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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렉 스타] 글래스돔, 유럽 탄소 규제, 공급망 생존 가르는 '데이터 장...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글래스돔이 공장 데이터 수집·분석 기술을 앞세워 유럽 자동차 공급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협력사에 탄소 발자국 데이터 제출을 요구하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렉 스타] 글래스돔, 유럽 탄소 규제, 공급망 생존 가르는 '데이터 장...

윤태진 글래스돔 유럽법인장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글래스돔이 공장 데이터 수집·분석 기술을 앞세워 유럽 자동차 공급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협력사에 탄소 발자국 데이터 제출을 요구하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윤태진 글래스돔 유럽법인장은 "탄소 발자국은 전기차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제조업이 대상"이라며 "제품 탄소 발자국을 어떤 데이터로 계산했는지, 결과가 얼마인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 팩토리나 공장 자동화는 경쟁자가 이미 많지만 탄소 발자국은 달랐다"며 "흐름을 빠르게 읽은 덕분에 주요 제조사들과 거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협력사에 탄소 발자국 데이터를 카테나-X(Catena-X) 방식으로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카테나-X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SAP, 지멘스 등이 주도해 만든 자동차 산업 전용 데이터 생태계다. 참여 기업들은 공급망 탄소 배출량과 품질·물류 정보를 카테나-X를 통해 안전하게 공유한다.

윤 법인장은 "협력사 입장에서 완성차 업체의 데이터 요구는 거래 관계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사안"이라며 "탄소 발자국을 시작으로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정보 요청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테나-X 참여자 수가 역대급으로 늘고 있다"며 "작년 한 해 등록 고객사 수보다 올해 1~3월에 등록한 수가 이미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탄소 규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지역마다 다르다. 유럽 제조 기업들은 탄소 이슈를 이미 경영의 기본 요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규제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크다. 그러나 범유럽적으로 구축된 탄소 규제 기조를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폭스바겐은 약 8000개 협력사에 데이터 연동 준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소 발자국 계산의 핵심은 원자재 단계부터의 공급망 실측 데이터다. 평균값으로 계산하면 실제보다 탄소 수치가 높게 나와 불리하다. 준비가 안 된 협력사는 거래에서 밀릴 수 있다. 요구 수준도 높아지는 추세다. 데이터 제출에서 시작해 탄소 배출량 자체를 일정 수준 이하로 맞추라는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글래스돔의 목표는 탄소 영역 안에서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단순 계산을 넘어 탄소 절감 방법을 제시하고, 부품 교체 시 탄소 변화를 시뮬레이션하는 기능을 솔루션에 추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분석 고도화도 계획하고 있다.

창업 이후 누적 투자액은 200억원으로, SK·두나무·엠파트너스·롯데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시리즈A까지 완료한 상태다. 삼성전기, 삼성SDI,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SK넥실리스, LS일렉트릭, 엘앤에프 등 국내 주요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디일렉 이수환입니다. 오늘은 흥미로운 기업과 이야기를 나눠볼까 하는데요. 글래스돔이라는 기업입니다. 글래스돔의 윤태진 본부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일단 글래스돔, 합성어 같은데요. 유리와 돔, 약간 화원 같은 느낌도 드는데, 간략하게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글래스돔의 윤태진이라고 합니다. 현재 글래스돔 유럽법인장을 맡고 있습니다. 글래스돔은 2019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된 기업입니다. 글래스돔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저희가 공장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인데, 그 공장 데이터를 한눈에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지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금 공장의 여러 요소를 한눈에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하셨다고 하셨는데요. 이런 솔루션들을 보면 굉장히 복잡한 레이어로 구성돼 있습니다. 공장 자동화를 구현하려면 지멘스나 로크웰 오토메이션 같은 다양한 구성 요소들이 필요한데, 호환이 잘 안 되는 문제도 있죠. 사물인터넷(IoT)와 같은 것들도 단말기를 달아서 데이터를 뽑아와도 특정 장비에서는 로우 데이터 자체를 고객사가 볼 수 없게 막혀 있는 경우도 많고요.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는 장비사가 내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창업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주목했던 문제가 바로 그 부분입니다. 지멘스나 로크웰, 앨런브래들리 같은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라고 하는 되게 작은 컴퓨터들이 공장마다 다양한 브랜드로 혼재돼 있는데, 이 PLC들의 데이터를 한꺼번에 수집하는 것을 제대로 해내는 기업이 거의 없었고, 한다 해도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그 문제를 파고들어, IoT 게이트웨이 디바이스를 직접 개발하고 PLC 브랜드별 프로토콜을 그 안에 탑재했습니다. 이를 통해 여러 장비의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고, 5G나 와이파이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곧바로 클라우드로 올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공장의 가장 큰 페인 포인트였던 데이터 수집 문제를 먼저 해결한 거죠. 그리고 그 데이터를 클라우드 형태로 빠르게 시각화해서 보여드림으로써, 기존에 SI 방식으로 진행할 때 들던 막대한 비용 대신 연간 구독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 디바이스는 직접 개발하신 건가요?

디바이스 자체는 어드밴텍 같은 전문 제조사 제품을 활용하고 있고, 그 안에 들어가는 프로토콜과 드라이버는 저희가 엔지니어링해서 탑재한 겁니다.

-회사가 2019년에 설립됐는데, 고객사가 굉장히 다양하고 한국 기업들도 꽤 많이 보입니다. 어떤 배경인지 궁금합니다.

2019년 창업 직후 코로나가 터지면서 창업자분들이 한국에 오셔서 국내 기업들을 많이 만나셨고, 한국을 기반으로 회사를 키우다 보니 한국 고객사가 많은 상황입니다. 저희가 제공하는 솔루션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공장 데이터 시각화 솔루션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스카다(SCADA) 형태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드리는 것입니다. 설비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중앙 모니터실에서 한눈에 볼 수 있게 하고, OEE(설비 종합 효율)까지 계산할 수 있는 공장 자동화 솔루션입니다. 다른 하나는 2022년부터 기획해 2023년에 출시한 탄소 발자국 솔루션입니다. 공장 데이터 수집이 잘 안 되는 문제를 파악하다 보니, 탄소 발자국 계산도 그 문제로 인해 어렵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마침 2022년 유럽에서 EU 배터리법이 나오면서 제조 기업들이 크게 타격을 받겠다고 판단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소 발자국을 빠르게 계산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솔루션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은 겁니다.

-EU 배터리법 얘기가 나왔는데, 유럽 법인도 맡고 계시니 직접 체감하시는 부분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취지는 좋지만 지금처럼 정세가 불안정하고 유럽의 전동화 목표도 당초 계획보다 많이 늦어진 상황에서, 기업들이 탄소 발자국에 실제로 수요를 느끼는 건지, 아니면 그냥 규제 때문에 억지로 하는 건지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현지 분위기가 어떤가요?

유럽에서 다양한 업종의 고객사들, 자동차·배터리·철강 등 여러 분야를 만나다 보면 말씀하신 기조가 분명히 존재하긴 합니다. 독일 총리도 지금은 퍼포먼스와 매출이 먼저라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하죠. 하지만 범유럽적으로 구축된 탄소 규제 기조를 되돌리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그래서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다들 움직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유럽 제조 기업들을 만나보면 탄소 이슈가 이미 내재화돼 있다는 겁니다. 반면 한국이나 저희가 요즘 사업을 확장하려는 베트남 같은 곳에서는 '정말 해야 하나'라는 의구심이 아직 많습니다. 기조가 확연히 다릅니다.

-전동화 일정이 계속 늦춰지고 독일 제조업 상황도 좋지 않은데, 이런 거룩한 이야기들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탄소 발자국은 전기차에만 해당하는 게 아닙니다.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제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전동화 속도와는 별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규제도 EU 배터리법뿐만 아니라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ESPR(지속가능제품규정)에서 다루는 디지털 제품 여권 제도도 마찬가지인데, 결국 그 안에 담기는 핵심 정보가 '제품 탄소 발자국을 계산했는가, 어떤 데이터로 계산했는가, 결과는 얼마인가'입니다. 그러다 보니 유럽 제조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게 점점 기본 요건으로 내재화되는 분위기입니다.

탄소 발자국 솔루션은 저희가 특화해서 잘 개발해낸 솔루션인 만큼 시장 니즈에 잘 맞게 가져가고 있습니다. 스마트 팩토리나 공장 자동화는 오랫동안 해온 분야다 보니 경쟁자가 이미 많고 저희도 그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탄소 발자국 쪽은 조금 달랐습니다. 저희가 비교적 빠르게 이 흐름을 캐치해서 한국 기업들을 많이 도울 수 있었고, 덕분에 굵직한 고객사들과 거래하게 됐습니다.

-삼성전기, LS일렉트릭, 미쓰비시일렉트릭, 삼성SDI,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넥실리스, 엘앤에프, 에스티엠 등 쟁쟁한 기업들이 많네요. 주로 에너지·자동차 쪽에 포커싱이 돼 있는 것 같은데, 그만큼 IoT 디바이스를 달아 글래스돔 프로토콜로 탄소 발자국을 측정하고자 하는 수요가 크다는 뜻이겠죠.

맞습니다. 규제가 다소 늦어지고 있긴 하지만 분명히 다가오고 있고, 특히 원청사들의 압박이 강합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모두 협력사들에게 앞으로 데이터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요구하더라고요. 티어3까지 내려가서 공장 현황, 환경, 인권까지 다 챙기고 있더라고요.

제가 파악한 정보로는 폭스바겐 한 곳에서만 약 8000개 협력사에 이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이런 방식으로 받을 테니 준비하고 연동할 준비를 해달라는 내용이었는데, 이게 폭스바겐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전부 따라갈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탄소 발자국 계산에서 핵심은, 내가 받아오는 원자재가 얼마나 탄소를 배출했느냐입니다. 공급망 데이터가 없으면 원청사는 계산 자체를 못 하거나 평균값으로 계산해야 하는데, 그 평균값이 대개 높게 책정돼 있어 실제 탄소 발자국이 원하는 수치보다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청사 입장에서는 협력사에 계산한 데이터를 달라는 요청에서 시작하고, 이후에는 일정 수준 이하로 맞춰달라는 방향으로 이어질 거라고 저희는 보고 있습니다.

-OEM이 그렇게 요구한다는 건, 준비가 안 되면 거래가 어려워지는 단계까지 왔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협력사 입장에서는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겠네요.

맞습니다. 협력사 입장에서는 이게 그냥 스쳐 지나가는 요청이 아니라 거래 관계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사안입니다. 자동차 OEM에서 요청하는 데이터 공유가 탄소 발자국에서만 끝나지 않을 겁니다. 탄소 발자국을 시작으로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정보 요청으로 이어질 것이고,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도 이미 정해놓고 그 방식으로 들어오라고 요청을 보낸 상태입니다. 그 표준 프로토콜이 카테나-X(Catena-X)인데, 현재 이 프로토콜 참여자 수가 역대급으로 늘고 있습니다. 제가 독일에서 카테나-X 측과 격주로 회의를 하고 있는데, 작년 한 해 등록 고객사 수보다 올해 1~3월에 등록한 수가 이미 훨씬 많다고 합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이 흐름이 좀 더 일찍 왔으면 좋았겠지만, 지금도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순 탄소 배출량 측정에 그치지 않고, 글래스돔이 새로운 매출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솔루션으로 확장될 여지도 크겠군요. 회사를 보면 2019년 창업 이후 누적 투자액이 200억원에 달하고, SK·두나무·엠파트너스·롯데벤처스 등이 참여했는데 현재 시리즈A까지 완료된 거죠?

네, 시리즈A까지 완료돼 있습니다.

-전체 직원은 몇 분이나 됩니까?

현재 35명 정도입니다.

-사무소가 미국, 유럽, 한국에 있는데 개발 인력은 주로 어디에 있나요?

미국에서 시작했지만 한국 시장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어서 운영 인력도 한국이 가장 많습니다. 유럽은 작년 초부터 시작했는데, 규제의 진원지인 만큼 그쪽에서도 입지를 넓혀야 한다는 판단으로 진출했습니다.

-법인장님이 유럽을 개척하고 계시니 부담이 크시겠어요.

네, 독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향후 탄소 배출량 외에 신사업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탄소 이외 영역으로의 확장은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탄소만 해도 커버해야 할 산업과 영역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대신 탄소 영역 안에서 고객사에게 더 많은 가치를 드리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단순 계산에 그치지 않고 탄소를 어떻게 절감할 것인지, 부품을 교체했을 때 탄소 변화를 시뮬레이션하는 기능 등을 솔루션에 녹여내는 작업을 지금 프로덕트팀·엔지니어링팀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AI 기술 발전을 활용해 어떻게 개발할지도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고요. 제조 탄소 영역에서 한 발 더 앞서 나가는 기업이 되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매출 구조를 보면 SaaS 구독형 기반으로 운영하시는 거죠?

저희 매출은 하드웨어 판매와 소프트웨어 구독, 두 가지로 같이 구성돼 있습니다. 공장 데이터를 올리려면 초기 구축 투자가 필요합니다.

-뭔가 어댑터 같은 게 필요하죠.

맞습니다. 현장 PLC나 제조실행시스템(MES)에서 데이터를 끌어오기 위한 초기 구축 비용이 발생하고, 그 이후 소프트웨어는 구독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구축은 일회성 비용이고, 이후 유지·운영은 연간 구독 방식이군요. 고객사마다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겠죠.

저희는 커스터마이징보다는 컨피규레이션(Configuration)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제조 기업에서 쓰는 플랫폼이나 시스템은 대체로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각 기업이 원하는 특정 데이터나 계산 방식을 저희가 설정해드리는 형태입니다.

-크게 차이가 없으니까요.

네, 기업마다 필요한 세부 데이터나 계산 방식을 컨피규레이션해드리는 방식입니다.

-유망한 사업 모델을 가져가고 계시고, OEM 및 유럽 현지 규제 상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계시니 유럽에 계속 계시는 거겠죠. 기회가 되면 화상으로라도 현지 분위기를 종종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오늘 출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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