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생산 TSMC와 유럽 합작법인 ESMC ‘듀얼 팹’으로 운영
‘오픈형 아키텍처’ RISC-V, 車 반도체에서 Arm 대안으로 부각
삼성전자도 RISC-V 기술 선점 추진···차량용 반도체 협업 확대
TSMC가 인피니언, 보쉬, NXP 등 유럽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과 협업해 설립한 유럽 합작법인 ESMC 공장 전경 / 사진=TSMC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선두 기업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가 개방형 중앙처리장치(CPU) 아키텍처인 ‘RISC-V’ 기반의 신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칩을 개발해 이르면 내년 상용화를 추진한다.
신규 칩은 인피니언의 차량용 MCU 브랜드인 오릭스(AURIX) 라인업에 포함되지만, 기존 칩보다 더 미세한 선폭의 12나노 공정으로 제작되며, 대만 TSMC와 TSMC의 유럽 합작법인 ESMC 파운드리 공장(팹)에서 생산된다.
◇인피니언 RISC-V 기반 MCU 2027~2028년 출시···12나노 공정, R램 탑재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2027~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BMW를 비롯해 유럽·중국 등 완성차업체와 RISC-V 기반 MCU 칩 출시를 준비 중이다. 28/40나노 공정으로 제작됐던 기존 MCU 칩과 달리 이번 신제품은 12/28나노 공정이 적용되며, 메모리는 내장형 플래시 메모리 대신 고집적 대용량화에 유리한 R램이 탑재된다.
RISC-V는 CPU를 설계할 때 사용하는 일종의 설계도를 지칭한다. 특정 기업에 의존하며 라이선스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기존 Arm 방식과 달리, 오픈형 아키텍처라서 누구나 무료로 접근할 수 있으며 AI 전용 명령을 추가한다든지, 보안 기능, 초저전력 구조 등 필요한 기능만 골라서 맞춤형 CPU 설계가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이에 중국 기업들과 스타트업에서 적극 채택하고 있으며, 특히 미·중 갈등 심화에 따라 중요성이 급증하는 추세다.
인피니언은 지난해 기준 차량용 MCU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36%로 1위 자리를 유지 중인 기업이다. 전체 차량용 반도체에서도 같은 기간 12.8%의 점유율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 공급되는 인피니언의 MCU 제품 또한 Arm 아키텍처가 기반으로, 회사는 향후 RISC-V 칩으로 Arm 제품을 일부 대체 또는 공존하는 형태로 선두 지위를 이어간단 방침이다.
토마스 뵘 인피니언 오토모티브 마이크로컨트롤러 사업부문 수석 부사장은 이날 서울 잠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차량을 보면 70~110개 정도의 전자제어유닛(ECU)이 들어가고 이것을 연결하는 복잡한 배선이 5km에 걸쳐서 들어가는데, 대형 완성차 업체의 경우 지원해야 하는 각기 다른 성능과 모델들이 너무도 많다”며, “이 때문에 확장성을 중심으로 한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가 빠르게 진전을 거두고 있는 것이며, 중앙 집중화된 컴퓨팅 로드를 통해서 소프트웨어 기능을 잘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뵘 인피니언 오토모티브 마이크로컨트롤러 사업부문 수석 부사장은 이날 서울 잠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이어 “완성차업체들의 좀 더 과감한 장기적인 결정이 필요하며, 우리도 RISC-V 기술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며, “앞으로 10년, 20년을 내다보고 시장에 내놓을 다양한 제품들의 근간이 될 기술에 전략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인피니언은 ADV(AI 정의 차량)까지 생각해 확장성, 아키텍처에 대한 통제력, 개방성 등 세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RISC-V를 자동차 영역으로 확대해 주도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RISC-V 기술 투자↑···車 반도체서도 주도권 싸운 본격화
인피니언은 RISC-V 기반 신규 MCU 칩 생산을 TSMC와 ESMC 듀얼 팹으로 운영한단 계획이다. ESMC는 TSMC가 유럽 차량용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보쉬, NXP와 독일 드레스엔에 설립한 합작 파운드리 공장으로, 인피니언도 여기에 지분을 투자해 2027년 가동을 목표로 28/22나노, 16/12나노 공정 기반의 차량 및 산업용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재홍 인피니언코리아 자동차 반도체 사업부 부문장(부사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와 만나 “(RISC-V 칩은) 기존 제품 대비 선폭을 줄여 28/12나노 공정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은 내장 플래시 메모리를 쓰고 있지만 공정이 작아지면 발열 문제도 있어서 자동차쪽에선 RISK-V로 가면서부터 R램이 맞다고 생각해 변경했다”며, “파운드리도 TSMC 아니면 독일쪽 ESMC로 듀얼 팹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향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RISC-V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주요 기업 간 경쟁이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RISC-V 관련 글로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참여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2023년 리눅스 재단의 RISC-V 기반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RISE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토대로 RISC-V 기반 칩과 마이크로 아키텍처 설계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인피니언의 SDV 차량 지원 아키텍처 구현의 핵심 요소 / 사진=고명훈 기자
대표적으로 반도체 설계 아버지라고 불리는 짐켈러의 텐스토렌트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협력해 RISC-V 기반 AI 칩렛을 개발 중이다. 국내 차량용 팹리스 기업인 보스반도체는 텐스토렌트의 관련 IP를 활용해 지난 2024년 RISC-V 기반 AI 가속기 칩렛 시스템온칩(SoC)인 ‘이글-N’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칩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공정으로 제작된다. 보스반도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이글-N 시제품을 제공해 품질 평가를 완료했으며, 올해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토마스 부사장은 “RISC-V는 2024년부터 생태계 전환과 관련된 작업을 이미 진행했고 지금은 완성차 회사에 운영체제(OS) 확장 지원, 오픈소스 OS 지원, 가상 프로토타입까지 제공해서 고객사가 개발에 착수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단단히 닦아주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BMW는 우리 RISC-V 칩을 최초 활용하는 고객사이고, 이후에도 사례들이 계속 추가되면서 2027~2028년에 훨씬 더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RISC-V는 대대적으로 다양한 기술 산업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하이퍼스케일러, 시스템온칩(SoC), 파운드리 할 것 없이 활발한 동향을 보여주고 있다”며, “인피니언은 유럽, 그리고 자동차 산업에서 구현되는 것을 이끌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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