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노무사
▲ 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노무사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주가 이야기만 강조되는 사이,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성과 압박과 과로, 정신적 스트레스 속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노무사는 20일 세이프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산업의 이면을 이렇게 설명했다. 산업 성과는 외부에서 소비되지만, 그 성과를 떠받치는 노동의 비용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다.
이 노무사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 반도체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평가 체계가 노동자에게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의 출세 지향적인 위계 구조에서는 고과권자가 사실상 인사 권력을 갖게 된다"며 "잘 보이는 사람에게는 높은 평가를, 눈 밖에 난 사람에게는 낮은 평가를 주는 방식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고과 체계는 단순한 평가를 넘어 노동자 통제 수단으로 기능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사례로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다 2024년 숨진 고 권시범 씨 사례가 언급됐다. 유족과 반올림 측은 그가 직장 내 공개 질책과 괴롭힘, 치료 중에도 낮은 고과를 받는 등 사실상 퇴사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노무사는 "이 문제는 개인 간 갈등이 아니라 평가 시스템과 조직문화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올림은 최근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노동자 사망 사건들이 단순한 개별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고 보고 있다.
고 김치엽 삼성전자 연구원의 사례도 그중 하나로 언급됐다. 유족과 반올림 측은 그가 입사 1년 만에 숨지기 전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겪었고, 병가 및 휴직 요청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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