경고성 조치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이란 외교부는 이날 미·사우디의 이라크 공격을 두고 “이라크의 국가 주권과 영토 보존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자 유엔 헌장 및 국제법 기본 원칙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전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요르단의 미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하는 등 이례적으로 선제공격에 나섰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하미드레자 아지지 독일 국제안보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공격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백악관 방문과 관련한 신호”라고 말했다.
중동 내 여러 지역에서 전황이 악화되면서 당분간 분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는 이날 이란이 쿠웨이트, 바레인 등에 있는 미군기지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모나 야쿠비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동 프로그램 국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 확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란의 핵 야망 등에 관한 우려는 말할 것도 없고 적대 행위와 일시적 휴전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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