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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인터뷰] 조인철 의원 “예고 없는 차선 변경, 플랫폼도 이젠 책임 나눠...

◆ 클라우드·CDN 빠진 망 규제…AI시대 트래픽 영향력 반영 못해 조 의원은 이번 문제를 단순히 기술 이슈가 아닌 사업자 간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 봤다. 오늘날 인공지능(AI)과...

[인터뷰] 조인철 의원 “예고 없는 차선 변경, 플랫폼도 이젠 책임 나눠...

네트워크 안정화법 발의…망 안정성 확보 위한 부가통신사업자 사전통지 의무 부과

“글로벌 플랫폼의 트래픽 정책 변경으로 인한 피해가 더 이상 이용자와 국내 사업자에게 전가돼선 안 됩니다.”

유튜브·메타 등 글로벌 플랫폼이 트래픽 경로를 사전 예고 없이 변경하면서 접속 지연과 영상 끊김 등 이용자 불편이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특정 구간에 트래픽이 집중되지만 통신사는 사후 대응에 머물 수밖에 없어 피해가 이용자에게 전가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조인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일명 ‘네트워크 안정화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글로벌 플랫폼의 트래픽 운영이 국내 네트워크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사전 통지 의무를 법제화하겠다는 취지다.

조 의원은 최근 와의 인터뷰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가 사업 효율성을 이유로 트래픽 정책을 변경할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한 혼잡과 품질 저하는 국내 이용자와 통신망이 떠안고 있다”며 “사전 정보 공유 없이 이뤄지는 변화는 구조적으로 이용자 피해를 반복시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 반복되는 트래픽 혼잡…“뒤늦은 대응 구조 고착화”

이번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가 전기통신서비스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경우 트래픽 정책 변경 최소 30일 전에 정부와 통신사업자에 통지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플랫폼의 트래픽 정책 변경으로 인한 장애 사례는 꾸준히 발생해 왔다. 해외 거점에서 유입되던 트래픽 경로가 갑자기 변경되면서 특정 구간에 부하가 집중되고, 이로 인해 영상 재생 지연이나 접속 장애가 발생하는 식이다.

예컨대 2016년 말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와 망 이용대가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접속 경로를 해외 서버로 변경해 국제 회선에 과부하가 발생했고, 국내 이용자들은 접속 지연과 로딩 장애를 겪는 등 인터넷 품질 저하를 경험했다.

특히 조 의원은 개정안에서 트래픽 정책 변경 시 ‘최소 30일 전 사전 통지’ 기준을 명문화했다. 현행법이 사전 통보 의무를 두고 있음에도 시점과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실제 대응에 필요한 시간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조 의원은 “30일이라는 기준은 망 증설이나 라우팅 조정, 장비 점검 등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라며 “일반적인 망 증설은 한 달 내 대응이 가능하지만 해저 케이블과 같은 물리적 인프라는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CDN 빠진 망 규제…AI시대 트래픽 영향력 반영 못해

조 의원은 이번 문제를 단순히 기술 이슈가 아닌 사업자 간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 봤다. 오늘날 인공지능(AI)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트래픽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를 발생시키는 부가통신사업자 역시 일정 부분 책임을 나눌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행 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망 안정성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규제 대상을 ‘이용자 수’ 중심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클라우드·CDN 사업자는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망 영향력은 크지만, 서비스 특성상 이용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규제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실제 트래픽 영향력이 큰 사업자가 제도 밖에 놓이는 ‘규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 의원은 “국내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글로벌 빅테크가 차지하고 있지만 품질 저하나 복구 책임은 통신사와 이용자가 떠안고 있다”며 “클라우드 등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금융·공공 서비스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기존의 사후 대응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 집행력 확보 과제…“국내대리인, 실질 책임 주체로”

조 의원은 이번 개정안으로 ‘예측 가능한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통신사업자는 사전 정보를 기반으로 망을 확충하고 트래픽을 분산하는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지고, 이용자 역시 보다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의원은 “이용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사업자 간 관계가 아니라 서비스가 끊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것”이라며 “AI 확산으로 트래픽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복원력까지 포함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글로벌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집행력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현재 해외 사업자는 국내대리인을 지정하도록 돼 있지만, 일부 기업은 외부 용역업체를 대리인으로 세워 단순 우편·이메일 전달만 수행하는 ‘형식적 대리인’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조 의원은 국내대리인을 단순 연락 창구가 아닌 ‘실질적 책임 주체’로 재설계해야 한다 강조했다. 이용자 정보 제공과 권리구제 협조 의무를 부여하고, 시정명령 수령과 이행까지 담당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이상 한국 법을 따르는 것이 원칙”이라며 “현재는 국내대리인이 단순 전달 창구에 머물러 시정명령이나 조치가 실제로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대리인을 시정명령 수령과 이행까지 책임지는 실질적 주체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해외 플랫폼도 국내 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네트워크 안정화법이 국내 사업자를 겨냥한 규제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래픽 경로나 전송 정책을 바꿔 전체 품질에 영향을 주는 주체는 상당 부분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라며 “그동안 이 영역은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가까웠고 그 공백이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네트워크 안정화법은 통신사에 새로운 의무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망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플랫폼에도 최소한의 사전 통보·설명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라며 “해외 플랫폼도 국내 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책임을 지도록 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조 의원은 “가장 현실적인 지렛대는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계속하려면 한국 법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서비스 인프라와 법인 책임 구조에 직접 연결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규제 당국의 협력과 일관된 정책 집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술 변화까지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쾌적한 디지털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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